가마타고 시집왔다

<'2010', 나만의 특종>

검토 완료

이희화(leehh1940)등록 2010.11.09 13:33
                        가마타고 시집왔다.
                                                                                             이희화
하얀 사기요강에 파란 목단 무늬를 그린 요강은 나와 가마 속에서 내려 갈 적엔  올려굴고 올라갈 적엔 내려굴면서 가마 타고 시집을 왔다.
강원도에서 태어나10.살에 충청도로 육이오 피난 가서살았다. 무시무시한 전쟁은 끝이고. 육이오는 잘 넘기고 피난은 했지만. 아버지가 노무자로 가시고 어머니는 엿을 과서 촌 도보장사로 칠남매를 먹이고. 공부 식히고 나는 동생들을 돌보고 살림을 했다. 어머니 날마다 농촌 마을 집집마다 가서 엿을 주고 잡곡을 모아 머리에이고 우리칠남매 배 안 골리고 살렸다. 동생들은 내가 학교 보내고 밤 지어먹이고 빨래하고 살림을 맡아했다. 나도 공부가 하고 십지만. 못하고 서울에서 대학생들이 봉사하는 사랑방에 야학 공부를 하면서 살림을 했다. 

사 년 후 아버지는 제대를 하고. 하루하루 딸이 자랄수록 충청도에다. 출가 식히면 아주 고향에 못 갈지도 모른다고 언제나. 고향 가서 딸은 준다고 하면서 관련한 딸에 혼처만 들어오면 충청도 사람도 실타 경상도 사람도 실타 하루는 전라도 사람인데 살림도 넉넉하고 사람도 착실하다 해도 전라도라서 실타고 하셨다. 그러던 어느 날 큰아버지께서 이북이 고향이고 강원도 와서 낳은 건전한 청년이 아주 착실하다고 편지가 왔다. 아버지 사람도 안보고 형님 맘대로 하라고 하면서. 곰본지 바본지 깡팬지도 모르고  대답을 하였다. 그리고 집을 팔고 살림을 정리 하고 강원도로 이사를 가기로 하고 살림을 정리 했다.

고향은 가보지도 안하고 형님들에게 집을 사고 땅을 사라고 한다. 이때 안가면 고향을 못 간다는 생각에 서둘러서 이사할 준비를 한다. 망 내를  임신해서 해산달에 외갓집을 충청도에다 두고 강원도로 이사를 해야 하는 어머니심정  딸을 시집보낸다고 칠십 넘은 부모님을 두고 떠나는 애절한 아픔을 생각할 적에 하늘도 울고 땅도 울었다. 고향을 찾아가는 아버지야 부모님을 떨어져야하는 모정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식구들을 감싸 안고 고향을 향해 떠났다.  얼마나 가슴이 메고 발이 안 떨러지는 거름 옮기면서 참 운명을 막을 수 없다. 어머니는 한동네에서 어머니 아버지를 날마다 보고 의지해서 살다. 부모님들과 동생들을 모두 떼어 놓고 강원도 아버지 고향만 찾으니 정말 어머니는 또 날마다 부모님들의 건강하기 많을 빌면서 부모형제 같이 살면서 잘못한 것을 후회하면서 지는 해와 늙어가는 부모님을 어찌 이별해야하나 자나 깨나 근심하면서 이별을 했다

강원도 홍천군 동면으로 이사를 했다. 아주 두메산골로 아버지 7형제, 수많은 사촌들 많이 있는 고향으로 이사를 하고 날마다 여러 형님들과 사촌들이 북적거리면서 고향 향기가 물씬 풍기는 동네서 꿈에서도 그리던 고향 동네에서 딸 잔칫날을 잡았다. 시아버지는 양반이라고 아주 오랜 옛날 구풍 혼례를 하자한다. 실랑 집이 뼈대 있는 양반이라고 함진아비를 데리고 가마에다 신랑을 태우고 색싯집 마당에서 초례상 놓고 실랑은 군인이니까 하루 전에 군인차타고 홍천에 와서 자고 아침 일찍 사주팔자 좋은 사람이 관복을 담아 지고 와서 함을 장모가 받고 빨간 겉치마 초록색 겉저고리를 함속에서 꺼내서 치마 말기를 안 달고 동정도 안 달고 왔다. 양반이라는 표시를 멋지게 표현했다. 그리고 내 결혼을 일가친척 있는 강원도에서 옛날 구식으로 막걸리를 큰 독에다 해서 집에선 막걸리 냄새가나고 국수 삶고 이웃 여러 어른들 모시고 동네잔치를 했다. 치마 말기는 아들딸 낳고 남편과 잘사는 팔자 좋은 사람이 달고 웃어른 잘 모시는 사람이 저고리 동정을 달아서 신부를 입히고 원삼입고 족두리 쓰고 연지 찍고 곤지 찍고 긴 수건 얼굴 가리고 나오는데 수군거리면서 연신 큰소리로 웃는다.

나는 사촌이 많고 실랑은 군인과 친구들이 많이 와서 장난이 심했다. 실랑 옷차림은 한복 보라색바지. 연옥색 저고리 빨간 마고자 조기. 사모관대 옛 날 종 3.품 이상의 당상관이 입던 관복은 남색 이고. 머리에 사모를 쓰고 허리에는 관대를 맨 차림인데 신발은 목화를 신고. 손에는 품계를 들어 얼굴을 가리고 초래 청에 들어오는 새실랑 넘어지도록 자리 밑에다. 콩을 넣어서 살짝 잡아당기니 신랑이 조심해서 들어오다 자리를 끌어당길 생각 없이 넘어졌다. 초래 청이 떠나가도록 웃어대고 넘어지는 실랑이 나는 불쌍하고 다치지 않았나하고. 궁금한데 사람들 너무 재미있다고 웃는다. 무슨 일인가 궁금한데 신부가 웃을 수도 없고 긴 수건 들고 밖을 내다보았다. 어머나, 저거 어쩌나 하면서 너무 안됐다. 많은 하객 속에서 쩔쩔매는 모습 너무 속상했다. 눈물이날지경이다.

내가 어서 나가야지 한복에 옷차림에 품계를 들은 실랑 모습은 너무나 황홀해서 내가 봐도 잘생긴 실랑 자꾸 괴롭힌다. 관복을 입고 목화를 신고. 대래 청에 먼저 들어와서 서있다. 그런데 또 웃어댄다. 살그미 내다보니 이번엔 나무에다 고추 말린걸. 끼워서 담배라고 물리니 그냥서서 당하고 물었는데 매우니 쩔쩔매니 천지가 개벽하는 소리로 동면이 무녀지게 웃어댄다. 산골 산천초목이 흔들리도록 웃는데 원주 일군사령부에서 군인이 많이 와서 너무 장난이 심했다.  품계를 들고 얼굴을 가리고 서있는 신랑을 보니 우리 실랑 저렇게 잘생긴 새실 랑도 있었나. 의젓한 모습 자꾸 놀려 힘들게 하는 친구들 어디 두고 보자, 관복 입은 새 실랑이 너무 훌륭하니까 심술이 나서 자꾸 골탕 먹이는 하객들이 너무 미웠다. 나는 수건 속에서 실랑 바라보며 내가 빨리 초래 청에 나가야 했다. 마루에서 토방으로 내려서다가 원삼자락을 마루에서 누가 발 바서 넘어지니 사방이 조용하고 대래 청은 정막이 흘렀다.

홀래. 식은  끝마치고 가마타고 시댁으로 가는 날 가마 속에다 파란 목단 꽃을 그린 하얀 요강에 목화씨를 넣어서 조각 귀 보자기로 싸서 꽃가마 속 왼쪽 구석에다 같이 넣어주었다. 새색시 가마 속에서 볼일 보면 소리가 날 가봐 예쁜 조각 귀 보자기에 싸서 둘이는 한가마속에서 출렁대는 가마를 타고 시집 왔다. 가마 속에서 내려갈 적엔 알로 굴고 올라갈 적엔 위로 굴고 구루면서 요강하고 나하고 가마타고 서로 의지하면서 험한 시골 기우뚱 휘청 거릴 적마다. 이리 저리 구르고 앞으로 쏠리고 뒤로 넘어졌다. 강원도 비탈길을 꽃가마 타고 시집가는 날 너무 힘들다. 정신이 아찔하다. 정신을 차리니 가마가 도랑에 넘어져서 사방에서 들어내고 가마 속으로 물이 조금 들어왔다. 어른들 조심해야지 친구들 재미있는 웃음 귀에는 하하 웃는 소리가 들렸다. 웅성웅성 와글와글 여기저기 고함소리 마구 귀전을 울렸다. 사람들은 와하고 나오는 소리가 났다. 가마에서도 멀미를 하는지 정신이 희미하다. 가마 문을 열면서 양쪽에서 겨드랑이를 당겨 가마 속에서 꺼내어준다. 모두들 나를 향해 눈과 시선은 쏠렸다. 집안은 온통 음식냄새로 막걸리 술 냄새로 뒤섞였다. 누군가 물을 한바가지 떠다주면서 먹으라고 한다. 얼마나 마음이 조이고 휘둘러 댔는지 목이 말았다. 한 모금 죽마섰다. 색시가 목도 말랐나 하면서 항상 조심하라니 또 도랑에 빠졌다면서 한다. 잔칫집 화제는 큰 며느리도 가마가 도랑에 빠진 것이다. 길 둑을 고쳐야지 하고 손을 안본걸 후회한다.

안방에다가 자리를 해야 한다 하더니 솜 요 한 체를 깔고 앉으라한다. 모두 색시 구경한다고 들어와 않는다. 빨간 치마에 파란저고리 족 도리를 쓴 신부를 보기 힘들다고 수군댄다. 옆에선 상에다 음식을 갖다 놓고 서로 먹으라한다. 나도 배가 고프다 음식이 매우 먹음직하다. 누가 대접에다 꿀물을 타 왔다. 누군지 몰라도 어른은 틀림없었다. 아이들이 과일과 떡을 들고 먹는다, 나도 옆으로 보면서 나도 저런데 커서 시집왔나하면서 속으로 음식냄새와 떡이 먹고 싶어서 춤만 꿀꺽 삼켰다. 앞으로 시집살이는 얼마나 힘들까 매운 고추보다 시집살이가 더 맵다고  하니 앞으론 매운 시집살이만 남았다.

큰아버지가 후각으로 오셨다. 후각오신 큰아버지를 위해서 한상 차려 들여왔다. 상객으로 갔다 온 작은 시아버지도 같이 앉아서 약주들을 들으시고 작은 시아버지가 먼 길 가시려면 국수를 들으라고 권한다. 그런데 시아버지가 들어오셨다. 두 사둔은 서로 보고 반갑다고 한다. 혼자 앉아서 나 하나를 두고 이상한 인연이다. 내가 술 한 잔에 험한 산골을 찾아왔다. 큰아버지가 잘 살아라 하면서 떠나가셨다. 큰아버지 대포 한잔에 사랑하는 친구를 충청도 먼 곳에다 두고 강원도 아주 산골 오막살이초가집을 찾아서 시집을 왔다. 해는 저물고 밤이 되고 동네 어른들도 모두가고. 집안 어른들만 남았다. 관복을 입히고 원삼을 잎이고 족 도리를 쓰고. 긴 수건을 걸치고 폐백을 드리기 시작했다. 집안어른들이 많았다. 너무 힘들 은데 옆에서 식히는 대로 절을 했다. 맏동서 둘이서 절을 식혔다. 집안이 많으니 너무 힘들다 모두 힘들고 피곤해서 여기저기서 쓰러져 주무시는 어르신 또 술 취해서 이야기보따리를 푸는 사람 웅성거리고 정리를 한다. 밤이 깊었다.

신방을 꾸며야 한다고 안방을 차지했다. 요를 깔고 이불을 펴고 한쪽에다 술상을 차려다주고 술을 부어서  주고  나는 신랑을 주고  모두 문구멍으로 들여다보면서. 킥킥 킬킬 웃는다. 한 잔술이 취해서 새 실랑이 씩씩거리면서 겉저고리 고름을  풀고. 저고리를 벗긴다. 버선을 벗기고 누군지 야 하면서 외마디 소리를 지른다. 무엇을 신랑을 식었는데 잘못하는 것 갔다. 문 쪽을 보니 문구멍마다 눈이 반짝 반짝 사방을 보니 창호지로 문도 발라서 하얀데 구멍을 뚫고 들여다본다. 갑자기 사방은 캄캄하다. 실랑이 등잔불을 끈다.
그리고 혼자 이불속에 들어가서 이불을 덮는다. 여기저기서 새실 랑이 술 취했나  한참을 앉았다. 무슨 소린가 난다. 이불속에서 어서 들어오라고 한다. 문밖에서 수군거린다. 한쪽에서 자꾸 웃는다. 나도 슬그머니 이불 쪽을 들고 들어간다. 그런데 오라고 잡아당긴다. 겁이 나도 소리를 못 지른다. 사람들이 많이 보고 있다. 방안은 어두운데 문 쪽이 자꾸 눈이 간다. 실랑은 보지 말라고 한다. 눈은 서로 쳐다본다.  이불 호청에 풀을 해서 반질반질 광채가 나도록 두들 겨서 버스럭 거리고 소리가 난다.
그때 커다란 손이 와서 배위를 더듬는다. 악 소리가 날 번하고 참았다. 그런데 문창호지가 여기저기서 쭉쭉 소리가 나면서 눈이 반짝반짝 나는 놀랐다. 누가 마루에 쿵 올라오는 소리가 났다. 어 어 하면서 넘어져 비켜 종이가 죽죽 문이 안방으로 쑥 술상을 때리고 넘어진다. 깜짝 놀라서 한참을 가슴이 두근거린다. 이불속에서 그러지 않아도 겁나고 무서운데 가슴이 두 근 거는데 사방은 조용하다. 문을 세우고 상으로 안 너머 가도록 누가 바쳐 놓았다.
덧붙이는 글 생각해도 창피한 구식결혼 지나간 옛날 이야기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