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청소년들과 함께하는 문화 놀이터로 오세요

십대 청소년, 문화기획자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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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안섭(ivf00mov)등록 2010.09.15 15:28
강북구 청소년 문화마당 '놀이터'가 떴다. 놀이터는 2008년부터 '품 청소년문화공동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강북구 청소년 문화마당 '강북청소년문화놀이터'의 줄임말이다. 모여서 그냥 노는 곳은 아니다. 청소년들의 놀고 싶은 맘과 이루고 싶은 꿈이 터져나오는 곳이다. 참여 청소년들이 함께 공부하고, 스스로 문화기획을 하면서 꿈을 펼치는 곳이다.

청소년 문화, 공간 '품 청소년문화공동체'에서 2010년 상반기에 마련한 놀이터의 터전 ⓒ 임안섭

이 놀이터의 터전을 2010년 상반기에 마련했는데, '공간'이라고 이름 붙였다.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모이고 상상하고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이 없는 현실을 보며 공간 마련을 위해 직접 발로 뛰었다고 한다. 놀이터 청소년이 모금콘서트를 해서 기금 마련을 하고, 공간 작업도 직접 했다. 이렇게 마련한 공간에서 청소년들을 위한 강좌, 주제별 소모임, 십대 강사가 운영하는 문화교실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놀이터 아카데미에 참여한 강북 청소년들

공간도 마련했겠다, 놀이터는 새롭게 본격적인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건 바로 '2010 놀이터 아카데미'다. '마을 사람들에게 공간을 어떻게 알리고 나눌 수 있을까, 앞으로 공간에서 어떤 행복한 일들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 고민하며 시작했다. 이 아카데미는 한 순간에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2008년 재래시장 힘주기 프로젝트와 구청습격작전부터 2009년 우리 동네 풀뿌리단체를 만나는 활동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마을 사람들을 만나며 소통의 희망을 발견해왔다. 그 과정에서 쌓여진 소중한 관계의 힘으로 놀이터 아카데미를 기획할 수 있었다. 2010년 8월 9일(월)부터 8월 14일(토)까지 30명 남짓 청소년들이 장장 일주일간 알찬 여행을 떠났다.

2010 놀이터 아카데미 일정표 '품 청소년문화공동체'에서 진행한 청소년 문화기획 아카데미 '놀이터 아카데미'의 일정표이다. ⓒ 임안섭


초반 3일엔 놀이터 운영위원회 청소년들(언니들)만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놀이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언니들'이 잘 배우고 성장해서 앞으로 놀이터를 같이 만들어갈 친구들을 잘 이끌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프로그램이었다. 문화를 자기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한 열쇠로 이해하자는 내용으로 첫 문을 열었다. 다음에 문화기획에 대한 교육에서는 좋은 철학과 인생관을 가지고 스스로 통제 가능한 자원을 잘 활용하며, 자신이 하고 있는 것부터 일상의 사소한 것까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기획을 강조했다.

문화탐색 교육 놀이터 아카데미 첫째날 교육 풍경 ⓒ 임안섭


청소년들 스스로 해 보는 문화기획

교육에 이어서 놀이터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놀이터와 동네와 공간을 서로 연결할 수 있는 기획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먼저 언니들이 기획작업을 거친 후 동생들에게 배운 것들과 기획한 내용을 나누었다. 그리고나서 팀을 나누어 기획단을 꾸렸다. 총 5개 팀으로 나누어 본격적으로 팀별 작업을 시작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팀별로 함께 머리를 맞대고 기획력을 발휘했다.

직접 해 보는 문화기획 놀이터의 청소년 기획단이 직접 해 보는 문화기획 작업 ⓒ 임안섭

직접 해 보는 문화기획 놀이터 청소년 기획단이 직접 해 보는 문화기획 작업 ⓒ 임안섭

8월 14일(토), 마지막 발표회 날이 왔다. 오전부터 발표문을 수정하고, 연습하고, 공간을 꾸미면서 발표 준비에 열심을 냈다. 오후 4시, 드디어 발표회를 시작했다. 많은 지역 손님들과 놀이터 친구들 앞에서 진지하면서도 유쾌한 발표를 진행했다. '나처럼 해봐요 이렇게'(지역 단체에서 활동하는 분들과 함께하는 댄스팀), '공간 주변 이웃들과 친해지기'(이웃에게 인사하기와 동네 청소하기), '십대 청소년 댄스 기획단', '극단 언니들'(주부와 십대가 함께하는 연극단), '재미난 에코 애니메이션'까지 5개의 발표가 있었다. 또한 '세 개'(품에서 인문학교를 함께했던 세 명의 선배들)의 '재미있는 인문학' 발표까지 더해졌다.

놀이터 아카데피 발표회 놀이터 아카데미 마지막 날 8월 14일에 열린 발표회 ⓒ 임안섭


놀이터 아카데미 발표회 8월 14일에 열린 발표회 ⓒ 임안섭

놀이터 아카데미 발표회 8월 14일에 열린 발표회 ⓒ 임안섭

발표를 한 친구들의 뒷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번 아카데미는 참 특별했던 거 같단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지금까지 회의도 많이 하고 동네 분들과 소통도하고 많은 것을 했는데, 회의는 너무 힘들다. 동네 분들과 소통?! 중요한 거겠지? 이런 생각 만들었어요. 근데 아카데미 때 문화란 무엇인지 기획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배우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직접 기획도 해보고 하면서 느낀 것이 참 많은 것 같아요. 섭샘은 다 알려주셨다고 했지만.. 저는 예전에 이런 자리가 있었다면... 문화를 알고 기획이 무엇인지 예전에 알게 되었다면 지금까지 '동네 분들과 소통? 회의는 힘들다' 이런 생각이 안 들었을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이번에 '동네와 친해지기' 로 기획을 했을 때 별로 힘들지 않고 계속 생각이 넘쳐 나왔다는 거, 예전에 했을 땐 밍기적 밍기적 이거 뭐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안 들었다는 것, 그래서인지 더 완벽하단 느낌이 들었지요.
- 놀이터 기획단 지은이(이OO)의 후기

오랜만에 가슴속 뜨거운 열정을 느꼈다.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생각과 희망을 일깨워주었다.
"나는 하고 싶다"가 아닌 "나는 할 수 있다"
- 놀이터 기획단 지잉(최OO)의 후기

놀이터에서 꿈을 펼치다

놀이터 기획단에 함께하는 청소년들은 어디에서도 겪어보기 힘든 좋은 배움의 과정을 밟고 있다. 청소년 문화와 마을 문화를 스스로 만들어보는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이 친구들의 놀고 싶은 맘과 이루고 싶은 꿈이 터져나오는 공간이 참 소중하게 다가온다. 학교에 다니면서 해 나가는 공부도 중요하겠지만, 실험적인 놀이터 공간에서 공부하고 경험해가는 것들이 꿈 많은 청소년들에게 참 값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동적으로 따라가기만 하는 십대가 아니라, 스스로 키워가는 자기 꿈과 문화를 토대로 아름다운 삶의 길을 찾아가는 아름다운 십대들이 분명하다. 이들을 통해서 청소년들의 미래와 희망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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