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인 예술인가? 거리의 골칫거리인가?

홍대 낙서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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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형(oh0e)등록 2010.09.02 11:44
패션, 거리, 공연, 음식 등 모든 것이 자유롭고 독특한 아우라로 사람들을 반기는 홍대 거리는 걷기만 해도 젊음의 감성이 묻어나는 곳이다. 문화도 색채도 다양한 이곳의 거리에는 벽과 바닥 등 곳곳에 예술과 낙서라는 각기 다른 이름을 가진 젊음의 흔적들(?)이 존재한다.

외국 거리를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마주치는 것이 바로 이런 공공미술이다. 다리나 육교 밑 등의 외진 골목만 가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래피티 용품을 파는 매장들이 즐비해 있기도 하다. 이런 면들을 우리나라와 비교해 볼 때 우리는 아직 이 낙서 문화라 불리는 것들을 적극적으로 수용, 발전시키는 데에는 어려운 현실이다. 대중의 인식이 자유롭지 못한 점도 그렇지만, 정작 큰 문제는 내 집 벽은 안 되고 남의 집 벽의 낙서는 봐줄 수 있다는 인식 자체가 큰 장벽으로 나뉘게 된다.

키스 래링 이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영국의 전위 아티스트 뱅크시(banksy)는 거리의 한 구역을 자기 맘대로 낙서, 그래피티 거리로 지정해 거리 하나를 접수하는 데 성공했다. 처음에 정부는 거리의 낙서를 지우기 바빴지만, 그림이 이슈화되고 낙서를 찾기 위해 도시를 찾는 관광객들도 많아지자 바리케이트까지 쳐가며 그의 그림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하지만 홍대 골목에는 이러한 도전적이고 위트적인 그래피티 외에도 눈쌀을 찌뿌리는 낙서들도 뒤섞여있다.

홍대거리의 무분별한 낙서들 홍대 곳곳을 거닐며 직접 촬영한 사진들이다. ⓒ 권오형


구체적으로 낙서를 지우는데 드는 비용 통계는 없다. 하지만 거리환경질서 수준(사회조사)에 대해 질서를 '지키지 않는다'가 41.0%, '지킨다'가 23.9%로 지키지 않는 분들이 더 많다. <출처 : 통계청> 그렇기에 무작정 거리에 그려진 낙서나 합법적이지 않은 벽화들을 제거하는 데에 우리의 세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홍대 골목을 중심으로 제2의 뱅크시의 낙서라고 불리기는 힘들지만 자신만의 예술을 담은 벽화들과 낙서 예술의 거리가 생겨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벽화의 거리를 일부러라도 찾고,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혹은 이색적인 출사지로서 홍대거리와 함께 사랑을 받고 있다.

홍대거리의 벽화들 홍대 정문을 바라보고 우측으로 조금 내려가면 우측에 공원이 있고, 이 곳을 홍대 공원 또는 홍대 놀이터라고 부른다. 건너편에 보면 별다방 커피숍이 있고, 그 곳 옆길로 들어가면 벽화들이 있는 골목이 있다. ⓒ 권오형


거리의 풍경을 낙서로 개선시킨다는 발상 자체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아직 좀 아쉬운 것은 젊은 세대만의 공감이 아닌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 할 수 있고 모든 거리가 그냥 낙서가 아닌 대중적인 예술로서 받아 들여 졌으면 한다는 점이다. 제대로 된 그래피티 예술로서 표현되어 어디에서든 즐기고 볼 수 있는 예술 공간 홍대의 거리를 더욱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국세청 대학생 기자단 블로그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국세청 대학생 기자단 블로그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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