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 성미산과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법에 호소합니다.

[주장]서울시교육청의 ‘학교시설 시행계획’ 처분 취소와 집행정지 요구하며

검토 완료

생활정치연구소(lifepolitics)등록 2010.08.18 13:32
<서울시교육청의 '학교시설 시행계획' 처분 취소와 집행정지 요구 행정소송> 접수 기자회견문입니다.

17일 서울행정법원앞에서의 서울시교육청 상대 행정소송 기자회견 ⓒ 성미산대책위원회


오늘 우리는 법원에 왔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착한 사람을 우리는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정말 법 없이도 살 것 같았던 우리 '성미산마을' 주민들은 오늘 법에 호소하기 위해서 여기 법원 앞에 왔습니다.

우리는 타인을 괴롭히거나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고자 소송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홍익초등학교, 홍익여자중학교, 홍익여자고등학교가 성미산을 훼손하고 인근 학교 아이들의 통학 안전권 및 교육권을 위협하고, 지역주민과 갈등하고 지역공동체를 파괴하지 않고서도, 자신들의 소중한 학습권을 지킬 수 있도록 평지에 대체부지를 찾아가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여기에 왔습니다.

이번 소송에는 이른바 성미산마을공동체라고 하는 사람들만 참여한 것이 아닙니다. 아침 저녁으로 성미산에 오르면서 성미산의 훼손을 안타깝게 느끼는 주민들, 홍익초등학교, 홍익여자중학교, 홍익여자고등학교 이전부지 근처로 통학하면서 어려움을 겪거나 겪게 될 인근학교 학생들과 부모님들과 이들 학교의 이전으로 교육권을 침해받는 아이들과 부모님들, 성미산에서 자라고 크는 어린이집 아이들과 부모님들, 성미산의 나무와 공기와 새들을 사랑하는 모든 주민들이 함께 했습니다.

우리가 오늘 접수하는 소송은 2010년 5월 20일자로 교육청이 승인한 '학교시설 시행계획', 다시 말해서 성미산에 홍익초중고등학교를 건축하여 이전하게 승인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것과, 지금 당장 처분의 집행을 정지시켜달라는 것입니다.

서울시교육청이 성미산 남사면의 보존가치, 마을주민들에게 성미산이 가지는 의미, 인근학교 학생들의 통학 안전권 위협, 이전 부지와 바로 인접한 성서초등학교 학생들의 학습권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행한 결정을 바로잡아달라고 호소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결정을 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기에,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 성미산의 심각한 갈등상황을 막기 위해 건축승인 허가처분을 집행 정지시켜달라는 것입니다.

이번 소송은 성미산을 지키고, 성미산 인근 아이들의 통학안전권을 지키는 문제이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소송은 우리만의 것이 아닙니다. 성미산 지키기를 지지하고 전국의 서포터즈가 응원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성미산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들, 사유지라는 이유로 마구잡이로 개발될 위기에 있는 동네 뒷산을 지키려는 사람들, 전국에 파헤쳐진 공사장 근처를 통학하면서 안전에 위협을 받는 학생들과 부모님 모두가 우리의 노력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성미산의 나무들이 베어져 나갑니다. 그 사이에 성미산 훼손을 몸으로 막던 주민들은 쓰러지고 겁박당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제 곧 아이들의 방학이 끝납니다. 당장 개학을 하면 우리 아이들은 덤프트럭과 중장비가 드나드는 공사현장 앞을 지나 등하교를 해야 합니다. 하루라도 빨리 서울시와 교육청의 잘못된 결정을 바로 잡고, 홍익학원이 평지에 대체부지를 찾아갈 수 있도록 우리는 이번 행정소송을 접수합니다.

부디 법의 정신을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결과가 빠른 시일 내에 전달되기를 기대합니다.

2010년 8월 17일

성미산생태보존과 생태공원화를 위한 주민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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