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풀

자본주의 사회에 사는 88만원 세대와 그 부모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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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주(ericrow)등록 2010.07.31 11:10
강아지풀

고영주

어쩌자고 콘트리트 틈새에
아무렇게나 생겨나
사느냐 묻지마라

내 어미가 씨앗을 이곳에 뿌리고 싶었겠느냐?
뿌리 붙일 땅도
빨아들일 물도
모자란 이 곳에?

향그런 풀 냄새 가득한
언덕 배기 풀밭에
나도 흐드러져 한 세상 놀다가고 싶다.
내가 안되면
내 새끼라도

조금이라도 높이 자라
먼 곳을 보고
내 새끼 멀리 날아가 싹 트도록
하냥 까치발 들어
멀리 가라고
앞만 보고 자랄가 보다.

콘크리트는 덩이뿌리 돼지 감자냐?
내 새끼 자랄 흙은 다 어디가고,
물기 없는 그 뿌리만 가득하다.
열심히 자란본들 내 새끼 갈 곳이나 있을까?

아니다.
이 놈의 콘크리트 확 부셔버리려면
내 뿌리 단단히 키워 내
한 치라도 흙으로 만들어 내겠다.

없는 흙, 모자란 물
소중히 여겨
굵고 단단한 뿌리 내려
메마른 콘크리트
향기 나는 흙으로 부셔내리라.

덧붙이는 글 한겨레 신문에 송고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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