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닭, 돼지는 괜찮고 개 먹으면 안 되나?

정말 지겨운 보신탕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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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신(keats000)등록 2010.07.15 10:32
동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를 합니다. 그것은 인간이 자연과 동물에 끼친 사악한 행위에 대한 죄를 뒤 늦게나마 사과하는 행위가 되니까요. 자연이 없으면 인간도 없다는 것이고, 그 자연안에 동물도 포함되어 있으니 자연스럽게 동물보호운동으로까지 이어진 것이겠지요.

근데 동물도 차별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나 인간과 가깝게 위치해 있고 눈에 잘 띄느냐에 따라 더 관심을 받고 덜 관심을 받게 되니까요. 정말 동물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나, 동물보호운동을 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샴악어, 설표, 판다, 반달가슴곰이 얼마나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또 원숭이를 먹지 않는 우리들은 원숭이가 식용인지 아닌지 관심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원숭이를 먹지 말자라는 운동도 안 합니다. 그 동물들은 우리와 너무나도 멀리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까이 있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동물이자 친숙한 동물인 개와 고양이에게 관심을 가집니다. 근데 문제는 개와 고양이를 보는 관점의 차이 역시 지역에 따라 다르다는 겁니다.

바로 개를 바라보는 서양과 우리나라의 차이점인데요. 우선 서양은 개를 식용보다는 목적용으로 길렀다고 봅니다. 서양은 멋 옛날 유목 생활을 주로 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길들여진 개는 사나운 짐승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보호자이자, 방목하는 가축들을 함께 돌보는 일꾼이었으며, 사냥시에 자신의 훌륭한 조수이기도 했을 겁니다. 그러니 어느 순간 개를 식용으로 보기 보다는 식구처럼 느꼈을 터입니다. 또 유목생활로 육식을 위주로 했기에 개까지 식용으로 먹을 필요성도 적었을 것입니다. 가난해도 고기는 먹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 입니다. 오히려 채소가 더 귀했지요.

그러나 우리나라는 농경사회였고 고기는 귀한 음식이었습니다. 신분이 높거나 부자만 먹을 수 있는 것이였지요. 가난한 사람이 고기를 먹는 다는 것은 힘든 일이었습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딸렸다는 것이지요. 서양과 반대의 상황인 것입니다. 여기서 개는 서민의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 된 것입니다. 소처럼 농사에 반드시 필요한 것도 아니었고, 계란을 위해 살려둘 필요가 있는 닭도 아니니까요. 심하게 말하면 여름철 비상식량이었던 것입니다. 보릿고개라는 말이 사라진 지 30년도 채 안되는 우리나라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개를 잡아 먹는 것은 흉이 될수도 없고 당연한 일이었을 겁니다.

그렇다고 상황이 바뀌어 먹을 거리가 풍부해진 현재이니 개를 먹으면 안 된다고 말해야 될까요? 전 그렇다고 생각 안 합니다. 오랫동안 내려온던 먹을 것에 대한 습관이 쉽게 고쳐질리도 없거니와, 개를 먹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냥 사람이 닭, 돼지, 소를 먹는 것과 같은 선상에서 보니까요. 또 개를 먹는 사람들도 애완견은 먹지 않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똥개를 먹는 거지요. 즉, 애완용과 식용은 구분해서 먹는다는 것입니다. 개를 드시는 분들이 그런 점에서 야만인이 될 수도 없구요.

국가 이미지 개선과 친구를 잡아먹는 것은 야만적이라는 이유로 보신탕을 금지하자는 주장을 하시는 단체나 개인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건, 왜 개를 먹는 것이 국가 이미지 실추가 아닌 타 문화에 대한 몰이해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또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애완견이 아닌 식용용 개를 먹는다는 것입니다. 그 개가 식용으로 길러지는 닭과, 소와, 돼지와 왜 구분이 되어야 하는지요?

이제 정말 개고기 이야기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한 달에 한 번 고기를 먹을까 말까 하는 저이지만 여름이면 나오는 보신탕 이야기 지겹습니다. 왜, 자신이 먹지 않는다고 여러 이유를 들먹이며 보신탕 먹는 사람들을 비난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보신탕을 동물보호나 가혹행위 이유로 금지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신다면, 그 분 닭, 돼지, 소도 드시면 안 될 뿐더러, 모든 육식에 대한 반대 운동 하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개를 반려동물로 생각하시는 분들과는 달리 닭, 돼지, 소도 인간과 가깝게 지낸 친구같은 동물이고, 특히 소는 개보다 더 헌신적인 동물이니까요. 사랑 달라고 애교떠는 애완견과는 달리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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