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은 의무다

반공의지를 불태우는 정부, 병역의무에는 관대?

검토 완료

김진호(existkiller)등록 2010.06.26 11:51
우리나라는 분단국가다. 고작 미국의 주(州)하나만한 크기에 바다쪽으로는 일본의 침략을, 내륙쪽으로는 중국의 압력에서 우리의 역사는 지속되어 왔다. 동방의 작은 나라. 그러나 동족상잔의 비극을 거친...그것이 우리 대한민국이다.

6.25사변이 발발한지 어언 60년. 이미 전쟁을 치른 사람들은 운명을 달리 했거나, 아니면 노년층이 되어 있고, 이제는 영화나 기획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그날의 참상을 간간히 만날 수 있다.

기자의 나이는 81년생. 정확히 30세이다.

초등학교시절, 6월이 되면 반공포스터그리기 대회, 반공 글짓기 대회가 학교마다 열렸고, 각종 반공 교육이 실시되었다. 여름방학 숙제로도 독후감 쓰기 등으로 반공자료가 활용 되었던 기억이 난다. 어린마음에, 정말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 아니 걱정을 했던 때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DJ정부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은 화해모드로 돌아섰고, 어쩌면 평화적인 통일도 가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천안함 사태를 비롯하여, 대북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훈련소에서 들었던 '주적 북한'.

맞다. 우리나라는 분단 국가이며, 6.25는 종전이 아닌 휴전상태이다. 따라서 언제든 전쟁의 위험에 우리는 노출이 되어 있다 해야 할 것이고, 한시도 방심을 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양국 정상이 만나 회담을 하며 햇볕 정책을 해 나가면서도 군대를 유지해 나가는 것은 물론이고 국방예산에 대한 삭감이나 국방에 대한 안일함은 없었다. 오히려 서해교전과 연평해전을 통해 전쟁에 대한 경각심은 고취되었고, 우리의 피해도 있었지만 잘 막아내어 군대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천안함의 침몰은 북한의 도발로 정부가 주장을 하고는 있으나 확실한 증거 없이 어설픈 증거를 제시하며 세계적으로 웃음거리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며, 만일 정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북한의 도발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국방력에 대한 질타와 점검으로 이어져야 함이 마땅하다.

그동안 올림픽, 아시안게임등에 출전하여 메달을 따는 선수들에게 병역의 혜택이 주어진것은, 가난하고 힘들던 시절,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데 대한 보답의 성격이 강했다. 당시에는 박한 연봉에, 사실 연봉의 개념도 없던 시절, 제대로 먹고 입지도 못하던 한국의 선수가 세계 무대에서 메달을 따 내는 것이 얼마나 위대 했겠는가.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국가적으로도 선수에 대한 지원이 되고 있으며(인기 종목에 국한되어 있다는 것은 지적해야 할 부분이다), 프로리그가 운영되거나 대기업에서 지원을 해 주는 일부 선수들은 억대 연봉에, 잘 나가는 선수들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16강에 진출하더니, 8강, 그리고 4강에까지 오르며 전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계기가 되었다. 단 한차례라도 2002년 월드컵 경기를 통해서 대한민국의 선수들이 못했다거나, 열심히 뛰지 않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선수들은 전반부터 후반까지, 때로는 연장전까지 지친모습이 역력했지만 끝까지 고군분투 하였고, 이에 전 국민은 열광을 했던 것이다.

한번도 개척해 보지 못했던 월드컵 4강. 비록 개최국의 이점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실력으로 이룩한 쾌거였다.

이에, 전국민이 먼저 일어나 병역의무를 해결하지 못한 선수들에게 병역혜택을 주자는 의견이 자발적으로 건의 되었고, 이것이 정부와 국방부의 승인을 얻어 선수들에게는 아주 좋은 선물이 되었다.

4강 진출로 인하여, 선수들이 얻은 명예와 금전적인 보상은 말할 것도 없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원정경기에서 16강에 진출한 것은 분명 역사적으로도,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도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경기 내적으로 보면, 선수들은 2002년의 투지를 잃었다. 박지성, 이청용, 이영표 등 몇몇 선수를 제외하고는 정말 열심히 뛴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실력의 차이에서 오는 어느정도의 차이라면 오히려 이해를 하겠지만, 나의 편협함 때문인지 경기를 보는 내내 이래서 16강에 오른들 뭣하겠냐는 부정적인 생각만 들었다. 2002년, 16강에 올랐을때의 느낌과는 정 반대이다.

이럼에도 조중연 축구협회장은 16강진출의 쾌거를 이유로 선수들의 병역혜택을 건의한다고 했고, 이에 많은 국민들은 2002년과는 달리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방부의 입장이 회유적임은 물론이다.

20살이 갓 넘은 대부분의 남성들은 병역의 의무를 진다.

젊디 젊은 나이에 하고 싶은것, 하고 싶은 일을 중단하고 나라의 부름을 받고 군대라는 의무를 지는 것이다. 현역이든, 공익이든 그 어떤 형태로든 병역의 의무는 그 자체로 신성하고 칭찬받을만한 일이다.

병역의무자들에게 주어지던 몇몇 혜택도 없어지거나 줄어든 것이 현실인 상황. 이에 남자 연예인들이 건강함에도 불구하고 공익근무를 하거나 면제를 받게 되면 대부분의 남성들이 야유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상당히 재미 있는 것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전쟁의 중요함을 모른다고 성토를 하는 그네들의 병역사항을 보면, 제대로 군 의무를 마친 사람이 상당히 적다는 것이다.

총쏘는 모습으로 구설에 올랐던 대통령을 비롯하여, 행불자신고 및 고령으로 면제가 된 안상수 최고의원, 정운찬 국무총리, 강만수 대통령실 경제특별보좌관등 대부분의 요직인사들의 병역 상황을 보면 면제자가 대부분이다.

이는 그 자녀들에게 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니, 반공을 부르짖는 그들에게 국민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요, 병역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람들이 반공을 부르짖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 한 일이다.

병역의 면제 혜택은 건강상의 이유로 군생활을 해내지 못하는 자, 혹은 경제적인 여건으로 인하여 당장의 가족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이유가 아니고서는 쉽게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니다.

선심성, 혹은 보상적인 혜택으로 병역면제를 운운하는 것은, 그만큼 국방에 대한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 될 것이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