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100% = 떡볶이 시식권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는 권리이자 의무

검토 완료

이철규(bagram)등록 2010.05.30 15:55

학교앞 분식집 떡볶이 가족중 1명이상 투표에 참여하고 투표소 참관소감 일기과제를 모두 해결하면 학급 전원에게 학교앞 분식집 '떡볶이 무료시식권'을 주기로 약속했다. ⓒ 이철규


"이번 주제일기 쓰기의 제목는 '투표소를 다녀와서'입니다."
주간학습계획을 소개하면서 6월 2일 투표소 참관과 소감 쓰기를 과제로 제시했다.
그리고 만약 가족 중 한 명이상 투표에 참여하고 일기쓰기를 모두 해결하면 전원에게 학교앞 분식점 무료이용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아이들이 '와'하고 함성을 지르며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투표율이 60%를 넘지 못해 투표권을 가진 10명중 6명도 투표를 하지 않을 것 같다는 뉴스를 소개하자 아이들이 의아해 했다.
왜냐하면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학급 및 전교임원 선거를 교사들이 만든 전자투표 프로그램을 활용해 기권과 무효표가 없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 반 아이들은 '떡볶이 무료시식권'을 얻을 수 있을까?
'100% 투표'는 절대 불가능해 선생님의 지갑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속셈(?)을 모를 것이다.

혹시나 하는 떨리는 마음을 안고 '재량활동'시간을 이용해 컴퓨터실을 찾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지방선거 누리집을 소개하자 아이들이 다시한번 환호성을 지르며 눈이 휘둥그래졌다.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게임기, 문화상품권이 걸린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표참여선언, 투표율 알아맞추기, 투표소 앞 사진이벤트, 1인8표 맞추기, 공짜 통화연결음 등 남녀노소 온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재미있는 행사들이다.

우리 반 똑똑이가 푸짐한 경품을 걸며 투표에 관심을 갖게 하고 투표율을 올리려는 이유를 물었다.
순국선열들의 많은 희생을 치러가며 지켜낸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것이 선거이고 '지방자치'는 진정한 선진국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는 권리이자 의무이다.
권리이기 때문에 투표를 하지 않는 것도 자유이지만 의무이기 때문에 반드시 투표를 해야만 더욱 건강한 민주 사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게 중요한 투표에 왜 어른들은 참여하지 않느냐고 질문이 쏟아진다.
무엇보다 당장 우리 가족들의 생계가 달린 사업이나 일터가 우선인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또 이번처럼 교육감과 교육의원도 함께 선출하여 1인 8표를 행사하다보니 후보자 얼굴조차 몰라 더욱 관심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연결된 중요한 순간이기에 이벤트를 통해 1,2차 투표하는 방법까지 해보고 자랑스럽게 부모님들을 가르칠(?) 것을 부탁했다.
아울러 가정으로 배달된 각 후보들의 선거 공보물을 함께 비교해보며 어떤 공약이 실천 가능하고 우리들에게 정말 필요한 내용인지 알아보는 어려운 숙제도 추가했다.
가족과 함께 투표소에서 사진을 찍어 '투표소 앞 사진 이벤트'에 참여하고 일기로 쓴 소감문은 공모행사에도 응모하여 푸짐한 상품도 받는 것으로 민주주의 교육을 위한 의미있는 시도는 끝을 맺는다.

알림장과 학급홈페이지에도 안내하고 귀찮겠지만 문자메시지로도 알려드리면 우리 반 아이들의 소망이 이루어질까?
아이들의 작은 소망에는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 '목민심서'에서 밝힌 '먹고 싶은 떡볶이' 이상의 소중한 뜻이 담겨있다.
"수령의 직분을 다하려면 덕과 위엄이 있어야 하며 밝은 정치를 펴겠다는 뜻과 잘못된 것을 살펴 헤아릴 줄 아는 눈이 있어야 한다.
수령이 제 할 일을 다 못할 경우 백성이 괴로움을 당하고 길바닥에 쓰러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의 비난이 따를 것이며 조상들이 책망을 할 것이니 그 화가 후손들에게까지 미칠 것이다.
그러니 어찌 쉽게 수령이 되려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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