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세번의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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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철(jsc7349)등록 2010.05.21 14:22

잊지 못할 세번의 선거.

 

아침 출근길에 6월 2일 지방선거를 알리는 프랭카드와 각당의 선거운동원들이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하며 후보자는 명함을 돌리는 모습이 보였다.

 

"아~ 오늘부터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나 보구나"하는 생각을 하며 살아오는 동안에

내가 참여했던 잊지 못할 선거가 떠올라 입가에 엷은 미소가 띄어졌다.

 

선거철이 되면 기억나는 세번의 선거가 있다.

대선,총선,지방선거,보궐선거등 매번 선거에 참여하면서도

세번의 선거는 아마도 내게는 평생 잊지 못할 선거로 기억되리라 생각한다.

 

잊지 못할 첫번째 선거

 

내가 처음 투표를 한것은 1985년 국회의원 선거로 기억된다.

1985년 2월에 실시된 국회의원 선거는 내생의 첫번째 투표로서 나름대로는

상당히 긴장되고 떨리는 마음으로 투표장을 향했다.

 

아버지,어머니와 함께 투표장을 향하며 나는 부모님께 물었다.

"아버지는 누구 찍으실거예요?"

아버지는 굵고 짤막하게 "여당후보 찍어야지"라고 대답하셨다.

당시 교육공무원이신 아버지 입장에서 하실 수 있는 대답이라 생각하며

나는 어머니께도 같은 질문을 드렸다.

어머니는 "OOO 찍을란다"라고 하셔서 나는 그 이유를 어머니께 물었다.

그러자 어머니는 "내가 볼때 그사람이 제일 잘 생겼더라"라고 대답 하셨다.

 

대학생이었던 나로서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대답이었지만 어머니께는

맞는 후보선택 기준일 것도 같아 아무말 하지 않았다.

 

잊지 못할 두번째 선거

 

1987년 대선은 군에서 맞이했다.

부대에서 투표를 해야 했기에 부재자 투표를 하였고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투표가 진행 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부재자가 투표가 있던 날.

대선 후보를 미리 알고 있었지만

투표용지를 들고 기표소에 들어가 투표용지를 펼치는 순간.

갑자기 등줄기 뒤로 느껴지는 싸늘한 기운이 느껴지며 기표용지를 한참 동안

쳐다 보았다.

 

숱한 어려움을 겪으시며 선생님으로 불리우던 후보의 이름 석자를 보며

이분이 건재하셔서 대통령 후보가 되셨구나 하는 생각에 웬지 모를

전율이 느껴졌던 것은 지금도 알 수 없는 수수께기 같다.

 

 

잊지 못할 세번째 선거

 

2002년 모 정당에서 국민경선을 실시했다.

나는 선거인단에 응모를 했고 선거인단으로 뽑혔단 연락을 받았다.

제주,울산을 거쳐 실시된 광주에서의 경선의 열기는 뜨거운 용광로를

보는 듯 했다.

마음 속으로 지지하는 후보를 결정 했지만 다른 후보와의 작은 인연으로

인해 마음속의 후보에게 한표를 주지 못했던 아쉬운 마음은 지금도 나를

아프게 한다.

다행히 마음속의 후보는 경선을 승리하고,강력한 야당후보도 물리치고

대통령이 되셨지만 국민경선때 주지 못했던 한표의 미안함은 그분의 임기내내

나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지금은 비록 고인이 되셨지만 그때의 미안함과 죄송한 마음은 아마도 내가

평생 가져야 할 멍에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학교에서 선거의 4대 원칙을 배웠다.

 

보통선거, 평등선거, 직접선거, 비밀선거.

 

지금껏 매 선거 마다 투표를 해 오면서 내 자신이 이 사회에 큰 공헌을 할 수는

없지만 국가와 국민을 위해 큰일을 할 인물을 뽑으려 나름대로는 고민 해 왔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

 

자신의 삶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그 인물이 그 인물이라는 이유로,

먹고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피해서는 안되는 권리라 생각한다.

 

 

사무실 밖에서는 시의원 후보 홍보 노래가 우렁차게 들려온다.

목이 쉬도록 연설을 해대고 손이 붓도록 악수를 청해대며

허리가 끊어질 정도로 굽신 거리지만 막상 당선이 되고나면

목소리를 깔고 거만하게 손을 내밀며 허리가 뒤로 저쳐질 정도로

위세를 부리는 꼴이 보기 싫다고 피하기 보다는

우리는 나름대로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하다.

 

나의 선택, 우리의 선택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후보를 뽑을 수 있다면

진정 우리가 이땅의 주인이고 대표라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라 생각한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라고 적힌

노무현 전대통령님의 묘역의 글처럼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은 바로 6월 2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의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2010.05.21 14:02 ⓒ 2010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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