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 4대강 반대 목사들 조사"

최헌국 목사 "개신교도 교묘하게 사찰당하고 있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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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박효원(10zzung)박상규(comune)등록 2010.11.27 20:38

김영국 조계종 총무원 불교문화사업단 대외협력위원이 23일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명진 스님이 한 이야기가 사실이며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자리에 배석했다"고 말하고 있다. ⓒ 유성호

개신교 쪽에서도 반정부 인사에 대한 사찰 의혹이 제기됐다.

 

최헌국 평화교회 목사(예수살기 사무국장)는 24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진보적 목사들에 대해서도 교묘하게 사찰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화관광부 등 정부 측 공무원이 일부 목사들에 대해서 "목회자 맞냐"는 식으로 교계 단체 쪽에 물어보면서 신원을 확인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조사 대상에 오른 사람들은 대부분 정부 정책 특히 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목사들이라고 그는 전했다. 최 목사는 "관리대상 리스트가 작성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면서 "제가 '우리만 알고 있을 게 아니라 이런 내용을 외부에 발표하고 대응하자'고 개신교 단체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신교의 경우 종단 차원의 중앙집중적 통제가 어렵기 때문에, 종교인들의 사회활동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그러나 최헌국 목사는 "진보적 목사들이 정부정책을 비판하면 보수 교단에서 맞불을 놓는 식으로 반대활동을 한다"면서 "대통령이 장로이기 때문에 교단 쪽에서 우리를 방해하는 것이고 이것도 일종의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 목사는 "종교 차이를 떠나서 명진 스님에 대한 탄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스님께서 대단한 용기를 내고 밝혔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환경연대의 연태호 조직팀장은 "외압까지는 모르겠지만, 한반도 대운하 저지운동이 활발했던 2008년에는 경찰이나 국정원에서 사무실을 찾아올 때가 종종 있었다"고 전했다. 목회자나 활동가를 직접 협박하는 일은 없었지만, 공안기관이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연 팀장은 "'장로 대통령'의 신앙관으로 전체 교회가 평가받는다, 선입견 때문에 시민들이 '개신교는 다 4대강 사업에 찬성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청와대가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종교계와 대화 의지를 밝힌 것에 대해서도 "'정부는 변하지 않는다'는 기조라면 대화라고 할 수 있냐"며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명진 스님 가만두지 않는다, 불교에선 오래된 이야기"

 

다른 성직자에게도 종교 탄압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었다.

 

종교인들은 봉은사 외압 의혹에 대해서는 "사건의 정확한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면서 논평을 꺼렸지만, 대체로 명진 스님에 대해서는 신뢰를 나타냈다.

 

한 스님은 "정부에서 '명진 스님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를 오래 전부터 흘렸다, 불교 내부에서는 꽤 오래된 이야기"라고 말했다. 신도 수가 많은데다 서울 강남에 위치해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한 봉은사에서 주지 스님이 정권을 비판하는데, 선거를 앞둔 정부가 가만히 두겠냐는 것이다.

 

문정현 신부 역시 "(외압 의혹을 드러내) 명진 스님에게 이익이 될 게 없다, 거짓말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을 "독재정권에서나 볼 수 있는 행태"라고 지적하고 "권력도 조계종도 해선 안 될 짓을 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두 성직자는 지난 2009년 용산에서 만난 바 있다. 문정현 신부는 촛불미사로 매일 현장을 지켰고, 명진 스님은 그해 8월 천일기도를 마친 직후 남일당 분향소를 방문해 1억 원을 전달하며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정권"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문 신부는 "용산 사람들과 나에게 명진 스님이 큰 위로가 됐다, 동지 의식을 느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마음을 쓰던 분이 어떻게 이렇게 당할 수 있냐"면서 "권력에 대한 분노가 앞서고 조계종에 대해서도 의아하기 짝이 없다,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2010.03.24 16:02 ⓒ 2010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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