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연아'와 '원본' 동영상 비교분석 해봤더니

문광부가 빨리 '품격'을 되찾기 바라며

검토 완료

이동수(glgrim)등록 2010.03.19 19:54
1. 들어가며

'회피연아'로 알려진 동영상(성추행 동영상, 성폭행동영상 등의 제목이 아닌 것에 일단 유의할 필요가 있다)은 많은 누리꾼들에게 들불과 같은 마음쏠림을 끌었다. 더불어 그 동영상을 보며 어떤 이는 아무 문제가 없다, 어떤 이는 반갑게 환영하는데 무슨 문제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유인촌 장관의 지나친 몸동작에 기분나쁘다, 성추행 아니냐, 입은 왜 내미냐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살펴본 한도 내에서 전자는 소수파에 속하고 후자는 다수파라는 것이다.

물론 '회피연아'동영상을 올린 이가 이들 중 어떤 반응을 의도하거나 원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분명한 것은 문광부와 유인촌장관은 후자의 반응이 매우 커지자 '회피연아'동영상을 올린 이가 원 동영상을 편집왜곡하여 이를 의도적으로 '성추행' 동영상으로 편집했다고 본 것이다. 더 나아가 이를 '명확한 사실'로 간주하여 원동영상 제작자와 유포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는 것이다. 문광부가 알린 보도자료에 따르면 '사실을 왜곡 조작했고, 의도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를 인터넷에 확산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과연 사실과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 사실은 '원본 동영상'과 '회피연아 동영상'을 비교 해 보고 살펴볼 수가 있다. 그러나 진실은 그때 그 시간 그 자리에 있던 유인촌 장관과 김연아 선수 마음과 '회피연아'동영상을 올린 이 마음 속에 담겨져 있기에 알아내기가 매우 힘들다.

2. 원 동영상과 '회피연아'동영상 비교.

우선 문광부가 보도자료로 알린 두 동영상을 먼저 보시기 바란다.

먼저 이른바 '회피연아' 동영상

회피연아 동영상 문광부가 지난 17일 알린 보도자료에 첨부된 회피연아 동영상 ⓒ 모름


다음은 원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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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피연아 관련 원본 동영상 문광부가 보도자료에 붙여 알린 회피연아 원본 동영상 ⓒ KBS


어떠신가? 어떤 의도적 왜곡이 드러나는가? '차이'가 있는 것과 '왜곡'은 다른 문제다. '회피연아' 동영상은 이미 알려졌다시피 Gif 애니메이션 동영상으로 전체를 올리기 힘들 때, 혹은 주요한 지점들을 강조할 때, 혹은 기타 여러 가지 제약조건들 속에서 원본의 손실을 최소화해서 보여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내가 보기에' 회피연아 동영상은 유인촌장관이 연아를 안으려는 동작들이 분명 눈길을 끈다. 이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보는 이에 따라서 유인촌 장관이 김연아선수에게 크나 큰 반가움으로 환영함을 강조하려는 것일 수도 있고 응큼함을 강조하려는 것일 수도 있고 미처 의도하지 못한 것일 수도 있고 이것도 저것도 아닐 수도 있다.

문제는 누리꾼들 다수가(사실 이 용어도 불명확하긴하다. 다수인지 소수인지는 모든 누리꾼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조사해 봐야 하는데 그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유인촌 장관이 응큼하다고 느낀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느낌과 반응을 하는 마음 밑에는, 내 입장에서 보면, 그동안 유인촌 장관이 보인 욕설행위(국회), 반말행위(한예종), 문화정책(문화예술위 2인 위원장 사태, 영화진흥위원회 어거지 정책(?), KBS와 MBC 방송사 사장 등 인사정책 등등) 들에 대한 감정이 작용했을 것으로 미루어 생각해 볼 수 있다.

3.  두 동영상 주요 포인트 비교분석

자, 이제 두 동영상을 비교해보기로 하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교를 해 보니 무슨 차이가 있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다. '회피연아' 동영상을 보았을 때 느낌과 원 동영상을 보았을 때도 유사한 느낌을 받았다. 더욱이 원 동영상은 '회피연아' 동영상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장면들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또한 유인촌 장관의 행태가 바람직스럽지 못한 것임을 더 드러낼 뿐이다. 그리고 이에 대해 유인촌 장관의 행동에 대한 또다른 비판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교를 위해 본 원 동영상 주요 포인트는 본래는 유장관과 김선수 사이에 일어나는 행동들이었지만 원동영상을 보면서 세 가지로 늘어났다.  첫번째는 당연히 유인촌 장관이 김연아 선수를 환영하는 행동과 김연아 선수가 이에 반응하는 행동이다. 원 동영상에도 유인촌 장관이 지나치게 큰 행동으로 '우리연아'라고 말하며 김연아선수를 두 팔로 두드리며 꽉 잡아안고 앞으로 살짝 다가서다가 마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김연아선수는 고개를 숙이고 꽃다발을 받으면서 차츰 얼굴부터 뒤로 피하며 몸을 슬쩍 물러서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이 장면은 내가 보기에 '회피연아'동영상을 보며 느낀 느낌과 크게 차이가 없다고 보여진다. 둘 사이에 오간 느낌과 교감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김연아 선수가 보인 반응은 한 블로거가 연속으로 찍어 올린 사진들 가운데 하나(이른바 '으르릉' 연아)에서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문광부 동영상을 보며 새로 알게 된 것으로 유인촌 장관이 선수단 단장을 '환영하며' 꽃다발을 건네는 태도와 김연아 선수를 '환영하며' 꽃다발을 건네는 태도가 너무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장관으로서 환영의 크기로 본다면 일개 선수보다도 전체 선수들을 대표하는 선수단 단장에게 더 커야 하는 것 아닌가? 그것이 관련 부처 장관으로 가져야 할 기본태도가 아닐까?

그러나 유인촌 장관은 선수단 단장에게는 꽃다발을 정말 성의없이 건네며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는 김연아 선수에게 건넬 때는 '우리 연아'라고 하며 꽃다발을 건네고 어깨를 잡고 (혹은 두드리고) 다가서며 축하를 하는 모습과 너무 차이가 난다.

국민들 감정처럼 유인촌 장관도 선수단 단장보다 김연아 선수에게 더 많은 호감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부처장관이 공식적인 환영자리에서 선수단 단장에게 보인 '환영'의 크기는 이와 비교했을 때 지나치게 차이가 난다.

세 번째 유인촌 장관의 이런 행동과 비교가 될 만한 것은 그 다음 사람이 김연아 선수에게 꽃다발을 건네주는 모습과 그에 대한 김연아 선수의 반응이다. 유인촌 장관의 행동과 눈에 띄게 달리 그 다음 사람은 다가서되 일정한 거리에서 김연아 선수에게 꽃다발을 전해주고 있고 김연아 선수도 자연스럽게 꽃다발을 받고자 얼굴을 살짝 앞으로 숙이고 있다.  그리고 끝이다. 회피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사람은 김연아 선수를 덜 환영하고 있는 것일까?

이렇게 살펴 봤을 때 유인촌 장관의 이번 행동은 충분히 잘못된 부분이 있고 유인촌장관의 마음이 어떤 지는 모르지만 충분히 그와 달리 보일 수 있다. 이를 누리꾼들이 보이는 반응들이 언짢다고 '훅 가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고소를 하는 것은 정말 어불성설이고 일부 누리꾼들이 보기에는 '적반하장'일 수 있는 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유인촌 장관과 문화부관계자는 입국환영 자리에서 태도에 대해, 그리고 그로인해 일어난 '회피연아' 동영상 반응에 대해 깊이 사과하고 이후로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성명을 내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더불어 이미 저지른 일, 경찰수사의뢰와 고소한 것에 대해서도 즉각 취하하고 사과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그것이 문광부가 그나마 '품격'을 빨리 되찾는 길이다.

4. 마치며 - 이 글의 한계

이 비교분석을 하기 위해 모든 누리꾼들에게 두 동영상 반응을 살펴볼 수 없었다. 따라서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이때 다른 의견이란 문광부입장에 동조하거나 혹은 더 크게 반대하는 것이 될 수 있다.

또, 문광부 원 동영상 직전 장면에 어쩌면 유인촌 장관이 선수단 단장을 크게 환영하여 어깨를 두드려주거나 껴안아주는 장면이 있을 수 있으나 확인하지 않았다.

문화부에 이 뜻을 사전에 전하고 태도에 대해 변화가 있을 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이 기사를 읽게되면 부디 신속하고 적절한 '품격있는' 태도 변화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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