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원 출마자들이 국회의원 탄원서 들고 거리를 누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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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하(bh4444)등록 2010.02.23 10:47
정책보다는 공천을 위한 충성경쟁. 공천이 당선을 보장.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부정하고 싶지만 수도권과 일부지역을 제외하면 이것이 우리나라 정치현실이다. 정책을 개발하고 시민들에게 다가가 자신을 알린다. 이것이 우선이다. 그들도 알고 있다.

기초 시의원 출마자의 양심선언 공천을 얻기 위해 부당한 요구를 들어주는 것보다는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는 길을 택하고 싶었다고... ⓒ 윤병하


시 의원 출마후보자가 양심선언을 했다. 자신의 행동이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고. 민주당 공천신청을 하기 위해 정당사무실에 갔다가 믿을 수 없는 서류를 가져오게 되었다고 한탄했다. 대한민국의 한 지역구 국회의원을 살리기 위한 서류, 탄원서.

전남 순천의 이야기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징역6월 집행유예1년 추징금 5000만원을 선고받은 서갑원 의원(민주당, 순천). 상급법원의 심판을 앞두고 민주당 공천을 얻기 위해 시의원 출마자들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서 의원 구명을 위한 탄원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시기적으로 공천심사를 앞두고 있어서 공천을 받아야 하는 출마후보자들은 다른 후보자들보다 더 많은 서명을 받기 위해 탄원서 서명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익명을 요구하며 불만을 토로.

국회의원의 착각 - 지역주민이 봉인가! 불법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받은 서갑원 의원을 구명하기 위해 민주당 기초의원출마후보자들에게 전달된 탄원서 ⓒ 윤병하


또 다른 시의원 출마자는 자기 지역 국회의원을 선처해 달라는 탄원서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개인적인 비리로 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기초의원출마자들에게 이런 일을 시키냐고 지역주민들이 물어보았을 때는 할 말이 없었다고 애로사항을 전했다.

연향동에 거주하는 박 아무개(42, 남)씨는 서갑원 의원을 구명해 보겠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할 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 국회의원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고 국회의원직 상실에 해당되는 형을 받은 것이 너무나 부끄러웠다고 안타까워했다. 더군다나 기초의원 출마를 위해 공천을 신청한 의원들이 탄원서 서명을 받고 다니는 것 또한 전형적인 구태정치인 줄세우기가 아니겠느냐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순천시당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예비후보등록 이전부터 민주당사무실에 탄원서를 배치해 두었으나 기초의원 출마자들에게 서명해 올 것을 강요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며 서명에 동참한 주민이 일 만 여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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