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 일하면 2만 5천 원이예요. 이게 말이 돼요?”

여전히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

검토 완료

현의영(hey0323)등록 2010.01.12 20:26

 

인구가 많지 않은 지방 소도시에 사는 B양은 얼마 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었다. B양이 처음에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는 편의점 시급이 2500원이라는 말에 깜짝 놀라서 생각도 안하고 있었다. 그러나 당장 돈은 필요했고 일자리는 없었다. 다른 일자리를 찾다 찾다가 할 게 없어서 결국 시급 2500원의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돈이 필요해서 편의점 알바를 구했지만 말도 안 되는 시급에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내겐 너무 잔인한 시급

 

아르바이트 시작하기 전에 면접을 봤다. 면접에서 편의점 사장은 처음에 2500원에서 시작하지만 계속 꾸준히 하면 100원, 200원씩 올려주겠노라고 말했다. 순진한 B양은 사장의 말과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옛말을 믿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런데 B양과 교대로 일을 하는 C군은 그 편의점에서 다섯 달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만 시급 인상은 커녕 마음대로 그만두게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 사실을 안 B양은 첫 달 월급을 받고 난 후 점장에게 이제 시급이 올라가느냐고 물었다. 한 달 된 아르바이트생의 물음에 난감해진 점장은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사장님은 시급 올릴 생각 없어."

B양이 진짜 너무하는 거 아니냐고 점장한테 쏘아대자 점장은 자기 돈에서 시급 200원 올려준다고 했다. B양은 면접 이후 사장을 만나지 못했다. 아니, 만날 수 없었다.

 

B양은 주말만 일을 했다. 하루에 10시간을 일하면 2만 5천 원을 받는다. 주말 내내 일을 하고 받는 돈은 5만원이다. 시급 2500원을 받고 일하는 것도 서러운데 밥도 안준다. B양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느끼는 서러움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매번 돈 계산을 하는데 그 계산이 틀렸을 때 항상 B양이 메워야 했다. 이것까지는 괜찮다. 그런데 만약 돈이 플러스되면 남는 돈은 그냥 두고 가라고 한다. 정말 더러워서 못해먹겠다고, B양은 생각했다.

 

 

대답 없는 본사

 

B양이 일했던 편의점의 본사에 전화로 확인한 결과, 시급 책정은 각 점포 사장의 권한이며 따라서 최저임금이 안 되는 시급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2010년 1월 현재 최저임금법에 의하면 최저 시급은 4110원이다. 또한 3개월 동안 수습기간을 적용할 경우 최저 시급은 최저금액의 90%인 3699원이다.

 

어떻게 시급이 2500원이냐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안타까운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얼마 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그만 둔 B양은 지난 몇 개월을 '더럽다'는 수식어로 정리했다. B양은 편의점에서 한 시간을 일해도 그 돈으로 3700원 하는 카페라떼 한 잔도 마실 수가 없었다.

 

2010.01.12 20:22 ⓒ 2010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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