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바이크의 꿈은 가능한가?

국토해양부, 보금자리주택 사업으로 아름다운 길 사라질 위기

검토 완료

생활정치연구소(lifepolitics)등록 2010.01.12 14:21

부천시 레일바이크 시승행사 ⓒ 김진국

부천 옥길동은 아름다운 곳이다. 서울-부천-인천으로 이어지는 도심을 비껴나서,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만큼 한적한 농촌마을의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예전에는 옥길동에 가려면 부천에서 직접 연결되는 길이 없어서, 서울로 돌아가거나 시흥 계수동 쪽으로 돌아서 가야 했다. 지금은 범박동 국민임대주택단지 공사장 사이로 길이나서 직접 갈 수 있게 되었다.

이 옥길동에 레일바이크가 생겼다. 아직 공개되진 않았지만, 희망근로사업으로 열심히 준비중이다. KG케미칼로 이어지는 폐철도 부지 약 800m 구간이다. 현재 희망근로를 통해 주변정비, 바로 옆 역곡천 하천정비, 안내판과 토피어리 설치 등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가끔 정치인과 고위 공무원들이 오셔서 시승 기념사진을 찍어 보도자료를 내곤 한다.

이 철도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몇 차례 답사를 했다. 원래 이 폐선과 연결된 본선은 경인선 오류역에서 시작된다. 동부제강을 거쳐 금강수목원 아파트 창문 옆을 지나간다. 창문을 열면 손을 잡을 수 있을까? 항동저수지를 지나 부천구간에 들어섰다가, 여기서 KG케미칼 들어가는 지선이 갈라지고, 본선은 계속해서 광명시로 들어섰다가 다시 시흥시로 이어져서 군부대 시설로 연결된다.

철길 시작점인 오류역, 동부제강 뒷편을 돌아, 금강수목원아파트 옆을 지나, 항동저수지(수목원예정지)를 지나, 부천구간에 진입-땡땡이 교회, 그리고 철길이 갈라지며 오른쪽이 KG케미칼 들어가는 폐선-멀리 희망근로 하시는 분들이 작업중이다. 왼쪽은 계속 광명시에서 시흥시로 이어지는 본선구간이다 ⓒ 김진국


현재 최종 목적지인 군부대가 비정기적으로 연중 몇 번 사용하고, 동부제강이 이전하기 전에 이용했다. KG케미칼은 옛 경기화학으로 비료를 생산하는 공장이었는데,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폐선된 부천구간의 일부 KG케미칼 지선구간에 부천시 소사구청이 레일바이크를 만든 것이다.

구로구에서는 이 일대에 수목원 조성계획을 가지고 있다. ⓒ 김진국


한편 구로구는 이 일대에 수목원 조성계획을 갖고 있다. 성공회대 뒷편 항동저수지 일대에 수목원을 조성하고, 오류역에서 수목원까지 2.5km 구간에 레일바이크를 연결할 계획을 수립해 놓고 사업시행준비 중이다.

그래서 한 철도 위에 행정구역 구간별로 별도의 레일바이크가 운행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 같다. 구로구쪽의 레일바이크는 오류역에서 출발하는 관계로, 수목원과 연결되면 접근성도 좋고 연계방문도 가능해질 것이다. 부천의 레일바이크는 우선 '그곳까지 가는 방법'이 매우 불편하다. 실제 운행구간 약 500미터로 타는가 싶으면 내려야 할 것이다.

버려진 폐선구간을 사회적 자원으로 살려내려는 소사구청의 노력은 훌륭하다. 하지만 사정을 보면 이 레일바이크 사업은, 구로구-부천시-광명시-시흥시의 공동사업 혹은 연계사업으로  추진해야 마땅하다. 오류역에서 레일바이크를 타고, 수목원에 내려서 숲을 감상하거나, 좀더 와서 부천 옥길동 일원에 테마파크나 놀이공원을 조성해서 즐거운 시간을 갖거나, 광명시와 시흥시까지 농촌들녁을 레일바이크로 다니거나...

보금자리 주택예정지 ⓒ 김진국


부천화장장 문제로 구로구와는 모든 대화채널이 닫혀있다. 광명시나 시흥시와는 별다른 협력채널도 없어보인다. 싸우는 것보다 협력하는 것이 훨씬 큰 시너지 효과를 낸다.

이 아름다운 옥길동에, 국토해양부는 '보금자리 주택'이라는 이름으로 아파트를 때려 지을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지방자치단체의 기본계획을 무시한 횡포에 가까운 사업이다.

옥길동에 예정되어 있는 국토해양부의 보금자리주택 사업에 대해 주민들의 항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 김진국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