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공부하는데 왜 난 놀러가나

군대 다녀오지 않은 남학생에게는 일단 취업보다 군대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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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mj1534)등록 2009.12.22 11:05

이번에 대학교 1학년을 갓 넘긴 노현우(20)씨의 방학계획은 '놀기'다. 학교 과제 걱정 없이 친구들과 마음 편히 놀거나 기억에 남을 만한 여행 떠나기, 평소에 못한 취미활동을 할 생각이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방학 중에 공부를 하는 것에 비하면 그의 방학은 꽤 한가로운 편이다. 그렇지만 그는 별 걱정이 없다. 몇 달 뒤면 군대를 가기 때문이다.   

 

최근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가 대학생 926명을 대상으로 겨울방학계획에 관해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이들 중 대다수가 겨울방학동안에 취업준비 활동(49.6%)과 취업준비 목적 외의 공부(34.2%)를 하겠다고 밝혀, 대학생들에겐 방학 역시 학기 중과 다름없음을 보여주었다. 취업의 문턱이 높다보니 대학생들은 방학 때도 역시 공부를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아르바이트(9.5%)와 여행, 운동 등 취미활동(6.1%)을 하겠다는 소수의 의견도 있다. 소수의 의견을 따르는 이들은 대부분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남학생들이다.

 

대학생 김민재(20)씨의 방학계획은 다채롭다. 아르바이트, 운동, 여행, 그리고 학원에서 어학수업 1개를 들을 예정이다. 다들 공부를 하기 때문에 학원 수업을 하나 듣기는 하지만 그의 방학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취업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군대를 다녀오지 않아서 그에게는 아직 먼 일 같다. '모든 공부는 군대 갔다 와서'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반면에 같은 나이인 대학생 김민주(20)씨는 주로 공부를 할 생각이다. 그녀는 토익을 포함한 영어공부를 해 볼 생각이다. 요즘 취업이 상당히 어렵다는 소식 때문에 무작정 놀 수만은 없다. 공부를 중점으로 다른 계획도 세워볼 생각이다.

 

같은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을 맞고 있지만 남성과 여성의 계획은 다를 수밖에 없다. 군대를 앞두고 있거나 아직 다녀오지 않은 남학생들에겐 공부는 좀 먼 일이다.

 

이광화(20)씨는 "2년간 군복무를 위해 공부를 손에서 놓다보면 그 전에 한 공부는 하나마나 말짱 도루묵"이라며 "군대 가기 전엔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전역 후에는 열심히 공부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군대를 다녀온 이성호(24)씨는 "군대 가기 전 방학 때는 아르바이트를 주로 하고 자유 시간을 보냈지만, 다녀온 이후에는 방학을 이용해 계절 학기를 많이 듣고 군대에서 못다 한 공부를 많이 한다"고 했다.

 

그와 달리, 그들과 비슷한 나이의 여대생들에게는 방학계획의 중심은 공부다. 대학생 김신혜(21)씨는 "이번 방학 때 자격증공부, 외국어공부, 전공공부를 할 것"이라며 "남는 시간을 이용해 취미활동을 하고 시간이 된다면 아르바이트도 할 생각은 있다"고 말했다.

 

여대생들에게는 대학 입학 다음으로 보통 취업준비가 큰 산이다. 그렇지만 남성들은 여성들과 달리 군대라는 또 다른 산이 있다. 그들에게는 취업준비나 공부도 '군대를 다녀와서 걱정할 일'이다. 또 하나의 시련을 앞두고 있는 그들에게는 다수의 의견인 '취업준비와 공부'보다는 소수의 의견인 '아르바이트와 취미활동'이 더 와 닿을 수밖에 없다. 

2009.12.22 10:17 ⓒ 2009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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