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아 우리 함께해서 더욱 좋았지?"

'어린이 육상왕축제'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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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금옥(salja88)등록 2009.12.15 18:20
나는(허준) 요즘 신나 있다. 평소 달리기를 좋아는 했지만 달리기를 통해서 상까지 받게 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것도 전국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게 된 것이다. 갑자기 이봉주 아저씨도 따라 잡을 것 같은 느낌에 하늘을 붕붕 나는 것 같다.

제 1회 어린이육상왕축제 얘들아 웃어야지, 사진 왼쪽부터 오준서, 윤선영, 김수현, 강승준, 허준어린이 모두 3학년이다. ⓒ 월천초등학교


지난여름 담임선생님께서 2,3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전국 어린이육상왕 축제'가 있는데 거기에 참가해 보자고 하셨다.
"평소에 운동을 좋아하니 우리끼리 운동장에서 달리는 것도 좋겠지만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부담 갖지 말고 즐겁게 해보자"고 하셨다.
사실 그때만 해도 전국대회인데 상까지 받을까 싶었다. 학교 대표로 나(허준), 강승준, 윤선영, 김수현, 오준서, 홍민기 이렇게 모두 3학년 친구 6명이 나가게 되었다. 그 때부터 각자 개인운동을 하면서 대회를 앞두고는 약 한 달 동안 평소보다 20분 정도 일찍 등교해서 아침훈련을 했다.

달리기 달리기 연습, 아이들은 달리기를 즐겼다. ⓒ 월천초등학교


이번 '제1회 어린이육상왕 축제'는 문화관광부와 조선일보가 주최를 한 것인데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즈음하여 '스포츠의 기본인 육상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꿈나무들에게 자신들의 역량발굴에도 도움이 되게 하기 위한 취지'로 열린 것이다. 대상은 전국 초등학교 2ㆍ3학년 어린이들이었다. 지난 9월부터 인천, 대구, 광주, 서울 등 4개권역 예선을 거쳐 12월 6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전국 결선이 있었다.

도봉구 창동에 있는 월천 초등학교(학교장 유원일)에서도 각 담임선생님의 추천을 받은 2. 3학년 친구들이 몇 번의 예선전을 통과해서 최종적으로 6명이 대회에 나가게 되었다.
육상종목은 80m달리기, 50m미니허들, 멀리뛰기, 미니창던지기, 200m혼성릴레이였다.

대회 날에는 날씨가 많이 추웠다. 그래도 경기장이 실내라서 다행이었다. 또 긴장을 해서 그런지 추운 줄도 몰랐다. 여러 부대행사도 열려서 정말 축제 분위기였다.

결선에 앞서 서울지역 예선전은 그날 먼저 했는데, 80미터 달리기에서 나(허준)와 윤선영이 각각 남자 2등과 여자 3등이 되어 결승에 나가게 되었고, 창던지기에는 오준서가 남자 1등 윤선영이 여자 2등을 해서 결승에 나갔고, 200미터혼성릴레이에서는 우리학교가 1등을 했다. 시상대에 오르는데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날 뻔했다. 또 결승인 '왕중왕전'에 나갈 수 있게 되어서 날아갈 것 같았다.

어린이 육상왕축제 허준어린이가 예선전(서울대회)200미터 혼성릴레이에서 받은 상장과 상패, 상품들 ⓒ 월천초등학교


그런데 왕중왕전에 나가서는 난(허준) 80미터 달리기에서 3등을 했고, 오준서는 창던지기에서 2등, 200미터 혼성릴레이에서 우리학교가 3등을 차지했다.

80미터 달리기 왕중왕전때는 3등으로 동시에 3명이 들어오게 되었다. 그래서 초고속카메라로 확인을 하게 되었는데, 판독이 힘들어서 5분 동안이나 보고 또 보고 했다. 그 때 마음이 무지하게 떨렸다. 그렇게 해서 8번 레인의 내가 먼저 들어 왔다고 결정됐다.
비록 1등은 아니나 내가 정말 장하다고 생각 되었다. 힘은 들었지만 상을 타서 힘든 것을 잊어버렸다.

어린이육상왕축제 순서를 기다리며, 오준서가 환하게 웃고 있다. ⓒ 월천초등학교


선영이는 "혼성릴레이에서 4명이 힘을 합쳐 열심히 했기에 비록 3등이라도 보람이 있었어. 왕중왕 전에 나온 것만 해도 기분이 좋은데 3등으로 상까지 받게 되어서 기분이 더 좋아. 대회를 마치고 집에 오면서도 웃음이 나왔어"라고 했고,

수연이는 "난 대회장에서 몸을 풀 때 '카라' 언니들 '허니'춤도 배우고 또 노래와 함께 춤을 섞어가며 스트레칭 한 것도 기억에 남아"했다.

준서는 "경기장에 들어섰을 때 너무 놀랍고 신기했어. 창던지기 예선전에서 1등을 했을 때는 너무 기쁘고 좋더라, 하지만 다른 친구들이 나의 기록을 넘을까봐 불안하고 초조하기도 했어. 결승에서 2등을 하기는 했어도 함께 나간 친구들이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둬서 기쁘고 이번 '육상왕 대회'가 나에게는 큰 보람이었어"라고 말했다.

홍민기는 "기록이 모자라서 내 이름이 불리지 않아 실망했어. 다음에는 끝까지 남아서 친구들을 응원할께..." 특별히 할 일이 없어서 가족들과 집으로 돌아왔지만 마음은 경기장에 남아있었다고 했다.

승준이는 "아침에 일찍 와서 열심히 운동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아. 오늘 이 대회는 나중에까지 기억에 남을 거야. 같이 릴레이를 잘 해준 허준이, 수현이, 선영이가 고맙고, 상은 못탔지만 함께 땀을 흘린 홍민기도 정말 고마워... 우리 모두 달리기 최강이 되자"고 말했다.

어린이육상왕축제 200미터 혼성릴레이 왕중왕전에서 3등을 한 월천초등학교 아이들 ⓒ 월천초등학교


엄마(허준)는 너무 기분이 좋은 나머지 "막상 대회장에 가서 보니 욕심도 나고, 아이들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말 그대로 꿈나무 육상왕이 선발되어 우리나라의 육상발전에 일조를 할 수 있는 큰 대회가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대회장 게시판에 글까지 올리셨다. 기분 좋아하시는 엄마를 보니 내 어깨도 자꾸 올라가는 것 같다.

14일 월요일에 학교에서 조회를 했다. 전교생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교장선생님이 그날 타온 상장을 주시면서 '매우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다. 좋아하는 운동을 가지고 상도 타게 되고 칭찬도 받게 되어 조금 쑥스럽기도 했다. 이제 승준이 말처럼 '우리 모두 달리기 최강이 되자'는 꿈을 갖게 되었다.

우리들은 자란다. 우리들의 꿈도 자란다. 우리들은 미래의 육상 꿈나무들이다.

덧붙이는 글 | '어린이육상왕축제'에 출전했던 '월천초' 아이들이 그날의 감동을 소감문으로 썼고, 그것을 아이의 시각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어린이육상왕축제'에 출전했던 '월천초' 아이들이 그날의 감동을 소감문으로 썼고, 그것을 아이의 시각으로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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