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보다 뛰어난 문자는 세계에 없습니다. 세계의 알파벳입니다.”

한글날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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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maria12)등록 2009.10.09 13:43
"한글보다 뛰어난 문자는 세계에 없습니다. 세계의 알파벳입니다."

미국의 언어학자 로버트 램지 교수가 지난 6일 워싱턴디시 주미 한국대사관 코러스하우스에서 열린 한글날 568돌 기념 특별강연에서 한글 예찬론을 펼쳤다고 한다. 한글은 소리와 글이 서로 체계적으로 연계성을 지닌 과학적 문자라며 한글은 어느 문자에서도 찾을 수 없는 위대한 성취이자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또 그는 "한글은 한국의 높은 문화수준을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하지만 어느 한 나라를 뛰어넘는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세계의 선물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 민족의 최대명절인 추석을 이야기하며 "한글날은 추석보다 더 큰 기념일이 되어야 한다"고까지 역설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찬탄인가. 우리보다 더 우리 것의 의미와 가치를 깊이 있게 잘 알고 사랑하는 램지교수의 말에서 부끄러움과 자부심을 동시에 느꼈다.

지난 8월, '한글 민족 쓰는 민족 들이 되다'는 소식을 들은 순간 깜짝 놀랐다. 인도네시아의 한 소소민족이 자신들의 언어를 표기할 문자를 표기할 문자로 한글을 공식 채택했다는, 지구 다른 곳에서 한글이 재조명받는 소식을 접하면서 놀라운 소식에 하루 종일 마음이 즐거웠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주 부톤섬 바우바우시가 이 지역 토착어인 찌아찌아어를 표기할 문자로 한글을 도입하고 지난 7월 21일 찌아찌아족 밀집지역인 소나올리오 지구의 초등학생 40명에게 한글로 된 찌아찌아어 교과서를 나누어주고 4시간씩 수업을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아, 그 순간의 떨림이라니.

인구 6만민족의 소수민족인 찌아찌아족은 문자가 없어 언어소멸 위기에 처해 있었고, 이에 훈민정음학회가 이들에게 한글채택을 건의해 교과서 제작, 보급에 관한 각서를 체결하고 찌아찌아족의 젊은이 두 사람을 국내로 초청해 교과서를 만들었다고 한다.

비록 소수민족이지만 한글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사라져가는 토착문화유산인 토착어를 한글로 되살릴 수 있어 한글은 물론 세계문화유산을 지켜낸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인도네시아 부톤섬 바우바우시에서 한글과 한국어를 가르치는 현지인 교사는 한국인 동료교사가 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는 "나 혼자서 이곳에 있는 많은 학교에서 한글을 가르치는 것은 무리이고 내 한국어 실력도 아직 부족하다"고 했다. 이에 훈민정음학회에서 한국어교사를 파견한다고 한다.

제14회 세계한국어웅변대회에서 "사랑해요~ 한글"이란 제목으로 외국인최우수상을 수상한 인도네시아 내셔널 대학의 눌리아 마기타씨는 "한국인들이 한국말에 대해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한글 알리기에 더 힘써야 합니다. 저는 한글을 배울수록 뿌듯합니다."라고 소상소감을 밝혔다. 그녀는 교수님께서 "한글이 표음문자라 배우기 쉽고 한나절이면 배울 수 있다고 해 '아침 글'이라고 한다"며 한글을 배울 때 놀라움도 설명했다.

오늘은 세종대왕님께서 글을 모르는 나라백성을 불쌍히 여기사 훈민정음을 창제하신 한글날이다. 우리의 씨말, 씨글인 훈민정음은 1443년 12월 세종대왕이 공포했다. 이어 1446년 9월에 훈민정음의 원리와 사용법을 책으로 만들었다. 이 날이 양력으로 10월 9일 오늘날의 한글날이다.

그러나 너무 오랫동안 한글날 하면 그 깊은 의미보다는 그저 하루 쉬는 날로 정착해버린 우리들에게 정부는 쉬지 않는 법정공휴일로 바꾸어버렸다. 이는 한글날의 진정한 의미를 상실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싶어 아쉽기 그지없다. 우리가 이렇게 한글을 홀대하는 사이 유네스코는 1997년 훈민정음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모국어로서 인류가 길이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이라는 것이다.

소중한 것들이 사라져가고 있다. 가장 친자연적인 삶을 살아가는 소수민족들이 사라져가는 것을 보는 것도 몹시 안타깝다. 우리의 언어도 확산되는 청소년들의 인터넷 문화로 외계어란 용어가 침투되어 한글이 파괴되고 있다. 이제 한글의 우수성을 지켜가야 할 주세대인 그들이 이렇게 되는 것은 소중한 문화유산을 잃어버릴 것 같아 두렵기까지 하다.

한국은 작은 나라이나 인적 에너지가 풍부해 경쟁력이 있는 나라이다. 그것을 담아내는 그릇인 한글의 세계 수출, 한글강국으로 부상하는 우리 한글을 세계 각국에 널리 보급해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 일은 국가적 브랜드를 살리는 한편, 우리는 물론 후손들에게 우리 민족의 긍지감을 고취시키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어느 언어학자는 앞으로 1000년 아니 수천 년 지난 후에는 한글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질지 모른다고 경계하고 있다. 우리의 한글이 언제 사라질지 생각하면 참으로 걱정스런 일이다. 자기 것을 모르고 남의 것만을 추종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고 슬픈 일이다. 그러다가 종국에는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지금 일각에서 다시 일고 있는 한글날을 쉬는 법정공휴일로 제정하자는 제언이 결코 무리가 아니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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