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수호천사가 될 수 있어요

마니또 게임을 마치고

검토 완료

김현숙(maria12)등록 2009.10.05 20:16
친구들과 싸우지 않고 서로를 위해줄 수 있는 마음을 길러주기 위해 시작했던 마니또 게임을 마치고 나서 그동안의 느낌들을 적어보게 했다. 학교에 오면 마니또에 대한 기대로 가슴 설레면서 모두가 좋아하는 표정들이 눈에 보였다. 교실 분위기까지 좋아지게 만들어주었던 이 게임이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다가왔는지 궁금해서였다. 생각보다 좋은 점들을 많이 보여주어 고마웠다. 내가 누군가의 수호천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또 나에게 수호천사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아이들의 생각과 마니또에게 쓴 편지들을 읽으면서 참 많이 행복했다.

윤인아
마니또 게임을 하고 나니 내가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과 그 기회가 나에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내 마니또에게 정성어린 선물을 2개나 주었다. 그것도 2일간의 시간을 투자해. 하지만 내 마니또는 일주일이 끝나도록 선물하나, 편지 하나 주지 않았다. 처음엔 곧 주겠지. 하고 생각하였지만 그리고 마니또 게임이 끝나는 오늘 내 마니또는 뭐가 그리 바쁜지 편지 하나 써주지 못한 채 종합장 하나와 지우개가 달린 새 연필 두 자루, 그리고 메모지를 주었다.

처음에는 혹시라도 선물을 기대하며 사물함을 자주 여닫아보곤 했다. 그런데 바로 오늘 내 책상 위에서 멋진 선물을 발견하다니....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그 선물은 돈 몇 푼이면 금방 살 수 있다. 하지만 내 마니또가 나를 위해 선물을 사주기 위해 돈을 쥐고 얼마나 신중하게 생각하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내 마니또는 민혁이. 우리 반에서 제일 공부 잘하는 아이가 내 마니또가 되어주어서 정말 기뻤다. 나는 오늘 마니또 뽑기 시간에 이렇게 썼다. '나의 마니또가 되는 동안 아프지 말고 나쁜 일이 없기를' 마니또 게임을 하는 동안 누군가 나 몰래 나를 지켜주고 있다는 일에 매일 하루가 지날 때마다 행복하였다.
(인아는 자기 마니또인 성현이에게 곱고 정성스런 편지를 써서 감동을 주었다. 마니또를 하면서 느낀 점도 잘 써서 이 게임을 하는 보람을 느끼게 해주었던 아이다.)

편성부
마니또 놀이가 끝났다. 오늘 누가 누구의 마니또인가 밝히는 날. 서로 좋아하고 궁금한 것도 풀렸다. 자기 마니또인지 모르고 때리거나 욕하거나 놀리면 너무 미안하다. 그러니까 항상 조심해야 한다. 마니또 놀이를 마치고 배운 점이 많다.

첫째 남녀 차별하지 않기. 둘째 사람 때리지 않기. 셋째 친구를 위하는 마음 생기기 등이 있다. 하지만 선물을 원하는 사람은 자격이 없다. 마니또 놀이를 하는 이유는 친구를 소중히 여기고 남녀 차별하지 않으려고 하는 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정확한 사실은 모른다. 친구를 때리고 욕하고 놀리면 이런 재미있는 놀이를 할 자격이 없고 나중에 벌을 받아야 한다. 마니또 놀이는 배울 점이 많고 재미있다.
(나도 아이들과 함께 이 게임에 함께 참여했는데 성부는 내 마니또였다. 게임을 하는 동안 성부를 계속 지켜보았는데 신기하게도 날이 갈수록 예뻐졌다. 내가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바라보아서인지, 아니면 마니또의 사랑을 받으면서 스스로 행복해서인지 알 수 없지만 갈수록 알아볼 정도로 예뻐졌다. 그건 내게도 참 좋은 추억이었다.)

동하의 마니또 예지의 편지
1-넌 나의 반쪽이얌! 힘내
2- 동하야, 안녕!
    오늘은 두 번째로 쓰는 날이네? 동하야? 네가 항상 웃으면 내 마음도 활짝 보여.
    그러니 매일 매일 스마일~~~너의 마니또가.
3- 안녕, 동하야.
   나는 너의 마니또야. 동하야 네가 나의 이름을 알고 있지는 않겠지? 하여튼 항상 파~란     하늘을 보며 힘내!   
4- 동하야! 하늘을 봐봐.
5- 안녕! 동하야. 내가 너의 소원을 이룰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이루어줄게.
    동하야. 너는 나를 위해 매일매일 웃음을 잃지 말아 줘.
6- 동하야! 웃어봐.
7- 동하야. 넌 나를 이렇게 만드는 힘이 있어. 바로 웃게 하는 힘 말야.
8- 넌 천사야.
9- 난 너의 마니또가 되었어. 내가 널 항상 즐겁게 만들어주마.
10- 동하야, 힘내. 내가 너를 위해 힘낼게. 여~기~ 좀~봐~
11- 천사 같은 너의 마음씨는 누굴 닮았을까?
12- 내가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이상 넌 항상 신나는 하루 하루가 될 수 있게 해줄게.
13- 힘내라. 웃어라 동하! 장동하!
14- 동하야! 안녕! 나는 너의 마니또야. 그런데 오늘이 마지막이구나. 난 더 오래 하고
    싶었는데.......하여튼 고마웠어. 매일매일 웃어주어서.
(예지는 마니또인 동하에게 정성스럽게 학을 접어서 주었다. 그리고 편지에도 친구를 위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2주일 동안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편지를 써주어 무척 고마웠다.)
    
장동하
그동안 내 마니또한테 고맙고 처음 이 종이에 썼던 것처럼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고.
나는 내 마니또에게 선물밖에 못 줬는데 덕분에 좋은 걸 배웠어.
또 마니또를 그 친구에게 잘해주고 선물도 사주고 편지도 매일 매일 쓰고.
시간이 남을 진 모르겠지만 시간이 날 때 같이 놀아주고
친구가 위험하거나 난처해졌을 때 도와주고.
그 친구가 매를 맞아 울거나 아무튼 울 때 위로해주고
친구가 무거운 짐을 들 때 같이 들어주고
친구가 무엇을 잃어버렸을 때 같이 찾아주고
친구가 연필이나 지우개가 없을 때 빌려줄래.
내 마니또 예지야! 고맙다. 네가 걸리면 이처럼 잘해줄게.

승지야 안녕!
나는 네 마니또야.
선물을 못 줘서 미안해. 그 대신 이 편지를 쓰는 거야.
이게 선물이라고 해줘. 알겠지?
선물을 못 줘서 진짜 미안해. 앞으로는 잘해줄게.
힘내라. 어둠을 뚫고 나가자. 나는 네 뒤에 있어. 아자아자 파이팅.

마니또가 꽥꽥.
(이름이 없어 누군지 모르겠다. 그는 승지에게 힘내라고, 어둠을 뚫고 나가자고, 네 뒤에 내가 있다고 든든한 마니또 역할을 해주었다. 친구를 격려해주는 마음까지 나타나 기대했던 이상의 효과였다.)

승지야 안녕!
또 편지를 쓰게 되는구나.
그리고 선물은 다음에 줄게
그때는 그냥 쓴 거야. 그래도 이것은 정말 마음이 담긴 편지야.
알겠지? 그럼 이만. 바2바2

김승지
마니또를 지난 번 화요일에 뽑았다.
난 마니또가 돼서 한 사람에게 편지를 쓰고 기도를 하였다.
난 저번 주 토요일날 그 한사람이 하늘에서 축복받은 날에
선물을 사서 집에 가서 생일 파티를 하였다.

그리고 내 마니또에게 편지 한 장이라도 기다렸다. 하지만 오지 않았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오늘 책을 가지러 사물함을 열었는데 편지가 들어있었다.
나는 기쁜 나머지 아이들에게 말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누리는 받지 못했다고 말했는데
자기 마니또를 밝힐 때 지갑과 편지를 선물로 받았다.
오늘도 마니또를 뽑지만 이번보다 더 많이 잘해주고 편지를 정성껏 쓰겠다.

나의 마니또에게 안녕!
나는 너의 수호천사야. 미안해.
목도리를 사줄려고 했는데...아침 이 말을 꼭 해야지.
너는 참 마음이 고와. 자세도 바르고 아니까 이쁜 천사 같애.
선물대신 편지를 썼어. 그리고 너는 수업시간에 조용히 있고 해서 더 이쁜 천사 ^ ^

박누리
마니또 게임을 하고 나니 친구들이 싸우지 않고 친하게 지내고
마니또를 하니 우리반이 좋아졌다.
마니또 게임이 좋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싸우지 않고 정다운 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혜지의 마니또 소영이의 편지
혜지야! 안녕! 나는 너의 수호천사야.
처음에는 다른 아이가 걸리면 어떻하나 이렇게도 생각했었는데 다행이다.
네가 여자라서. 오해하지 마. 나는 남자야. 여자 아니야.
혜지야! 너는 학용품만 가지고 싶었니? 다른 거는 가지고 싶지 않았어?
갖고 싶은 게 있으면 친구들이 다 들리게 큰 소리로 말해.
알겠지? 안 그러면 죽어!!! 그리고 이 학용품 잘 써.
나는 너의 수호천사니까 힘들 때 도와줄게. 

너의 수호천사가.

혜지야!
나는 너의 마니또야. 어제 그 선물은 잘 받았니?  잘 받았길 바래.

혜지야! 나는 너를 늘 가까이서 지켜줄게.
너의 마니또인 000가.

(막내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소영이는 할아버지와 사는 혜지에게 큰 선물을 안겨줘 나를 울린 아이다. 사랑을 충만하게 받아본 사람이 남에게 사랑을 줄 수 있음을 소영이는 보여주었다. 아마도 혜지는 이런 선물 받아보지 못했을 것 같아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런 소영이의 마음이 정말 고맙고 예뻤다. 마니또 게임은 이렇게 친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고 싶어 시작했던 이유이다. 혜지는 아버지가 멀리 계셔서 할아버지와 사는 아이다. 막내로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 구김성이 없는 소영이는 사랑받는 사람이 사랑을 베풀어줄 수 있음을 보여주었던 속 깊은 아이다.)

이혜지
내가 마니또 역할을 하려고 하면 너무 힘들었습니다.
나는 마니또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 불안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잘못하다가 들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나한데 좋은 추억인 것 같습니다.
다음에 마니또 역할을 할 때는 이보다 더 열심히 하고 그 사람에게 잘해주겠습니다.
만약 내가 잘못해주었으면 그 친구에게 먼저 사과를 하겠습니다.
이번에도 남자이면 저번보다 더 열심히 도와주겠습니다.
이번 마니또를 하면서 남자애들도 좋아지고
친한 친구가 아닌 사람도 좋아졌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깨달은 것은 바로 우정이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우리 반 아이들한테 잘해주고 싶습니다.
마니또가 아니지만......
이번 마니또를 하면서 친구가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손성현의 마니또 인아의 편지
힘내. 울지 마. 넌 할 수 있어. 용기를 잃지 마.
꽃보다 아름다운 네 마음. 즐거운 하루 보내.
해처럼 밝게 웃어.

나는 너의 색깔 있는 그림자야. 너는 내가 구원해줄게.
길가의 꽃들보다 더 예쁘게 웃어. 내가 라면이면 넌 계란이야.
난 너의 만능 사람이야. 언제 어디서나 웃으세요.
너는 나의 작은 섬 같은 안식처야. 난 너의 날개 없는 수호천사야.
희망은 네게 있어. 넌 촛불이야. 꺼지지 않도록 내가 문을 닫아줄게.
콩 하나가 있어도 너랑 나눠먹을 거야. 너는 나를 맞이했기에 특별한 아이야.
항상 행복해. 네가 없는 나는 바퀴 없는 롤러스케이트야.
네가 부르면 바람처럼 달려갈게. 씽~씽
네가 없는 나는 팥 없는 호빵이야. 너의 행복은 나에게 있어.
힘내. 내가 있잖아. 언제나 너의 행복을 기도할게.
네가 나를 알아준다면 나는 누구보다도 행복한 아이야.
언제나 너만을 바라볼게. 네가 아프면 내가 슬퍼.
너에게 행복을 주신 님께 감사하자. 수리수리 마수리 영원히 행복해라.
너의 눈에서 눈물이 나오면 마음이 아파. 너만이 나에게 힘을 줄 수 있어.
나보다 더 좋은 행복이 있길 바래.
(인아의 마니또인 성현이는 욕심도 많고 잘 우는 아이다. 그런 친구를 관심있게 지켜보면서 인아는 정성스런 편지를 써주어 성현이를 행복하게 해주었다. 성현이는 그 마음을 '기분이 좋아서 날아갈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손성현
마니또 놀이를 하고 나서 인아에게 고마웠고,
내가 서환이의 마니또여서 쪽지 하나밖에 못 주었지만
정말 고마웠다고 서환이가 그랬다.
아무튼 마니또 놀이를 하니까 기분이 좋아 날아갈 것 같았다.

서환이에게
서환아! 안녕!
난 너의 수호천사야. 선물은 별로 접어주려고 했는데 못 접겠어.
요즘 날씨가 많이 추워. 그러니까 감기 조심하고 따뜻하게 옷 입고 다녀.
그럼 안녕!
(성현이가 쓴 편지다. 짧은 편지지만 친구가 감기 들까 봐 염려해주는 마음이 고왔다. 꼭 긴 편지가 아니어도 짧은 편지속에 누군가를 사랑하고 염려하는 마음을 담을 줄 아는 훈련이 되었던 것 같다.)

김서환
이 편지를 쓴 마니또가 좋다.
왜냐하면 비록 선물은 안 주었지만 편지를 정성껏 써주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나의 마니또가 생긴다면 내 가족처럼 열심히 편지도 써주고
잘해주면서 싸우지 않고 친하게 지내고 잘 도와주겠다.
선서. 그리고 나의 마니또에겐 이름을 함부로 밝히지도 않고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눈치 채게 하지도 않겠다.
요즘엔 왕따도 친구들이랑 친해지고 있다.
계속 이렇게 우리 반이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서환이는 부모님이 안계서서 삼촌과 사는 아이다. 얼마나 산만한지 늘 수업분위기를 깨트려 나를 힘들게 했다. 그런데 이 게임을 하면서 많이 달라졌다.)

최예지
화요일 마니또 게임을 하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월요일날 게임을 그만하였다.
그래서 많이 아쉬웠다. 마니또 게임을 하고 나서 친구가 원하는 말이 무엇인지,
그 친구의 장점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열심히 그 친구를 살펴보며
그 친구와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래서 친구와 우정을 더욱 더 크게 만들 수 있으니
이 게임이 좋다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이 게임을 하고 나니 내 친구가 자랑스럽게 여겨진다.
또 내가 다른 마니또를 뽑게 되어서 그 친구가 매일매일 기쁘게 해줄 때
나의 마니또가 나한테 대해준 것을 더 크게 베풀어 그 친구에게 주어야겠다.
그리고 마니또 게임을 하고 있을 때 친구들이 자신의 마니또를 알고 싶어
친구에게 물어보는데 다음에 할 때는 자신의 마니또를 나중에 알게 될 거니까
알려고 들지 말았으면 좋겠다.
나에게 마니또 게임은 친구의 힘든 점,
친구가 날 위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알 수 있게 하는 그런 즐거운 놀이였다.
(예지의 마니또는 편지 한 장 써주지 않아 무척 섭섭했을 것이다. 그러나 서운해하지 않고 자기의 마니또를 위해 온 정성을 다했던 고맙고 사랑스런 아이다. 처음 시작할 때 마니또가 나에게 어떻게 해주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마니또에게 어떻게 해주는가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래도 아이들이라 무언가 받고 싶었을텐데 없으면 섭섭했을 것이다.) )

누군가를 위해 내가 무엇인가를 해줄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기쁨을 안겨준다. 어리다고 무조건 사랑과 보호를 받는 것이 아니라, 어려서부터 남을 아끼고 사랑해줄 줄 아는 훈련은 필요하다고 본다. 단순히 싸움질하는 아이들 때문에 시작했던 게임이 남을 사랑할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아이들로 자라나는 것을 지켜보면서 훗날 아이들의 가슴에 행복하고 좋은 추억으로 남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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