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세워야 할 교사의 권위

- 여교사 성희롱 사건은 학생만의 잘못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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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갑(kkim40)등록 2009.09.15 16:59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혁명 덕분에 전 세계인이 작은 모니터를 통해 서로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누구나 자신이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릴 수 있고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 정보교류의 혁명이 때론 인륜지대사를 그르치게 하는 못된 수단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요 얼마 전에 벌어진 고등학생들의 여교사 희롱 동영상으로 세상이 시끌벅적하다. 처음 그 소식을 접했을 때는 참담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도대체 어쩌자고 이런 지경까지 왔는지 절로 한숨도 나왔다. 그러나 그 동영상의 내용을 알고는 분노와 더불어 실망이 절로 피어나왔다.

그리고 여교사 성희롱이라는 타이틀과 땅에 떨어진 교사의 권위 따위의 헤드라인 제목들을 보면서 의문점도 들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든 여론이 아이들의 행위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과연 아이들만의 잘못일까? 그 교사나 학교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걸까?

먼저 동영상의 내용을 살펴보자. 남학생 하나가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는 여교사의 어깨를 두르며 누나, 사귀자라는 상식 이하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 여교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교실 안의 다른 곳으로 갔다고 한다. 학생들이 '한 번 더, 한 번 더'를 외치는 동안에 그 여교사는 인상을 찌푸릴 뿐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동영상을 가리키며 찍지 마라는 포즈를 취했을 뿐이라고 한다. 그렇게 그 반의 불상사는 여교사의 무책임한 대응과 반 아이들의 암묵적인 묵계에 의해 백주대낮에 벌어지게 되었다. 그 여교사는 교무실에 가서 그 어떠한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문제가 된 것은 그 불량학생들의 소아병적인 영웅심리였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여교사를 건드렸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고 싶어서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통해 동영상을 올렸고, 그 것을 본 네티즌들이 공분을 했을 뿐이다. 급기야 지상파 언론과 신문에 보도가 되면서 이 사건은 일파만파로 전국에 알려지게 되었다. 아이들은 징계를 받았고, 해당 교육청은 재발 방지를 위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조금 있으면 이 사건은 하나의 해프닝으로 그칠 것이다. 잘 잊어먹기를 좋아하는 이 땅의 국민들에게 으레 일어난 하나의 사건으로 그칠 것이다. 참 어이가 없는 일이다.

자, 이 시점에서 한 번 생각해보자. 분명 그 학생들의 행위는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장난이든 진심이든 선생님을 성적으로 농락하는 행위를 인터넷이라는 공간에 퍼트린 것은 누가 봐도 처벌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그 동영상을 객관적으로 분석한 바에 의하면 학생들의 행위는 성희롱으로 단정 지을 만한 것은 못되었다고 한다. 비율로 따지자면 장난이 70%정도이고, 30%는 희롱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과대포장된 측면이 있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었다.

나는 다른 것은 차지하더라도 도대체 그 여교사는 왜 아무런 교육적 행위를 하지 않았는지가 궁금했다. 정상적인 교사라면 비디오 기계를 뺏어야 했다. 만일 자신의 힘만으로 되지 않는다면 교무실로 달려가서 생활지도 교사들에게 말해 비디오 기계를 빼앗고 그 자리에서 학생들을 엄중 문책해야 했다. 그런데 그 여교사는 아무런 교육적 행동도 하지 않았다. 왜 그럴까? 하도 그런 일이 많아서 만성이 된 것일까? 아니면 안정적 직업인 교사의 신분이라서 문제 일으키면 월급쟁이 교직 생활에 피해가 올까봐 회피한 걸까?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나는 이 시점에서 감히 말하고 싶다. 교사의 권위는 스스로 세우는 것이지 누가 세워준다고 해서 정립되는 것이 아니다. 만일 그 여교사가 교육자적인 엄정한 자세를 제대로 유지했다면 그런 비디오가 인터넷에 유포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으레 그러니 하면서 학생들의 과도한 행위를 모른척한 그 여교사에게도 분명 책임이 있다. 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신분에 취해 시간만 때우다 퇴근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태도였다면 그건 스스로 교사의 권위를 저버린 행위에 다름 아니다. 

학생들은 영악하리만치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다. 어느 교사가 실력이 있으며, 어느 교사가 진심으로 교육자적인 마음을 갖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선생님으로서의 품위와 능력, 인격을 갖춘 사람에게는 순종하게 되어 있다. 이건 상대방이 여자이든 남자이든 성별에 관계없는 일이다. 시쳇말로 실력도 없고 인격도 없으면서 학생을 무시하려 드는 교사를 학생들이 곱게 봐줄 리는 절대 없다. 그건 학부모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히, 조금 미안한 말이긴 하지만 여교사의 경우엔 옷차림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한창 성적으로 민감한 아이들 앞에서 행여라도 민망한 옷차림을 한다면 엉뚱한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특히 여름철에 속옷이 도드라져 보이는 옷이나 미니스커트 따위를 입는 행위는 스스로 교사의 권위를 저버리는 못난 짓이다. 아무리 덥더라도, 아무리 개방적인 사회라도, 한창 성적인 호기심에 물든 남학생 앞에서 최대한 몸가짐을 단정히 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학교 당국도 여교사들의 옷차림에 대해 권고하고 지도해야 한다. 또한 아이들의 성적인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로 주의를 줘야 한다. 부끄럽다고 어물쩡 넘어가지 말고, 단호하고도 신속하게 주위 동료들에게 알려 아이들을 올바로 교육시켜야 하는 것이 바로 선생님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비디오 사건은 아이들과 그 여교사, 학교 당국 모두의 잘못임에 틀림없다. 과연 문제의 시발점이 어디에 있는지 한 번 잘 따져보아야 한다. 신성한 학교에서 그런 어처구니없는 행위가 빈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 참, 씁쓸하다. 

덧붙이는 글 유포터에도 송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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