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대신 경극을 품고 온 서극

‘제 3회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 개막작 ‘태풍’

검토 완료

박철성(qpalzmabcd)등록 2009.09.07 14:16
영화대신 경극을 품고 온 서극
여자보다 더 아름다운 남자였던 장국영이 '패왕별희'라는 영화로 중국의 경극을 전 세계에 알리더니 장국영이 가고 난 지금 '칠검', '황비용', '서극의 칼', '영웅본색3', '신용문객잔' 등을 만들면서 홍콩영화의 르느와르를 몰고 온 서극(徐克, Tsui Hark)감독이 그 바통을 이어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대만 당대전기극장의 음악극 '태풍'(The Tempest)에 경극을 가미해 한국으로 날아왔다.

지난 3일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의 '제 3회 세계 국립극장 페스티벌' 개막작 '태풍' 프레스콜에서부터 폐막한 6일(일요일)까지 셰익스피어의 희극 '템페스트'를 총연출한 서극(徐克, Tsui Hark)감독에 대해 단독 밀착취재를 하였다.

서극(徐克, Tsui Hark)감독은 "우싱 꾸오(吳興國, Wu Hsing-kuo)가 갑자기 세익스피어 작품을 경극으로 해보자고 제안을 해 왔다. 세익스피어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 전에 영화 '청사' 등 많은 작품을 함께 해오면서 그의 예술적인 감각에 감탄했었다. 그리고 평소에 자신이 무척 존경하고 좋아하는 배우였기에 함께 공연을 하는 것도 인생에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여 작품제작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프레스콜에서 밝혔다. 이어 "영화 외에는 다른 걸 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무대연출은 또 다른 장르라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 영화는 비교적 자유롭고 공간제한이 없는 반면 무대는 제한적이지만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대단하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영화와는 다른 장르라 어려운 점도 있다. 하지만 무대에 영화의 요소를 가미하여 새로운 방식의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이야기가 주는 환상은 무대와 영화 두 장르의 공통점이다. 희극적 요소를 넣으면서 관객의 환상을 자극하는 그러한 것들을 재연하고자 노력했다. 무대연출은 처음이지만 새로운 도전이고, 좀 더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또한 이번 연출하면서 무대에 대한 이해도 넓어졌으며, 연극이라는 새로운 장르에 대한 느낌을 돌이켜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자신감에 찬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과연 경극이라 부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것"이라면서 "경극의 방식을 이용해 중국 5000년 역사 동안 내려온 인간의 모순, 사랑, 희로애락 등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하였다.

서극(徐克, Tsui Hark)감독은 "의상은 정확히 당나라 시대, 한나라 시대, 명나라 시대 등으로 규정할 수가 없다. 과거의 여러 가지를 혼합했다."면서 '고전의 재발견'이라는 콘셉트에 대해 "고전은 시간에 한정돼 있기보다는 시간을 초월하는 작품을 일컫는 것"이다 며 "인간의 감정이나 세계관 등은 과거나 현재나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오늘날 처해있는 다양한 상황들을 과거에서라면 어떻게 바라볼 수수 있을지에 중점을 두고 만들었다. 극중의 프로스페로, 애리얼, 칼리반의 연기는 각각 경극, 곤극, 원주민민속음악 등 다양한 요소들을 차용하여 풍부한 음악적 소재들로 대만의 다원화된 문화를 상징하였다.

이 작품의 역사적 배경이 동서양의 교류가 많아지면서 정치적 혼란을 겪던 시절이다. 동서양의 구분이 사라지고 항해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원주민과 외지인들의 세력다툼이 시작된다. 인간의 욕망과 함께 인생의 한 자락을 잘 보여주고 있다. 비록 분쟁이 잦지만 결과적으로 인간의 선과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이상적인 인간의 방향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하였다.
1984년도 영화 '상하이 브루스'를 보고 경극에 관심을 갖게 된 서극(徐克, Tsui Hark)감독은 "그때부터 몇몇 경극 배우들과 이어온 인연으로 연극 형식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밝히며. 그는 "영화와 경극의 형식적 차이는 당연히 크다. 경극은 노래와 음악으로 이루어진다. 경극의 관점에서 서구 문명에 뿌리를 둔 원작에 경극이라는 형식의 무대 언어를 연결시킬 것"이라고 소견을 피력하면서 "한국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영화감독이기 때문에 특히 한국 영화의 역량을 살펴보고 있는데 차차 한국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갔으면 좋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서극(徐克, Tsui Hark)감독은 4일(금요일) 첫 개막공연 2막을 마치기 10여분을 남겨 놓고 무대장치위에서 의상이 걸려 떨어지는 불의의 사고를 당한 '태풍'의 주연이자 가장 존경하는 절친한 우싱 꾸오(吳興國, Wu Hsing-kuo)를 위해 그날 출국하기로 한 일정을 취소하고 밤이 새도록 옆에서 우싱 꾸오(吳興國, Wu Hsing-kuo)를 간호하였다. 그리고 다음날 사고 난 무대장치를 제거하고 다시 우싱 꾸오(吳興國, Wu Hsing-kuo)를 위한 무대와 연출을 하면서 모든 개인의 일정도 취소하였다. 결국 프레스콜 다음날 4일 오전에 출국할 예정이었던
서극(徐克, Tsui Hark)감독은 6일(일요일) 모든 공연이 끝날 때까지 우싱 꾸오(吳興國, Wu Hsing-kuo)와 대만전기극장 단원들과 함께하였다.

덧붙이는 글 아시아일보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