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한인 이민 이야기

2. 이민, 그 새로운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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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 김(melb stella)등록 2009.09.03 14:37
영국으로 이민을 가서 많은 고생을 하며 피나게 공부를 한 인도 사람이 있었다.열심히 공부 한 덕분에 좋은 학교를 나왔고 정부의 중요한 직책에 앉게 되며, 아름다운 부인을 얻어 결혼도 하고, 아이들도 낳았다. 어느 날, 열심히 일 한 댓가로 이 일가족은 여행을 떠났다. 숙소에 짐을 풀고 근처 바닷가로 산책을 나갔다. 먹고 있던 비스킷을 손에 든 채로 모래사장을 뛰던 아이가 살짝 넘어질 뻔 하면서 비스킷을 떨어뜨렸다. 아이가 다시 주우려고 하자 엄마는 질색을 하며 더러우니 버리라고 나무라면서 새 비스킷을 꺼내 주었다. 그것을 바라보고 있던 아빠는, 그 비스킷 하나도 눈물 머금고 참아야 했던 자신의 초창기 이민생활을 떠올렸다. 지금, 아이가 떨어뜨린 비스킷은 그저 모래만 살짝 묻었을 뿐인데... 아빠는 아내에게 '눈물 담긴 빵'을 먹어야 했던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아내는, "그러니까...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이민을 온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이 이런 것을 먹지 못하게 하는 바로 이런 일들이 이민 온 보람 아니냐?"고 반문했다. 아빠는.. 그 말이 맞다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왜 그런지 가슴 한 구석이 싸 하게 아프고 허전해지는 것을 숨길 수가 없었다.

이민...
물론 호주에 이민 와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은 '배고픔'을 면하기 위해 온 것은 아니었다.
'보다 나은 삶' 그런 것도 이유가 되고 '아이들이 과외에 치이지 않고 맘 편하게 뛰어 놀며 적당히 공부하게 만들기 위해'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목적이 무엇이든, 이유가 어디 있었든 살다보면, 큰 의미가 없어진다.
사람 사는 곳 어디든 똑같고, 살아가는 모습들은 별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뿐이다.
이민 오길 훨씬 잘했다고 이야기를 하는 속에는 진심도 있지만 어쩌면 스스로에 대한 세뇌도 다분히 담겨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살아야 하니까...어차피 이민이라는 걸 결정하고 와서 살고 있으니 이곳이 훨씬 낫다고 생각해야 편안해지니까. 또 사실 여러가지 '살 맛 나는 일'도 많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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