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과 함께] 무대, 비밀을 밝히다!

8월 16일 연극 <39계단> 백스테이지투어 동행취재

검토 완료

김경태(blacklabel)등록 2009.08.20 14:35
'저 무대 뒤는 어떻게 생겼을까? 무엇으로 채워져 있을까?'

객석에 앉아 무대를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이와 같은 호기심을 가진 관객들이 많은지, 이들을 위한 이벤트가 여러 작품들에서 하나, 둘 씩 등장하고 있다. 일명 '백 스테이지 투어(BackStageTour)'다.

지난 16일 광화문 세종M씨어터에서 있었던 연극 <39계단(~8.30, 에이콤제작, 마리아에이큰 연출,임영조 협력연출)>의 백 스테이지 투어를 관객들과 함께 동행해봤다.

어둠 속에서도 빠르게 움직이는 비밀, 적외선 카메라와 발광 테이프

공연이 시작되면 극장 내부는 조명이 꺼져 어둠에 휩싸인다. 그리고 잠시후 텅빈 무대는 어느새 멋진 공간으로 변해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 배우와 스태프들은 어떻게 그렇게 빨리 움직이는 걸까? 비밀은 적외선 카메라와 발광 테이프에 있었다.

무대 끝 쪽 구석에는 여러 개의 적외선 카메라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고, 모니터에는 무대 곳 곳의 모습들이 녹색 빛으로 보인다. 헤드셋 형태의 무전기를 착용한 스태프가 그 자리를 지키고 앉아, 공연 중 무대 전반을 컨트롤 하는 것이다. 발광테이프는 매 공연 모든 소품들이 한 자리를 지키도록 도와준다. 무대 위에 올라 무대 바닥을 내려다보면 수 백개의 테이프들이 각 소품들의 자리를 표시하고 있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어둠 속에서 빛을 내는 이 테이프를 보고, 매 공연 빠른 시간 내 같은 자리에 소품을 놓아 둘 수 있는 것이다. 무대 양 쪽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소품 테이블도 빠른 세팅의 또 하나의 비법이다.

빠른 세팅을 돕는 소품 테이블 . ⓒ acom


3초 만에 쳐지는 커튼, 자동 일까? 수동 일까?

<39계단>의 경우, 영화를 무대 위로 옮기다보니 여러 공간의 변화를 소품과 대도구들을 이용해 표현한다. 이 외에도 공간의 변화를 보여주는 장치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커튼이다. 공연 중 커튼이 뒷 공간을 가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3초!  넓은 무대를 가리기엔 좀 짧아 보이는 시간이라 당연스레 버튼 하나 탁 눌러서 자동으로 치는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커튼을 치는 건 버튼이 아닌 무대 양 옆의 스태프들이다. 커튼과 연결된 밧줄을 당기면서 커튼을 무대 중앙으로 밀어 단 3초만에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백스테이지투어에 참여한 몇 명의 관객들이 커튼 치기를 시도해봤으나, 두꺼운 밧줄을 힘껏 당기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3초는 커녕 30초도 힘들 것 같았다.

무대보다 넓은 무대 뒷 공간 . ⓒ acom


무대 보다 넓은 무대 뒷 공간?

여러 관객 들은 무대 보다 넓은 무대 뒷 공간을 보고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무대 뒤엔 배우들이 지나다니는 좁은 통로만 있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무대 뒤엔 현재 공연 중인 작품에서 사용하지 않는 조명들과 나무 판자들이 가득 자리 잡고 있었다. 좀 더 뒤로 들어가면 분장실이 위치해있는데, 주말이라 배우들이 다음 공연을 준비해야해서, 아쉽게도 발길을 돌려야 했다.

객석에선 볼 수 없는 무대 보다 더 흥미로운 무대 뒷 공간 여행, 백 스테이지 투어!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되는 이벤트이지만, 관객들에겐 긴 추억으로 남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백 스테이지 투어를 마치고 . ⓒ acom


연극 <39계단>의 백 스테이지 투어는 오는 23일 일요일 낮 2시 공연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추첨을 통해 10명의 관객들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덧붙이는 글 공연 관련 문의 02) 2250-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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