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법, 왜 정치권에 집중하나

기업에도 그 책임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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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신(keats000)등록 2009.07.02 20:54
   요즘 비정규직법으로 혼란스럽다. 여야 모두 서로가 서로를 비난하기 바쁘며 시원한 해결책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근데 왜 정치권이 서로 다투어야하는지 정치나 경제에 무식한 나로서는 이해가되지 않는다.

  우선 비정규직법을 만들었을 때 정치권에서 비정규직을 2년 고용하면 정규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합의하에 법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면 그렇게 하면 되는 거지 이제와서 왜 기간 유예를 두니 마니 싸우는 것인가?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니 이대로라면 대량 실업사태가 촉발될거라는 것은 말은 정말 변명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2년동안 정치권은 순진하게 2년 후 기업이 모든 비정규직을 순수히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있었던 것이고, 2년이 다 된 지금 그렇지 않을꺼 같으니 지금 난리를 피운다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정치권은 2년동안 여든 야든 직무유기 죄를 저질른 것이다. 희망을 가지고 살아갔던 비정규직에게 커다란 상처를 입히는 정신적 배상의 책임도 있을 수 있는 죄 말이다. 적어도 2년동안 기업에서 어떻게 2년 후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같은 거라도 묻고 따져왔어야하는 것은 아닌가?

또 기업도 2년 후 법이 시행되면 자르면 된다는 안이한, 몰상식한, 비 도덕적인 생각을 지녔다는 것이 현재 그대로 드러나고 말았다. 일부 기업이 노력은 하고 있지만 많은 기업은 자르고 다시 구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는 2년의 시간을 주면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꿀 대책을 마련하라는 의미의 비정규직법의 취지를 무시하고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나라 기업이 얼마나 노동자를 안이하고 일용품처럼 취급하고 있는지 그대로 드러난다.

  이런 일은 왜 일어났는지 무식한 내가 추측하면 이렇다. 정치권은 기업의 눈치를 보고 있으며, 기업은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라는 잡히지 않는 실체를 가지고 서로 힘없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장난하듯 놀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들만의, 언제라도 바뀔 수 있는 규칙아닌 규칙을 만들어가면서 말이다.

  난 비정규직법을 유예하는 것에 찬성하지 않는다. 결국 그 유예기간이 얼마든 기 기간이 끝날 무렵 오늘날과 같은 사태가 또 벌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정말 유예기간을 두고 일단 해고를 막자고 한다면, 그 유예기간 동안 기업을 우러러보며 순진하게 정규직으로 전환해 줄 것을 바라보고만 있지 말고, 정치권은 그 기간동안 기업을 여러 장치로 압박을 하여야만 한다. 정치권과 기업의 사슬은 그러면 자연스럽게 또 끊어지고 더 투명하고 밝은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비정규직이란 말이 사라지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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