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소주한잔하러 갑시다

마차의 두얼굴

검토 완료

이재근(imzzapssae)등록 2009.06.26 10:01
오늘 노점상분들의 집회에 다녀왔습니다.

그젯밤 용역깡패400명과 포크레인을 동원해 마차를 싸그리 철거해 갔다지요.

어디연락도 못하게 60이 넘은 어머님들의 사지를 늘어잡아놓고 마차를 끌고가기도 귀찮고 그사이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모일까 두려워

포크레인으로 개아작을 냈다고 합디다.

참 가슴이 미어집니다.

그저 자식들 학교 보내고 먹고 살기위한 생계형 노점이었을 뿐입니다.

삶의 마지막수단으로 삼은 노점이었을뿐입니다.

디자인 거리라는 저들만의 화장칠을 한다고 살고자 나선 사람들을 저리도 짓밟아야만 하는 것인지.

세상에 대한 분노가 끓습니다. 디자인 거리를 거니는 치렁거리는 악세사리 번쩍이는 명품구두가

마차에서 하루의 시름을 더는 서민들의 소주한잔의 숨소리와 땀냄새 발내음보다 더 중할테지요..

자주가던 옥순이모가 마차가 부서진것보다 마음의 상처가 더 크다는 말씀을 하셨을때 가슴이 미어져 더는 아무말도 못하겠덥디다.

새내기 시절부터 10년을 지켜본 그분들은 안주보단 써비스가 많고, 한잔술에 인생을 가르쳐주시던 교수보다 교수같은 참스승이었습니다.

이런 개같은 오늘 명박이는 서민들을 위로하겠다며 마차에서 뻥튀기고 오뎅이고 먹고 다녔답디다.

내 마차였다면 오뎅에 쥐약을 넣었을텐데..

한손엔 칼을 들고 다른 한손으로 악수하는 저 쥐새끼의 비열한 미소가 잊혀지질 않아 잠이오질 않습니다.

한쪽에선 겨우 일곱대의 마차를 짓밟기 위해 용역비로 4천만원을 써제끼고

400명을 동원해 생존에 대한 실오락 같은 희망마저 짓밟으며

다른한쪽에선 '서민의 삶'을 지껄이며 위선을 일삼는 저 인간을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최고의 쥐약은 촛불이라했던가요...

상심하셨을 우리 어머님들에게 차마 못다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지 않습니까. 마지막 발악이라 여기고

상처와 아픔을 딛고 조금만 참으면

아니 조금만 더 싸우면, 우리 다같이 살만한 세상 오리라고 믿습니다.

이제 마차없이 그자리에서 깔개를 깔고 장사를 하시는 어머님들을 뒤로하고 왔습니다.

저도 내일은 형들이랑 같이 마차가 아닌 '진짜 노점'에서 하늘보며 쏘주한 잔 하러 갈 생각입니다.

마포역 1번 출구에서 한전쪽으로 오시면 보이는 하늘이 열린 포차에서 금요일 저녁 다같이

더 나은 내일을 향한 희망의 쏘주나 한잔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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