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제작소’에서 무르익는 가족사랑

여성부지원으로 영글어 가는 꿈 제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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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kjk4131)등록 2009.06.25 14:54
'꿈 제작소'에서 무르익는 가족사랑
여성부지원으로 영글어 가는 꿈 제작소.

"꼭 생일 선물을 받은 것 같아요"
지난  6월 21일 안양시청에서 열린 가족화합을 위한 '꿈 제작소'에서 만난 아이들의 밝은 얼굴이, 날로 푸르러가는 신록처럼 하루를 싱그럽게 한다.

안양시 관내 사회복지관 (부흥. 비산. 율목)이 공동으로 주관한, 참여 대상은 기초생활 수급권자와 차상위계층 초등학생들과 그 가족이다.

신나는 아이들과 부모교육

4층 '꿈 제작소'에 보호자의 손을 잡고 아이들이 삼삼오오 들어온다. 아이들은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께 새집 다오. 가위 바위 보... "진 사람이 이 긴사람 뒤에 서며, 자연스레 동화 속 분위기 속에 빠져든다.

그 사이에 2층에서는 성균관대학교 김숙희 교수의 '가족대화기법' 교육이 진행되었다.
"남자는 직선적인 단순회로의 뇌구조라면, 여자는 꼬불꼬불 복잡회로 같아요. 흔히 어머니들은 내가 무슨 슈퍼우먼이냐고 하는데, 슈퍼우먼이면 얼마나 좋겠어요."

서로 다른 뇌구조를 가진 부부가 성공적으로 가정을 꾸리며, 자녀 교육의 키를 쥔 어머니역할에 보호자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메모까지 한다.  아이들과 합류하는 시간까지 몇몇 보호자들은 자녀문제를 강사와 상담하는 진지함을 보였다.

교육 후 4층으로 올라온 보호자와 아이들은 다과회장에서 재회했다. 몇 년 만인 듯 서로 부둥켜 앉는 모습은 이산가족상봉을 보는 듯 했다.

어머니 입에 과자를 넣어 주는 딸, 손자의 목덜미 땀을 닦아주며, 떡이 얹힐세라 주스까지 챙겨 주는 할머니의 혈육사랑은 끈끈하다.

가족과 함께한 꿈 제작

가족과 함께 입성한 어두컴컴한 동굴 같은 '꿈 제작소'는 금방 괴물이 튀어 나올 듯 으스스하다. 대형 스크린 뒤에는 커다란 거미줄과 등대만이 번쩍인다.

그 때 '쿰꽝쿰꽝' 음향과 함께 어둠의 마왕으로부터 꿈을 지켜 달라는 꾸미의 영상메시지가 들려온다.

"노를 저어라 태풍이다! 해적이 나타났다! 상어가 나타났다! 여러분 바다에 몸을 맡겨 주세요."

숨 가쁘게 들려오는 메시지에 가족들은 금방 하나 되어 노를 저으며, 해적이 나타나면 몸을 숨기고 꿈 섬을 찾아가는 험난한 항해를 시작했다.

꿈 섬에서 "우리 엄마의 엄마 이름은 누구일까요? 우리 아이가 제일 잘하는 요리는?" 가족알기 문제를 놓고 서로 의논하는 답변은 있을 수 없다.

틀려서 벌점으로 일자 눈썹을 붙인 아빠의 모습은 영락없는 순악질여사다. 바라만 보아도 저절로 '킥킥 쿡쿡' 웃음이 터져 나온다.

"자~ 여러분이 인화지에 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지니 구체적으로 그리십시오."
가족들이 합심하여 행복해지기 위해 꿈 상자를 만들고,  가족의 꿈이 무엇인지 머리를 맞대고 귓속말로 소곤소곤 진지하다.

부흥의 어린이는 주저 없이 '아빠 담배 끊기'를 쓰자,  아빠는 겸연쩍게 머리를 긁적인다. 비산에서 조부모와 함께 참석한 어린이는 "내가 그릴거야"라며 할머니가 어설프게 그린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곁에서 손녀를 지켜보며 빙그레 웃는 노부부의 손녀 사랑이 살갑다.

뱃고동이 울리며 "가족들이 멀어지면 꿈 상자가 열린다."는 으스스한 마왕의 영상 메시지가 들려온다.
"걱정 마. 나도 너희의 꿈 상자를 지켜주겠다"는 꾸미의 메시지를 들으며, 꿈 상자를 앉고 행사장을 나오는 아이들의 얼굴 마다 행복이 충만해 보였다.

어린이들에게는 꿈으로 설레는 기쁨과, 가족에게는 대화의 물꼬를 트게 한 행사가 "너무 유익했다."고 참가자들은 입을 모은다.

비산의 승혜영사회복지사는 "연극매체를 통해 자녀는 부모를, 부모는 자녀를 이해 할 수 있는 인성치유 프로그램으로 처음 시행했다"며 "평일은 부모들이 바빠서 일요일로 준비했는데 교회에 나가거나 일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부모가 많아 아쉽다"고.

꿈을 향한 모험을 통해 가족 간의 숨겨진 감각과 잠재된 상상력을 자극하여, 연극과 미술로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표현한 프로그램은 인상적이었다.

여성부지원 프로그램인 '꿈 제작소'를 나서는 아이들의 꿈처럼, 자원봉사로 참여했던 내 가슴에도 잔잔한 여운으로 기억에 남는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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