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보수주의자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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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국(minpoet)등록 2009.06.11 10:02
보수보수주의자는 무엇인가?

삶의 방식과 태도, 그리고 꿈이 제각각인 사람들에게 이념이 없을 수 있을까? 그리고, 사회의 구성원이고, 민주주의 하에서 정치적 영향을 받거나 주지 않는 경우가 없다면, 그 역시 이념이 없을 수 있을까? 왜 한국의 자칭 보수주의자들은 심심하면, 상대방에 대하여 이념 대결을 조장한다느니, 이념 공세 한다고 하면서, 마치 이념에 대해서 그토록 부정적 이미지를 씌우는 것일까? 이 글은 부지불식간에 넘어가곤 하는, 그 불합리성과 숨은 의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글이다.

여기서는 이념과 신념, 그리고 진보와 보수에 대해 '보수'를 중심으로 개념적인 논의를 진행하겠다.

먼저 이념이란 무엇인가? 이념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l  이념(理念) : 1. 이상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생각이나 견해 2.사회, 정치상의 관념(의식)형태라고 되어 있다. (dic.naver.com 참조)

먼저 1번 정의에 대해서는 굳이 논하지 않아도, 누구나 이념의 필요성과 현재성을 인정할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하여, 자기 가족에 대하여, 그리고 사회와 국가, 나아가 세계에 대하여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거나, 바라는 것이 있지 않을까? 말장난일 수도 있지만, 사람들은 흔히 바라는 것을 바람직하다고 자기합리화, 사고 구성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그 이념은 참으로 다종다양할 것이며, 그것은 자연스럽다. 그리고, 나 자신의 특수성에서 가족, 동네, 사회, 국가로 갈수록, 공통분모는 많아지고, 그 다종다양한 이념은 어느 정도 수렴이 될 것이다. 특히, 그것이 경제와 정치라면, 그것은 이해관계와도 얽혀 있는 것이다.

이해관계에서 상대적 우위 또는 기득권을 가진 사람은 그것을 지키고자 하는 것이 상식이 될 것이다. 기득권자에게는 불확실한 미래의 파이 크기보다, 사실상 현재의 파이조각이 더 소중한 것이다. 현재의 파이가 클수록 변화와 혼란은 피해야 할 것이 된다.

그렇다면, 그 사람에 있어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것은, 현재대로, 현재의 비율 또는 그 이상으로 커지는 것이 되어야 한다. 보통 기득권자는 경쟁을 좋아한다. 아니, 경쟁을 최고의 공정(fairness)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그 형식논리속에 상대적 우위는 여전히 보장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선 파이를 키우자고 하는 논리의 이기성과 부진정성이 드러난다.

보통은 가진 자가 파이를 키운 후에 분배하자고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약자들은 먼저 분배를 하면서 키워가자고 한다. 이 두 부분이 정확히 반대되는 견해로 인식되고, 많은 사람들은 입장에 따라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다고 인정하곤 한다.

과연 그럴까? 여기서 전제해야 할 것이 있다. 사회가 평화롭고, 안정적이 될려면, 사회 구성원, 그룹(계층)간에 위화감과 적대감이 적어야 한다. 그리고, 위화감과 적대감은 상대적 박탈감에서 나온다. 따라서, 어느 사회이든, 가진 자들은(상식적인 권력자들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또는 불만을 없애기 위한 조치(무력이든, 지원이든)를 취했다. 따라서, 가진 자들은 판이 엎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정적인 사회 질서를 필요로 하고 어떻게든 분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이다.

파이를 키운 후에 분배하자 vs 분배하면서 키우자의 차이는 시간과 미래, 즉 불확실성이다.
파이를 먼저 키우자는 입장에서는 현재 손해 볼 것이 없다. 그리고 파이를 키운 후에는 설혹 분배를 하더라도,전혀 손해 볼 것이 아니다. 그 논리대로 하면, 파이가 커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분배는 없을 테니. 그렇다면, 그 반대의 경우는 어떻게 될 것인가? 분배하지 않은 현재의 고통과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RISK를 그대로 떠안게 된다. 바로 이기성과 분배문제에 대한 부진정성의 문제인 것이다. 과연 이것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고,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합리적인 선택의 문제인가?

특히, 한국의 자칭 보수주의 집단의 역사적 맥락을 보면, 그 불공정성과 부진정성은 더 할 것이다. 즉, 이념대결 운운하는 한국의 자칭 보수주의자야 말로, 자기가 바라는 바람직한 사회를 꿈꾸는 이기적이고 극단적인 이념주의자들인 것이다. (그들이 이념주의자이어서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자신들의 이념을 추구하면서 이념을 부정한 것으로 몰아서, 상대방의 이념을 논하기도 전에 배제하기 때문에 비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수주의자들의 이념의 특성은 어떠할까?
보수주의자들의 이념의 시작은 현재에 있다. 그들의 미래는 현재의 안정적 확장일 뿐이다. 그리고 그들의 공통분모는 '자기 것'에 대한 방어다. 즉, 그들은 본능적인 자기 방어와 자기 합리화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그들은 논리적인 것보다는 실재적인 것, 미래적인 것보다는 현재적인 것, 공동의 것보다는 나의 것에 민감하다. (그들이 말하는 공동이 자신들의 그룹의 이해관계이거나,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마치 전체의 이해관계인 듯 하는 모양을 보라. 여기에 개인 차이가 있다는 반론에 대해서는 논지의 평면이 다르다고만 이야기하겠다.)

그리고, 이러한 보수주의자들의 특성이 현재성에 있기 때문에, 그들의 신념(굳게 믿는 마음, 자신이 바라는 것에 대한 견해를 굳게 믿는 마음.)은 시간의 변화에 따라, 상황의 변화에 따라, 그때 그때 자신의 현재에 충실하게 변화하게 된다. 양심으로 제어되지 않는 보수주의자들의 신념이 얼마나 변화무쌍하고 자기합리화의 잔치였던가?

사람은 이기적이라고 한다. 경제학에서는 그 이기성을 합리성으로 포장한다. 보수주의자들의 근간인 '내 존재,나의 것'에 대한 방어를 이기적이라고 부를지언정, 그것을 곧이 비판할 자격은 그 누구에게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본성에 기인한 것이므로.

문제는 자기'만'의 것이냐에 대한 고민이어야 한다.
회사는 법인이다. 사회가 국가가 자연인에 준하는 권리의무를 행사할 수 있도록 그 자유를 보장한 것이다. 소유권은 그것이 보장되고 사용되어야 의미가 있는데, 그것은 사회내에서, 국가내에서 보장되고 사용되도록 경제환경이 이루어진다. 즉, 자기가 가진 것이,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가지게 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와 빈곤층을 포함한 사회, 국가라는 환경속에서, 이루게 된 것이다.

또 하나, 한국의 자칭 '보수주의자'들의 이념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사실, 양비론 또는 진흙탕이론의 전형이다. 양비론은 일종의 공제수 개념으로, 피장파장으로 '더' 손해보는 것이 없게 되는 것이고(이것은 기존의 우위,기득권을 그대로 존속함에 아무 지장이 없게 된다.) 진흙탕(정치판)은 더러우니 아예 관심을 끄라는 방어마케팅에 다름 아니다.

진보와 보수가 토론을 해도, 그들의 기준과 사고의 근원이 다르다. 100분 토론 100번 해도 마찬가지이다. 난 우리가,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솔직했으면 좋겠다. 솔직함은 적어도 당당함의 외형이다.

마지막으로 무념(無念)도 하나의 선택일까?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어도, 당신이 살아있는 생활인이라면, 이미 어느 삶의 방식과 태도를 선택하거나, 주어지게 된 것이며, 그리고 그것은 당신의 선택이다. 도를 깨닫기 위한 무념이 아니라면, 무이념은 존재하는 것의 허상이며 마타도어다.

덧붙이는 글 | 제 블로그에 게재되었습니다.
http://blog.daum.net/minpoet


덧붙이는 글 제 블로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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