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는 노무현! 한국현대사의 비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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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수(nongmin7)등록 2009.05.23 14:43
고등학교 2학년때 영월의 버스터미널에서 노무현의 모습을 처음 봤습니다. 아마 그 기억이 맞다면
5공 청문회였을꺼라 기억합니다.
굉장히 격앙되어서 난타질 하고 있는 노무현 당시 국회의원이었조..
당시 저는 시국문제에 그닥 관심이 없던 평범한(?) 고등학생이어서 무슨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는
잘몰랐습니다. 그저 청문회이거니 생각했었죠..

대학에 들어와서 그당시 그장면이 5공청문회였다는 걸 기억해냈습니다.
518광주학살에 대해 분노하고 있던 저에게 노무현은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대학 1학년때 김영삼과 김종필이 노태우 밑으로 들어가 소위 3당합당, 민자당을 탄생시킬때
노무현은 김영삼 밑에서 나왔죠..그때의 그용기도 돋보였습니다.

그리고 부산에서 떨어질줄 뻔히 알면서 국회의원후보로 나왔을때도 참으로 용기가 가상타했습니다.
그리고 바보 노무현이라는 별칭이 붙었을때는 참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바보는 전태일 열사를 지칭하는 상징적인 단어였는데..바보회-전태일열사가 조직한 모임...

2002년 대통령 선거당시..저는 전농 강원도연맹에서 일하는 상근자였습니다.
저는 권영길 후보를 찍었습니다. 하지만 누나와 아는 지인들에게는 민주노동당을 찍지 않을꺼면
노무현이라도 찍어라고 했습니다. 한나라당 이회창은 안된다였죠...

당시 학교에서 운동을 같이 했던 많은 선후배들과 동기들이 노사모활동을 하면서 저희 눈살을 찌푸리게했습니다. 그리고 너무 많이 싸우기도 했습니다. 한계가 뻔히 있는 노무현을 어떻게 당신들이 지지할수 있는가 하면서... 민주노동당도 한계는 있겠지만 민주당보다는 낫다고..아니 나을꺼라고..

경선에서의 노사모와 노란풍선 돌풍으로 민주당 대선후보가 되더니,,정몽준과의 단일화, 그리고 대선직전 단일화 파기..파란을 일으키면서 대통령 당선..
축하해줬습니다. 진심으로 ..비록 내가 한표는 찍지 않았지만...

2004년 국가보안법 철폐 1,000인 단식농성을 여의도에서 할때였습니다. 그때 노무현의 본질을..아니 노무현의 한계를 알았습니다. 자신의 탄핵을 막아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부활시켜준 국민들의 열망을 외면해버리는 노무현...
2006년 한미FTA협상과정은 정말 노무현에게 완전 실망하고..다시는 이런 어정쩡한 대통령을 뽑아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미국에게 할말을 하겠다던..그약속은 다 저버리고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동조해 가장먼저 파병을 결정하고, 한미FTA는 국민들의 진정한 의견과 청원을 애써 외면하고 한나라당과 연정을 하겠다는 망발을 하고..참으로 놀랍기 그지없었습니다.

우여곡절끝에 이명박같은 괴물에게 정권을 넘겨주고 봉하마을로 간 노무현! 그것 하나는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김영삼처럼 시시때때로 한마디 던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고향에서 자신을 다시한번 되돌아보는 대통령으로..지난 날의 잘잘못을 모두 덮어버리고 정리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명박과 검찰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았습니다.
박연차 게이트는 노무현을 정조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500만달러니, 100만 달러니..권양숙 여사니
아들과 딸, 그리고 비서관들이 줄줄이 소환당하고 구속되는 시점을 맞이하는 노무현...

이역시 한국현대사의 비극입니다. 과거 불행(?)했던 역대 대통령의 전철을 밟아버린 자살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겠죠...비록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당당하길 기원했었는데...
당당하게 검사들과의 대화에서 '이젠 막가자는 거죠'라던 말로 좌중을 압도했던 그 기세로 사과할 것을 사과하고 약간의 고통은 인내하는 대통령이길 바랬는데...
저와 생각은 달리해도, 그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었으니깐요..

죽기직전 담배를 찾았다고 하던데..가족들에게 유서를 남겼다고 하던데..
그 죽음직전의 노무현의 생각과 시선은 어떤것이었고, 어디를 향해 있었을까요?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블로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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