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뭐길래?

호주 대륙 자동차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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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진(kanglee29)등록 2009.02.15 19:37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든지 삶의 진로를 바꾸어 놓은 전환점이 있게 마련이다. 나도 얼마 살지 않은 인생이긴 하지만 되돌아 보면 내 인생에도 몇 번의 내 삶의 진로를 바꾸어 놓은 일이 있다. 선생이라는 직업을 그만 두고 농촌개발 사업을 한답시고 돌아다니다가 지금의 아내와 결혼을 하고 뜻하지않게 호주로 떠나온 것들을 꼽을 수 있겠다.

내가 계속 한국에서 선생을 하고 있었다면, 내가 호주로 오지않고 한국에 살고 있다면, 아마도 나의 모습은 나의 사고방식을 포함하여 지금의 나와는 현저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을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어떠한 삶이 더 바람직한 삶이었을까? 인간이 동시에 두 삶을 살 수 없는 바에야 우리는 어떠한 길을 걸어왔더라도 또 다른 길을 택하지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으리라.

호주에 이민을 와서 시드니에 정착한지도 16년이 되었으니 조금은 다른 삶을 살아 보자고  아내와 결정을 했다. 우리의 생각대로 일이 진행 된다는 보장은 없어도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보았다. 먼저 시드니를 떠나 다른 곳에서 나머지 인생을 살아보자는 것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우리 보다 못사는 나라 혹은 호주의 오지에 들어가서 몇 년 살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자원 봉사도 신청을 해 놓았다. 그러나 자원봉사 자리가 주어진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이니 일단, 호주 여행을 하기로 하고 배낭 하나 둘러메고 떠나기로 했다. 직장을 그만두고,  16년이라는 짧지않은 세월 동안 만들어 놓은 인연과 관계들을 멀리하고……..

가까운 이웃들의 공통적으로 물어오는 “왜”라고 하는 질문에 특별히 할말이 없다. 왜 사느냐고 물으면 웃겠다던 어느 시 구절 처럼 한번 씩 웃어 줄 뿐이다. 사실 나도 모르니까….

지도책을 샀다.  어디로 갈까? 호주는 넓은 대륙이다. 사람들은 한국이 남한의 80배쯤 된다고 한다. 호주에 처음 이민 왔을 당시 호주 지도를 보며 이웃 사람들과 나누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 넓은 호주를 자동차로 한바퀴 돌아 보면 어떨까? 아마 기름 값만도 꽤 많이 들을 것 같은데, 도로는 잘되어 있을까? 중간에 자동차가 고장 나면 어떻게 하나? 내륙에는 물이 없는 사막이 있다고 하든데… 등. 그 당시 이야기를 같이 나누었던 분들은 아직도 열심히 시드니에서 사업 하느라 바쁘게 살고 있다. 

따뜻한 동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가자. 발길 닫는 대로가 아닌 자동차 바퀴 굴러가는 대로 떠나기로 했다. 무리하게 운전은 하지말고 가능하면 낮에만 운전을 하는 것으로 원칙을 세우고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고래 잡으러 가자….” 송창식의 음악을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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