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시중은행 책임약속, 매니페스토 SMART 지표 평가 결과 100점 만점에 26.8점

제정지원 공공성 강조, 책임약속은 슬금슬금

검토 완료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manifesto1)등록 2008.12.21 17:48

16개 시중은행 로고 전국에 지점을 두고 영업하는 시중은행은 18개다. 그러나 국책은행 2곳을 빼면 16 시중은행이다. ⓒ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정부는 금융권을 보호하기 위해 200조가 넘는 국민의 혈세로 은행의 외채에 대한 지급 보증과 재정지원을 했고, 한국은행은 은행채 매입과 금리를 낮추는 등, 무차별 지원을 하고 있다. 이는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중소기업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공공성을 기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생계형 자영업자와 서민중산층의 어려움을 덜어주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여전한 꺾기 관행과 고무줄 가산금리 적용 등의 사회적 책임을 방기 하고 있으며, 가지만 살겠다는 얌체짓을 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정부와 정치권, 금융・기업들 모두가 국민들에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합리적 원칙과 책임의 문제를 명확히 하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금융시스템 재정비와 자구책을 제시하고 있다고도 볼 수 없다는 평가다. 특히 여전한 시중은행들의 꺾기 관행과 고무줄 가산금리 적용 등으로 서민들의 어려운 살림살이는 철저히 외면하는 구태를 보이고 있다. 또한 국민의 혈세로 재정지원을 받을 때는 금융산업의 사회적 공공성을 강조하면서도 사회적 책임을 위한 약속선언은 애매모호하고 두루뭉술하며 사회적 책임을 슬금슬금 피해가려는 파렴치한 행동을 되풀이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의 경제위기는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라는 불가피한 요인이 있지만 정부와 정치권, 금융・기업들의 총체적 예측력 미숙으로 빚어진 결과이며 정부, 정치권, 금융・기업 모두 책임과 의무가 있다. 그리고 무리한 단기 외채와 마구잡이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집값을 올렸던, 땅 집고 헤엄치기 식의 예대마진과 수수료 장사로 이익을 보았던 금융권과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감독하지 못했던 금융당국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

그리고 국민의 세금으로 수혜를 받은 금융권은 대국민 채무자이며, 따라서 국민들에게 사회적 의무와 책임에 대해 공개적으로 선언을 통해 그 내용에 대해 평가를 받아야 한다. 더불어 금융권의 선도적인 책임약속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공동체에 대한 믿음, 사회적 책임, 약한 자에 대한 배려 등의 가치가 회복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권 스스로가 금융 소외자와 저소득 빈곤층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의 노력으로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며 공개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책임약속 선언의 갖춤성은 실망스럽기만 하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유동성 위기로 재정지원을 받은 16개 시중은행의 2008년도 책임약속 선언(사회공헌 약속선언을 중심으로)을 대상으로△구체성(Specific) △측정가능성(Measurable) △달성가능성(Achievable) △시의 적절성(Relevant) △시간계획성(Timed)을 확인하는 ‘매니페스토 S.M.A.R.T 지표 1차 평가’를 11월 24일부터 12월 17일까지 24일간 실시하였다. 평가 결과 16개 시중은행의 책임약속 선언은 100점 만점에 평균 26.8점의 낙제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이는 상대적인 비교의 대상은 될 수 없으나 지난 2006년 531지방선거에서 당선된 16개 광역단체장의 공약을 동일한 지표로 평가했던 결과보다 30점 이상이나 낮은 점수였다. 우리나라 시중은행의 자기 선언적 책임약속이 부재하거나 애매모호하며, 큰 틀에서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계획과 프로그램이 없다는 반증을 확인한 셈이다.

매니페스토 SMART지표 평가 결과 매니페스토 SMART지표는 △구체성(Specific) △측정가능성(Measurable) △달성가능(Achievable) △시의 적절성(Relevant) △시간계획성(Timed)으로 구성되어 있다. ⓒ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경제위기 속에서의 은행의 사회적 역할은 세계적으로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혈세로 재정지원을 받는 우리나라의 시중은행들은 아직도 사회공헌을 홍보용 이벤트로 취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가이드라인, 로드맵 부재, 선언 내용이 총제적인 부실을 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 시간계획성 지표(Timed) 점수가 상대적으로 더 낮았던 것은 무엇을(what)을 어떻게(how) 하겠다는 구체적인 선언과 계획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실적 위주의 보고서(백서) 발간과 외부 용역에 의해 진행된 것처럼 보이는 천편일률적인 내용과 사회공헌 목표 제시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시간계획과 연결시켜 전사적으로 역량을 모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개별 행사들을 나열하는 수준에서 선언이 진행됨으로써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 의미를 고객들에게 전달하는 데도 성공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은 이번 평가에서 16개 시중은행 중에서 30점 이상을 받은 은행은 국민은행, 신한은행, 씨티은행, 대구은행, 광주은행뿐이었으며 나머지 11개 은행은 30점 이하라는 것에서도 더욱 명확히 나타난다.

상위 5개 은행 평가 표 30점 이상을 받은 은행은 국민은행, 신한은행, 씨티은행, 대구은행, 광주은행 등 5개 은행 뿐이었다. ⓒ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하위 11개 은행 명단 30점 이하로 평가된 11개 은행 명단 ⓒ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실천본부는 이번 사업을 통하여 국민의 혈세를 지원받은 금융권은 ‘대국민 채무자’라는 점을 명확히 하려 하였으며, 금융권의 사회적 약속 선언의 공개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과정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금융권과 기업들의 선도적 의무와 책임을 제안함으로서, 현재의 경제위기 난국을 돌파할 대국민 시너지 조성을 모색하려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약속 선언이 집중되는 2009년 2월에는 시중은행과 카드사를 대상으로 확대하여 2차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며, 이후에는 시가총액 30위 기업을 대상으로 확대 실시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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