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제주도 자전거 여행 5/6

검토 완료

장용창(pdnote)등록 2008.11.13 16:23
5. 가마오름 평화박물관

중학교2학년밖에 안되었지만 아이들은 주도면밀했다. 낮에 찾아가서 보물을 찾겠노라고 하면 어른들이 믿을 리 없고 쫓겨날 게 뻔했다. 더욱이 돈 내고 입장해봤자 허가된 구역만 볼 수 있을 께 뻔했고, 거기에 금괴가 있을 리 없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일단 관광객처럼 돈을 내고 휙 둘러본 다음 저녁을 먹으면서 느긋이 기다렸다가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나면 “침투”하기로 결정했다. 관광객처럼 안내원을 따라 들은 얘기가 바로 결7호 작전 얘기였다. 셋은 제대로 찾아온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물론 저 안내원이 금괴를 알 리가 없지만.

밤 9시가 넘어 사무실의 불도 모두 꺼지자 황당트리오 특공대가 “침투”를 개시했다. 무인경비시스템이 어느 곳에 설치되어 있고, 어느 곳에 설치되어 있지 않은지까지 이미 낮에 봐두었다. 아이들은 개발이 안되었으니 “출입금지”라고 적혀 있는 동굴 구멍 쪽을 이용하여 안으로 들어갔다. 만덕은 집에서 준비해온 무명실을 동굴 밖의 나무 기둥에 단단히 묶고 조금씩 풀면서 들어갔다. 전에 이야기책에서 들었던 방법이었다.

동굴 안에 들어오긴 했지만 도대체 이 넓은 동굴을 어디서부터 찾는단 말인가? 만덕은 잠깐 집중을 하고 기도를 올리며 물어봤다. 섯알오름에서 봤던 영혼들의 목소리가 “쥐를 따르라”고 했다. 만덕이 눈을 뜨자 희한하게도 쥐 한 마리가 나타났다. “저기다. 쥐를 따라가자.” 만덕이 아이들에게 소리쳤고, 셋은 따져볼 것도 없이 쥐를 따라갔다.

쥐를 따라 가다가 셋은 갑자기 멈춰 섰다. 지금까지는 평평한 길이었는데, 지금 세 아이의 앞에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구멍이 놓여 있고, 쥐가 그 아래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손전등으로 비춰 보았지만, 굴곡이 져 있어서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 한번 내려가면 다시 올라오기도 쉽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만 돌아가자.” 안전한 것을 좋아하는 남준이 제안했다. “쥐가 무슨 대수라고 미친 놈들처럼 쥐를 따라 가냐?” “야, 저렇게 위험한 데니까 오히려 금괴를 넣어두었을 것 같지 않니?” 모험심이 조금 더 강한 창완이 반대했다. “다시 올라오기 힘들 수 있으니까, 일단 나만 내려 갈께. 밧줄 준비해왔지? 너희들 두 명은 힘이 세니까 여기서 지키고 있다가 밧줄로 나를 끌어올려줘.” 만덕의 제안이었다. 남자 아이들은 만덕이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자기들보다 담력이 강하다는 것을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만덕만 내려가기로 했다.-6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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