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쿨 5기 시민기자 기초강좌 후기

1일차 - 오늘밤, 당신이 있어서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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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호(houyhnhnm)등록 2008.11.01 16:41
  별이 총총 빛나는 밤, 공기좋은 강화도 오마이스쿨의 작은 대강당에서, 아버지 벌의 콧털이 빼쭉 나온 40대 중년 남성과 고개숙여 인사했습니다.

"오늘 밤, 당신이 있어 아름답습니다."

  수색역 앞에 세워진 기다란 버스에 올랐을때의 그 서먹서먹함이 무색했습니다. 이렇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기초강좌는 내게 콧털 삐져나온 아저씨마냥 두둥.

  버스에는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가진 시민기자들이 모였습니다. 썩지 않는 물티슈를 물수건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신 분, 다른 인터넷 신문 기자인데 염탐하러 왔다는 분, 흡사 외계인 같은 자식과 눈높이를 맞추고자 참여하게 되었다는 분, 강의보다 친교시간이 기대된다는 분 등등.

  이렇게 기다란 관광버스 안에 약 열 여덟 분의 시민기자가 모여 각자 자기소개도 하고, 관강객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대장금 하이라이트 모음을 보기도 하고 하면서 강화도로 향했습니다.

  오마이스쿨에 도착하자, 배고픈 시민기자들을 제일 먼저 맞아 준 것은 따뜻한 컵라면과 찐 고구마, 맛있는 부침개 등 간식거리였습니다. 대장금을 괜히 틀어준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해습니다. 어쨌든, 이때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서먹서먹했던 시민기자들은 말문을 트기 시작했고, 식당엔 어느새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퍼졌습니다.

  맛있는 간식을 먹고서, 우리는 작은 대강당으로 향했습니다. 묘한 나무냄새가 은은하게 퍼진 방 안에서 시민기자들은 각자 자리를 잡았고,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강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을, 별 볼일 있게 만드는 세상"

  제가 들은 강의는 이러합니다. 이러한 말씀을 하시던 오연호 대표의 눈은 별처럼 반짝였습니다. (감기기운에 자유로운 토론시간에는 약간 동태눈 비슷했다)

  강의가 끝나고, 숙소에서는 시끌벅적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저 또한 이 방 저 방 돌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시덥잖은 여러 말들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알아가고 서로를 기억했습니다.

 밖에 나오니 참 별이 많았습니다. 시골이라 그런가보다 생각했는데, 어쩌면 사람들에게 버려졌던, 이 폐교를 다시 찾은 사람들을 반기는 것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을 별 보게 하려고?

시민기자학교 작은 대강당입구에는 팻말이 붙어있었다. ⓒ 이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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