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김성기, 임현식으로 거듭나라 '팍팍'

뮤지컬 '제너두서' 코믹한 역할로 재미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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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석(bluedaniel)등록 2008.10.28 20:43
뮤지컬 배우 김성기(44)는 역시 코믹지존이었다.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의 강인과 김희철의 출연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뮤지컬 ‘제너두(연출 표인봉)’가 인기를 끄는 데는 포복절도한 김성기의 연기력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김성기는 특유의 어눌한 말투와 행동으로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냈다. 애드립으로 착각할 정도로 그의 대사들은 능청스러운 구석이 있었다. 혹 대사를 잊어버려도 그것조차 자연스러운 연기로 보일 정도였다. 이번 ‘제너두’ 공연에서 그는 구두쇠 노신사인 ‘대니’와 ‘제우스신’ 등 1인 2역을 소화해냈다.

뮤지컬 경험이 일천한 슈퍼주니어 멤버들이 어색한 대사로 눈살을 찌푸리게 할 때 천연덕스러운 김성기의 연기력에 흠뻑 빠지다보면 그것조차도 어느새 까맣게 잊어버린다. 김성기는 그런 배우였다. 그렇다고 그를 ‘약방의 감초’ 혹은 주연 같은 조연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지난 2005년 국립극장에서 공연된 뮤지컬 ‘돈키호테’의 주인공 돈키호테로 활약하면서 보여줬던 진지한(?)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한국 최고의 주연감이었다.

최근 같은 공연을 ‘맨 오브 라만차’로 이름 바꿔 올린 무대에 출연한 돈키호테 역할의 조승우의 ‘카리스마’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젊은 조승우보다 힘은 좀 떨어지더라도 깊은 목소리와 절제된 연기력은 그를 정상급 뮤지컬 배우로 손꼽을 만 하다.   

한편 지난 9월 세종문화회관에서 막을 내린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에서 술주정뱅이 아버지 ‘알프레드 두리틀’ 과 이번 뮤지컬 ‘제너두’에서의‘대니’역이 너무 흡사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김성기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물론 연기변신은 필요하지만 그가 소화해 낸 두 역할은 그를 거쳤기 때문에 코믹스럽고 극의 재미를 북돋는 역할로 거듭났던 것이다.

김성기의 연기패턴을 지적하는 것은 한국 최고의 애드립 탤런트로 유명한 임현식씨를 지적하는 것과 별반 다름없다.

임씨는 최근 드라마 ‘타짜’에서 평(편)경장으로 출연, 진지하면서도 밑바탕에 깔린 특유의 코믹한 연기로 드라마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동명영화 타짜에서 같은 역할로 출연했던 백윤식과는 사뭇 다른 이미지로 새로운 평경장 캐릭터를 만들어낸 셈이다.

SM등 연예기획사가 뛰어들 정도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뮤지컬 시장이지만 흥행만을 노려 연기력을 검증받지 못한 대중스타들이 범람하는 것은 한국뮤지컬의 발전을 위해서 올바른 처사로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일수록 김성기 같은 정상급 뮤지컬배우들이 작품의 무게를 더해주기를 기대한다. 이것이야말로 한국뮤지컬이 내실을 다지면서 성장할 수 있는 엘리트 코스가 아닌가 싶다.

뮤지컬 제너두는 내달 23일까지  두산 아트센터(종로 5가역 인근)연강홀 무대에 오른다. 이건명, 정선아, 홍지민, 정영주, 양꽃잎, 김희원 등이 출연한다. 708-5001
덧붙이는 글 한의신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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