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 없는 크리에이터, 새로운 발판을 얻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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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형(currently7)등록 2008.10.25 14:43

부산국제광고제 포스터 ⓒ 부산국제광고제


1886년 2월 22일. 한성주보에는 회사를 알리는 문구가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아이나 노인이 온다 해도 속이지 않겠소’라며 독일 무역상인 세창양행에서 기재했던 광고가 우리나라의 최초의 광고이다. 이렇게 시작된 우리나라의 광고 역사는 이제 한 세기를 훌쩍지나왔다. 물론 그 사이에 광고는 일제 강점기 당시 신문의 탄압이라든지 IMF 등의 사회적 위기로  시련을 맞기도 하였고, 텔레비젼의 보급이라든지 인터넷의 급속한 팽창으로 인한 뉴미디어의 발달에 힘입어 부흥하기도 하였다.

그리고는 2008년 10월 21일. 부산에서는 29개국, 3,000여 편의 광고가 출품된 국제광고제가 개최되었다. 더욱이 이번 광고제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광고제라는 점에서 세계적인 이목을 끌었다. 사흘간에 걸쳐 진행되었던 이번 광고제에서는 총 600개의 광고 작품이 본선에 진출하여 세계의 광고인들이 같이 생각하고, 즐길 수 있는 세계적인 축제가 되었다.

더욱이 기대되는 것은 우리나라 광고 시장에 새로운 지침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세계 10위권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우리나라 광고 시장이지만, 국제광고제에서는 우리나라 광고들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1990년부터 올 2008년까지 칸느 국제 광고제에서 수상한 한국 광고들의 수상 현황을 살펴보면, 14개의 작품 밖에 그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광고 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광고 선진국들과는 달리 크리에이터의 크리에이티브를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광고를 부탁한 광고주에게 대부분의 결정권이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구미에 맞지 않은 광고안은 집행되지 못한다. 또한 광고 선진국들과 비교하였을 때 크리에이터가 크리에이티브 값으로 받는 돈은 전체 광고예산에서 볼 때 선진국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있다고 한다.
비단 이러한 문제뿐만이 아니라, 근시안 적인 광고 기획이라든지, 충분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이뤄지지 않은 광고들 때문에 소비자를 감동시킬만한 광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광고 시장의 규모로 세계 10위권의 반열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진정으로 소비자를 감동시키는 광고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이번 부산 국제 광고제는 광고 시장의 규모 뿐만아니라 광고계의 많은 변화를 불러 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광고제에서 수상을 하게된 광고들은 기존에 목표로 잡았던 광고 효과 이상의 효과를 불러 일으키게 된다.  광고뿐만 아니라 그 안에 전달하고자 하는 제품은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며,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다시금 광고가 된다는 효과가 있다.
또한 이러한 국제 광고제를 통해서 많은 광고인들 뿐만아니라 소비자들도 광고 선진국의 광고들을 접하게 된다. 이렇게 광고 선진국들의 광고를 보게된 소비자들은 광고에 대한 안목이 높아지고, 이에 부흥하기 위하여 광고계에서도 보다 선진국형 광고들을 모델로 삼아 발전하게 될 것이다.

이미 광고 선진국들의 광고에서는 상품만을 언급하지 않는다. TBWA가 배출한 천재적인 아트디렉터인 Lee Clow는 "큰 아이디어만이 승리한다. 좋은 광고로는 이길 수 없다"고 말하였다. 크리에이티브가 무시받고 있는 우리 광고계에 이번 국제 광고제 통해 크리에이티브가 인정받는 보다 나은 광고계의 발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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