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론 거룩한 척, ‘SHOW’가 지나친 기독교

[주장] 거룩한 총회? 탐욕과 비리에 얼룩진 모습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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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usrain)등록 2008.09.27 15:41

한쪽에서 회개, 한쪽에선 추태

 

개신교 대부분의 교단이 26일을 기점으로 총회 막을 내렸다. 총회란 각 교단을 1년간 이끌어갈 임원을 선출하고 사업, 예산 등을 보고하고 결정하는 자리로 1년에 한번 씩 열린다. 이런 총회를  가리켜 ‘성총회(聖總會)’ 즉, 거룩한 모임이라고 목사들은 흔히 부른다.

 

그러나 이런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올해 총회는 목사들의 고함과 욕설이 오가는가하면 자신들의 기득권 사수를 위한 몸싸움 등으로 은혜롭지(?) 못한 모습들이 도마에 올랐다. 전에도 각 교단 총회에서 목사들의 부끄러운 언행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유독 말 많고 탈 많은 총회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장로교가 다른 해와 달리 올해 더욱 의미를 부여한 것은 ‘제주 선교 100주년’을 맞아 제주도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합동, 합신, 기장 4개 교단이 연합예배를 드린 것. 이들은 교회가 사회에 본이 되지 못하는 점을 회개하면서 신사참배에 가담해 우상숭배 했던 죄와 교단 분열의 죄를 회개했다. 하지만 과연 이들의 회개가 진정한 회개였는지 의문을 던지는 이들이 많다. 연합예배를 전후로 열린 각 교단 총회에서 보여준 목사들의 행태가 부끄럽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다.

 

‘장자교단’이라고 자부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은 제93회 총회 개회부터 말썽이 빚어졌다. 새서울노회 등 8개 노회가 사고노회 처리가 돼 총대자격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하자, 참석한 목사들간에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리며,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일어났다. 걷잡을 수 없는 몸싸움으로 회의진행이 어려워지자, 김용실 직전 총회장이 총회 개회를 선언하고 임원선거를 속행해 이 문제는 일단락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또한 제93회 신임 부총회장에 학력위조 및 금품수수 의혹 논란에 휩싸인 지용수 목사가 당선됐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전체 투표 참가자 1403명 가운데 874명의 지지를 얻은 지 목사의 찬성율은 62%에 달했다. 후보 자격 논란에도 불구하고, 해당 교단의 목사들은 지 목사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보낸 것이다. 

 

앞서 후보로 나선 김창영 목사, 이만규 목사, 조석원 목사가 선거를 거부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이들은 부총회장 선거경선을 거부하면서 1500총대님께 드리는 글을 통해 “지용수 후보는 고등학교 학력을 위조, 위증한 무자격 목사”라면서 경선 거부 이유를 밝혔다. 이어 “지 목사가 1년 전 60여명에 가까운 교단 내 유력한 목사들을 강사로 초청해서 과도한 대접과 사례비를 제공함으로 신성한 강단을 사전 선거 운동의 장으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어떤 불법적인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단선되면 그만이라고 하는 우리 총회의 고질적인 병을 고치기 위해 지용수 후보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처리 못하고, 개회 벽두 교단 총회 석상에서 처리하지 않으면, 사회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지난주 지용수 목사를 서울지방검찰청에 고소했다고 전해 통합 부총회장 선거는 사회법으로까지 파장이 확산될 조짐이다.

 

현재 예장 통합 홈페이지에는 부총회장 선출과 관련해 교단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많다. 한 목회자는 “이번 부총회장 선거에서 학력위조와 금품수수한 지용수후보가 부총회장에 당선 된 바에 있다. 이런 한 것을 보고 목회자가 되겠다고 신대원에 진학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신대원에서공부하는 목사후보생들이 무엇보고 배울 수 있겠습니까”라고 질타했다. 또 다른 목회자는 “내년부터 부정한 후보로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도 꾼들의 모의로 밀어부친 그런 후보가 부총회장으로 나온다면 그 장소에는 우리 젊은 청년 목회자들이 나서서 똥물 세례를 베풀어 버리자, 더 이상 이런 작태를 듣고 보고 있는 것도 주님께 범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원색적인 글을 남겼다.

 

사회법도 인정하지 않는 목회자들의 심각한 윤리 부재

 

한편, 기독교대한감리회는 감독회장이 2명이 선출되는 웃지 못할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9월25일 실시된 감독회장 선거 결과 고수철 목사가 당선됐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가 ‘김국도 목사 후보등록 효력정지가처분’을 받아들임에 따라 현 신경하 감독회장은 김 목사의 후보 자격 무효를 선언했다. 김국도 목사는 지난 2001년 서울 동부지원으로부터 1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바 있어 후보 자격으로 논란을 빚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은 장동주 선거관리위원장의 직무가 정지됐고 김문철 목사가 직무대행을 맡았다. 그럼에도 선관위원들은 신경하 감독회장의 행정조치를 무시하고 김국도 목사를 후보로 인정, 선거를 진행했다.

 

투표 집계 결과 총 5752표 가운데 김국도 목사는 2554표를 얻었다. 이날 양총재 후보가 920표, 고수철 후보가 1244표, 강흥복 후보는 983표를 얻어 김국도 목사는 최다득표를 기록했다. 장동주 위원장은 김국도 목사의 당선을 선언한 반면 김문철 직무대행은 고수철 목사를 당선자로 공포하고 당선증을 교부해 2명의 감독회장이 뽑혔다. 

 

현재 감리교는 이번 감독회장 선거 결과를 명확하게 선을 긋지 않아 파장은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감리교는 홈페이지에 감독회장 선거 결과를 공지했지만 당선자가 누구인지는 정확하게 명시하지 않았다. 감리교 게시판 또한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감리교의 미래를 우려하는 글들이 적잖이 보이고 있다.

 

한 목회자는 “신앙적으로 타락하고 무자비가 판치고 공의가 무너진 이스라엘을 앗수르를 들어서 심판하셨던 하나님이 오늘 이렇게 신앙적으로 바로 서지 못하고 난장판이 된 감리교회를 아무개 목사를 들어서 심판하신다는 생각이 부쩍 듭니다”란 통한을 금치 못하는 글을 남겼다.

 

또 “이번 선거를 바라보면서 저도 먼후에 저자리에 서면 저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반성해 봤습니다. 교인들도 소문은 어디서 들었는지 <개판>에 비유하면서 말하더군요. 선배님들 그리고 어르신들 목회할 맛나게 힘을 주세요. 제발좀 빨리 마무리하고 정상으로 돌려주세요”라고 질타하는 글도 있다. 또 다른 목회자는 “지금 땅에 떨어진 감리교회의 위상을 보아야 합니다. 계속 분열된 감리교회의 모습을 보인다면 감리교회는 지금보다 더 추락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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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27 15:20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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