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회복 못하면 중대사태 올것

한나라당이라도 제 역할 해주기를...

검토 완료

박인성(pyx97)등록 2008.09.04 10:29

신뢰 회복 못하면 중대사태 올것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돌출되고 있는 문제의 근원은 신뢰의 문제라고 본다. 부모의 행동이 떳떳하지 못하면, 자식에게 가정교육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가령, 아버지나 어머니가 자신은 바람 피고 불륜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식들에게 "부부간에 사랑과 신뢰가 중요하다"고 말한다거나, 자신은 위장전입을 밥먹듯이 하면서 자식들에게는, "법을 지키고 정직하게 살라"고 말하거나, 자신은 BBK 바지사장 역할을 하면서 투자자들에게 거짓말로 투자를 권한 아버지가 자기자식들에게 "거짓말하지 말고, 남을 속이지 말라"고 한다면 어떨까? 스스로 쑥스러워서 그렇게 말하지도 못하겠지만, 그렇게 말해 본들, 자식들은 부모가 농담한다고 생각하거나 거꾸로 뒤집어서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결국 뒤 돌아서서 코웃음을 치고 비웃을 것이다.

 

한 가정의 가장도 그럴진대,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그런 자질도 갖추지 못한 채, 허구헌날 국민들에게 '법을 지켜야 한다', '실용적으로 살아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는 월령 부위 관계없이 무조건 안전하다', '나는 종교 편향 행동 한적 없다', '독도에 대한 나의 태도는 확고하다' 는 둥의 말을 하면, 자식도 아닌 국민들이 대통령과 정부의 말을 믿고 따르고 존경하기는커녕, 짜증나고 경멸하고 더욱 불신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그 무섭고 어렵던 아이엠에프라는 고비를 어떻게 넘었는가?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의심하고 반감을 가진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의 해박한 경제 지식과 식견, 그리고 그가 인생을 살아오며 지킨 원칙과 도덕성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가 있었기에 국민들이 믿고 뭉쳤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이명박정권은 어떤가? 도대체가 믿음이나 신뢰라는 건 찾아보기 조차 힘들다. 대통령 자신이 상습위장전입자, BBK 바지사장, 군면제자, 부동산투기, 자녀위장취업, 건강보험료 거짓 축소신고 등 거짓과 위선 투성이고, 그 주변에도 유유상종 투기꾼과 논문 표절꾼 등이 에워싸고, 거짓말 하고 거꾸로 둘러대는 걸 마치 습관화 체질화 된 듯이 하고 있는 것 같다. 무능한 건 둘째로 치고, 최소한의 도덕성도 신용도 안보이고,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즉흥적인 한탕주의 정책들을 놓고 국민들 염장 지르며 떠 보려는 것 같다. 그러면서, 생뚱 맞게 법과 원칙과 747을 강조하고, 40여년 이후의 저탄소 녹색성장을 둘러대니, 도데체 믿어 달라는 건지 비웃어 달라는 건지 모를 정도이다.

 

차라리 법과 원칙을 강조하지도 않고, '종교편향 행동을 안했다'는 식으로 말이나 하지 않으면, 약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마치 국민들 염장 지르려고 작정한 것 같다.

 

취임 6개월 만에 제2의 IMF 걱정에 전국민을 공황 상태로 몰아 놓고, 잘못한 것은 남의 탓이고, 좋아 보이는 것은 올림픽 성과까지 자신이 챙기고 생색내려고 한다. 청와대 안에 자신을 포함한 법위반자로 가득 채워 놓았다. 수신(修身)부터 엇나갔으니, 집안 단속과 국가 통치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취임초기 부터 친인척들의 비리가 터져나오는 것도 사필귀정이라고 느껴진다. 콩 심은 데 콩나고 팥 심은 데 팥나는 법이다.

 

이런 정권이 법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정부와 청와대 요직을 소망교회 신도회 회원들로 채우고, 특정 교파 목사들을 청와대로 불러서 기도회를 열고 사탄이 어쩌고 저쩌고 해대고, 꺼떡하면 '어머니의 기독교 신앙이 어쩌고 저쩌고' 떠벌여 대니, 개신교 보다 점잖고 조용하고 어지간하다고 알려져 있는 불교계 스님들과 불신자들까지 들고 일어난 것이다. 오죽 열 받고 염장이 탔으면 한국 불교사상 초유의 대규모 반정부 법회까지 열리겠는가?

 

촛불집회 때 촛불을 산 돈의 출처와 배후 운운 하더니, 이제는 슬슬 불교계의 항의 법회에 대해서도 '김정일 배후' 운운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잃어버린 10년 타령 하더니, 어쩌면 아직도 그 수준이 10여년 전의 공안정국, 색깔정국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지 신기할 정도이다. 김동길씨가 말했다는 논리대로 말해 보면, 이명박정부야 말로, 그 배후에 우리사회가 이런 혼란상태에 빠지기를 바라는 북쪽의 김정일 집단의 사주를 받는 것 같다. 말도 안되지만 김동길씨 버전으로 말해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무엇보다도, 국가경제운용 수준이 IMF 경제위기 직전 수준인 것 같아서 걱정이고, 걱정되다 못해 무섭다. 노무현 정권때는 한나라당과 조중동이 사사건건 트집잡고 발목 잡았어도, 정부가 큰 틀에서 원칙을 지키며 개혁하려고 한다는 건 의심하지 않았기에 외국인 투자도, 수출도 증가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경제는 왜 이러나?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나?

 

나는 강만수가 너무나 무섭다. 이명박만큼이나 무섭다. 왜 이 사람이 국가 경제관리에 관여만 하면 경제가 위기상황이 되는건가? 마치 금융위기를 불러 오는 무당 같다. 하나님뿐만 아니라, 부처님과 알라신까지 가릴 것 없이, 제발 저 무서운 강만수가 우리나라 경제에 관여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싶다. 아끼는 소망교회 신도라서 망설여 지겠지만, 부디 이명박대통령이 결단을 내려 주기 바란다.  

 

어느 경우에나 가장 기본적인 것은 신뢰이다. 설사 경제위기가 오고, 심지어 나라가 망하더라도 지도자에 대한 신뢰감만 잃지 않으면, 뭉치고 노력하고 투쟁까지라도 해서 다시 일어날 수 있지만, 기본적인 신뢰감이 없으면 아무 희망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현재, 우리는 경제만은 살려줄 거라며, 무자격자를 대통령으로 뽑은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이제 국민들의 인내심도 그렇고, 우리 경제상황의 심각성 때문에라도, 이명박 대통령과 이 정부의 얼치기 짓을 용인하고 기다려 줄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 빠른 시간 안에 개과천선하고 획기적으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촛불과 불교계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들이 중대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이 살아온 인생역정과 언행들을 볼 때, 그가 스스로 개과천선해서 달라지기를 바라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대통령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해 볼 수 있는 건 그나마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스스로 많이 달라졌다고 말은 하지만, 대통령과 청와대 측근들의 잘못에 대하여 견제는 커녕 제대로 의견조차 못 밝히고 있는 것 같다. 그 이유는 한나라당이 "잃어 버린 10년" 이전에 체질화된 군사독재 권위주의 정치문화와 습성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라가 망하는 걸 막으려면, 한나라당내 의원 중에 이제부터라도 정신차리고 제대로 하겠다는 인물들이 나서서 발언하고 행동하기를 바래 본다. 

 

2008.09.04 10:25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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