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께

'아프간 재파병 요청 여부'와 관련하여 사실 확인을 요청합니다.

검토 완료

김종식(kbosco)등록 2008.08.08 19:21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획관께

기획관께서 오늘 오전에 평화방송 라디오의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인터뷰 하셨다는 뉴스를 늦게 접했습니다.  그 서두에 며칠 전 있었던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군의 아프가니스탄 재파병에 관련된 질문과 답변 있었습니다.  다음은 제가 확인한 그 내용입니다.

- 박형준 기획관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네. 안녕하십니까?

- 이번에 한미정상회담에서 아프간 재파병에 대해서 약간의 한미 간의 조금 뉘앙스의 차이가 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파병논의가 없었다, 이렇게 이야기했지만 부시 대통령은 비전투지원을 요청했다,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청와대의 정확한 입장은 좀 설명해 주시면요?
▶ 네. ①청와대의 분명한 입장은 공식요청을 받은 바도 없고②그 부분에 대해서 논의를 하지 않았다라고 하는 것이고요. 부시 대통령이 말한 것은 ③비전투적 분야에서의 지원을 언급했던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 부분에 대해서 논의가 이루어진 바는 없습니다.

- 요청은 받고 그 다음에 추가적인 논의는 없었다 그런 말씀입니까? 그럼..
▶ 우선 파병에 대한 논의가 없었고요, ④파병이라는 표현이 나온 적이 없고요. 비전투적 분야의 지원에 대해서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적이 있다, 그런 말씀입니다.


일반인들은 정상회담에서 있었던 논의의 내용을 발표된 자료와 성명문 그리고 기자회견에서의 질의응답을 통해서만 알 수 있습니다.  ‘아프간 파병 논의 여부’에 대해서는 두 정상이 기자회견에서 서로 다른 답변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다음 자료는 현재 백악관 홈페이지에 수록되어 있는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자료입니다.  기자회견 내용이 생중계되었고 그 동영상이 공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자료를 인용하는 것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말로 언급된 내용이 영어로 어떻게 전달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백악관 홈페이지의 기자회견 전문 현재까지 이대통령의 대답은 "We did discuss this issue"로 표현되어 있다. ⓒ 김종식


위 자료 중 관련 부분을 옮긴 내용입니다.

 QA question going out to President Lee.

Mr. President, .....(중략)

Lastly, did President Bush request President Lee to ㉮dispatch troops to Afghanistan?

PRESIDENT BUSH: You sound like the American press. (Laughter.)

PRESIDENT LEE: (As translated.) As for the last question, I think President Bush should be answering that question.
.....(중략)
As for ㉯Afghanistan and sending Korean troops, I think, again, President Bush should be able to answer that. But ⓐI can tell you that we did discuss this issue.

PRESIDENT BUSH: ㉰We discussed it. I thanked the President for the contributions that Korea has made to Afghanistan. And the only thing I talked to him about was non-combat help. ㉱I asked him to consider as much non-combat help as possible to help this young democracy.


우선 몇 가지 표현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프간 파병요청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은 (통역에 의해)  ㉮와 같이 dispatch troops to Afghanistan? 이라고 하여 군대(troops)에 관한 사항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dispatch'라는 단어에도 주목하고 싶습니다. 단순한 ‘sending' 보다는 조금 더 급박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답변을 통역하는 과정에서도 이 사항은 ‘sending Korean troops'이라고 한국군대의 파병과 관련된 사항임을 분명히 옮기고 있습니다(㉯).

㉰의 부시 미대통령 답변 중 처음 문장의 'it'은 분명히 이대통령의 답변 중 ㉯Afghanistan and sending Korean troops 를 대신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시대통령은 분명히 ‘파병(it=Sending Korean troops)을 논의하였다(discussed)’고 답변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We)가 했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문장에 의하면 'non-combat help'는 이를 부연설명하는 과정에서 등장할 뿐입니다. 이 답변은 기획관님의 인터뷰 답변내용 중 ‘②그 부분에 대해서 논의를 하지 않았다,’ ‘④파병이라는 표현이 나온 적이 없고’ 와 어긋나고 있습니다.

백악관 자료 중 ㉱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I asked him". 주어인 'I'가 부시 미대통령이고 목적어인 'him'은 이 대통령임이 분명할 것입니다.  'ask'를 '요청' 이외에 더 적당한 우리말로 번역할 수 있을까요?  "나는 이 대통령에게 ~을 요청하였다.” 그렇다면 기획관님의 인터뷰 답변 중 ①청와대의 분명한 입장은 공식요청을 받은 바도 없고 와는 다른 사실입니다.  '공식'이라는 표현이 혹시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양국 대통령 정상회담이 '비공식'적인 자리는 아니었을 것입니다.

물론 ‘아프가니스탄 재파병’과 관련된 사항은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에서도 제외되었고, 공동성명에도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두 정상이 함께 한 기자회견 자리에서 짧게 언급된 내용이 전부이며 그렇기 때문에 기자회견의 내용은 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기획관님께 다음 세 가지 사항에 대해 문의하고자 합니다.

먼저,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청와대의 공식입장이라고 기획관께서 인터뷰하신 내용과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부시대통령의 답변 내용은 중요한 몇 가지 사항에서 서로 어긋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알고 싶습니다.  또한 사실관계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과 백악관의 입장이 서로 다르다고 할 때, 이에 대한 조치 방안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두번째, 문제가 되었던 표현 'non-combat help'를 기획관께서 답변 중에 ‘③비전투적 분야에서의 지원’ 이라고 표현하신 것을 공식적인 입장으로 이해해도 되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백악관 홈페이지의 자료에는 밑줄 친 ⓐI can tell you that we did discuss this issue. 가 기자회견 후 이틀이 지난 현재까지도 그대로 되어 있습니다.  동영상 자료 등을 통해 재차 확인한 이 대통령의 답변은 “그런 논의는 없었다”인데, 이 자료를 번역하면 “그런 논의를 하였다”가 되어 버립니다.  통역의 잘못된 것인지 단순히 홈페이지에 옮겨진 자료의 오타인지 확인할 수 없습니다.  어느 경우에도 이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대응하실 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마땅한 매체를 찾지 못하여 시민기자로 있는 ‘오마이뉴스’를 통해 질문을 드립니다.  혹시 기사화되었을 때 기획관님의 답변을 기대합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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