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에서 만난 사람들 "MB, 정신 차려라!"

이명박 안티 카페 회원부터 촛불집회 수배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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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rightwrite24)등록 2008.07.24 16:07

사진 찍으면 안 되는데... '안티MB카페'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 김정욱

23일 오후 7시 30분에 열린 '주권재민과 정교 분리, 헌법 수호를 위한 시국문화제'가 한창인 조계사에서 '광우병 촛불시위 수배자 농성장'을 찾았다. 천막 두 개를 붙여 만든 농성장은 좁은 공간에 수배자들의 빨래와 생활용품 등이 가득해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그곳에서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이하 안티MB카페)의 운영진인 닉네임 '용달맨'(41·남)을 만났다. 그는 카페 운영진으로서 촛불 집회의 방향설정과 건전한 촛불 문화제 정립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30일 안티MB카페 부대표인 백은종씨에게 체포 영장이 발부되고 난 뒤부터 그는 이 농성장에서 지내고 있다.

 

'용달맨'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민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당신이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길 바란다"고 목청을 높였다. 또한, 현 정부의 종교편향 문제나 촛불시위 진압 형태를 비판하며 "지난 2002년 서울시장 선거 때 이명박을 찍었던 것이 내 인생 최대의 실수"라고 밝혔다.

 

"처음 왔어요... 다음 아고라 보고 왔어요"

 

부처님, 자비를 베푸소서 시국문화제 전부터 조계사 대웅전에 모여 절 올리는 불자들 ⓒ 김정욱

조계사 불자인 이숙희(47)씨는 대웅전 앞에서 문화제를 관람 중이었다. 이씨는 "불교인으로서 불교 측에서 이 정부의 기독교 편향에 대해 목소리를 낸 것은 잘한 일"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이 대통령이 '나를 따르라' 식의 구시대적 사고를 갖고 있다고 본다"며 "국민의 모든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정책을 펴기가 어렵겠지만, 정부는 '대세'마저 거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계사 15년 불자라는 전아무개(46)씨. 전씨는 촛불 시위 수배자 7인에 대해 "몸 버려가며 나라를 위해 애쓴 분들인데, 몸 버린 만큼 국민이 그들을 지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계사에 처음 왔다는 김행수(37)씨는 "마음이 참 아프다"란 말로 방문소감을 대신했다. 김씨는 19일째 농성 중인 수배자들을 바라보며 "저들을 수배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저들은 국민의 뜻과 마음을 행동으로 직접 보여주고 도와준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는다는 건 정말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김씨는 정부의 소통방식과 언론에 대한 태도를 비판했다. "KBS나 YTN 낙하산 인사문제를 봐도 이 대통령과 정부는 귀를 막고 있는 꼴"이라며 "다가오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와 부시 미 대통령 방한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 덧붙였다.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남편과 함께 나온 김재선(34)씨는 "다음 아고라를 보고 찾아오게 됐다"고 했다. 조계사에 오기 전 청계광장에 갔었다는 김씨는 "청계 쪽은 일반시민들이 참여하기 힘든 상황인 것을 확인하고 조계사로 발걸음을 옮겼다"며 "이곳은 분위기가 참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 정부의 747 공약이나 학교자율화 정책, 의료 민영화,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 등 대부분의 정책들을 반대 한다"고 했다. "촛불을 든 우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정말 안타깝고 그것으로 인해 큰 상처를 받는다"는 김씨는 "현재 많은 문제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언론의 독립성 보장"이라고 강조했다.

 

언제 한 번 더 활짝 웃을까 김동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조직팀장과 가족, 지인들의 모습 ⓒ 김정욱

덧붙이는 글 | 김정욱은 <오마이뉴스> 8기 인턴기자입니다.

2008.07.24 15:50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김정욱은 <오마이뉴스> 8기 인턴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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