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택 후보 토론회 불참도 ‘MB 따라하기’?

잇따른 학부모, 시민과 소통 외면 닮은 꼴 행보 ‘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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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현(juleum)등록 2008.07.22 22:36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기호1번)가 교육, 시민단체 등이 주최한 정책토론회에 잇따라 불참하면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정책 대결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이는 가운데 학부모와 시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자신의 정책을 겨누는 장인 토론회에 2강으로 꼽히는 공정택 후보가 빠지는 것은 “최소한의 의사소통조차 거부한 것”이라는 비판이다.

22일 오후 불교계에서 주최한 서울시교육감 선거 토론회. 이 토론회에서도 공정택 후보의 얼굴을 볼 수는 없었다. ⓒ 교육희망 윤근혁


정책토론회서 얼굴 볼 수 없는 ‘공정택 후보’

22일 하루에만 2개나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를 찾아볼 수 없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좋은교사운동, 한국학교복지사협회,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등 5개 단체가 꾸린 ‘서울교육감 시민선택’이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정책토론회를 열었지만 공정택 후보만 불참했다.

처음 토론회를 7월17일로 잡았던 주최측은 공정택 후보 쪽에서 “후보등록일자인 15일 이전에는 일정을 잡을 수 없다”고 해 후보의 일정을 배려해서 날짜를 잡은 터였다.

당일 정책토론회 순서도 공정택 후보를 맨 뒤에 배치해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도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나머지 김성동, 박장옥, 이영만, 이인규, 주경복 후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40분의 시간에 패널들의 질의에 답을 하는 식으로 자신의 정책과 교육 소견을 밝혔다.

김진우 서울교육감 시민선택 간사는 “최우선적으로 일정을 반영하겠다고 배려했음에도 토론회를 위한 40분의 시간도 내지 않겠다고 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는 조치”라며 “스스로 공약한 학부모와의 소통을 거부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정책 검증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조계사 안에 있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교사불자연합회와 교법사단 등이 주최하고 불교정책기획단이 주관해 ‘교육감 후보 초청토론회’가 열렸다. 이때도 공정택 후보는 보이지 않았다.

반면 5명의 후보는 모두 참여해 2시간30분 동안 사회자와 참석한 시민의 질의 응답으로 자신의 정책과 공약을 설명했다.

공정택 후보의 이런 행동은 예비후보 때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4일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와 인터넷 매체 <에이블뉴스>가 함께 연 ‘장애인교육분야’ 정책토론회에서도 당시 7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불참했다.

공정택 후보와 함께 당초 불참 예정이었던 박장옥 후보는 그 때 “아침에 일정을 확인하고 중요한 것 같아 급히 참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6명의 예비후보는 “장애인교육보장”이라는 한 목소리를 냈다.

교육, 시민단체 토론회 ‘안 가고’ 대한노인회 토론회 ‘가고’

토론회에서 공정택 후보 얼굴을 볼 수 있는 것은 빨라야 오는 25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하는 방송토론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3일 참여연대와 인터넷 매체인 <오마이뉴스>가 여는 정책토론회에도 공정택 후보는 불참이라고 통보했다. 24일 예정된 케이블TV 토론회와 25일 밤 예정된 EBS 토론회도 참석여부가 미지수다.

공정택 후보가 유일하게 참석한 토론회는 지난 21일 (사)대한노인회서울특별시연합회가 연 소견발표회였다.

22일 오후 토론회를 담당한 김수일 불교정책기획단 정책실장은 “유세활동에 저념하고 토론회 참석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공 후보쪽에게 들었다”며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자산과 맞는 성향에게만 자신을 노출하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공정택 후보의 토론회 행보는 지난해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시 이명박 후보가 취했던 행보가 닮아 있어 “교육정책도 모자라 토론회 불참도 따라하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당시 이명박 후보도 각 시민단체에서 주최한 토론회에 거의 참석하지 않았으며 자신을 지지하거나 성향이 맞는 단체만 찾아가 인사하는 선거 전술을 폈다.

공정택 후보 공보실 관계자는 “당연히 참석은 하고 싶으나 도저히 일정상 소화할 수가 없다. 시간도 분단위로 쪼개서 쓰고 있고 인터뷰도 쇄도해 펑크날 때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명박 후보와의 닮은꼴에 대해서는 “억측이고 끼워맞추는 거다”고 잘라 말하며 “여전히 전화인터뷰를 하고 있으며 25일 토론회에는 참석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공정택 후보는 이번 선거 공약에 “시민과 학부모의 말씀에 항상 귀 기울이겠습니다”라며 △시민 참여 교육감 직속 ‘서울교육발전자문회의’ 설치 △시민과 학부모의 정책 제안 제도 운영 및 정책 모니터링제 실시 △학부모센터 설치 등을 내세웠다.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는 성명을 내 “학부모는 언제나 의사소통의 창구에 목마르다. 교사, 학생, 관할교육청, 교육부 등 자녀교육에 답답한 일이 생길 때 어디하나 속 시원하게 하소연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최초의 시민 직선 교육감에 거는 기대가 그래서 더 크다”며 “토론회를 통한 학부모와 시민과의 최소한의 의사소통조차 거부하면서 무슨 소통을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주간<교육희망> 인터넷판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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