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6월을 보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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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 완료

이철원(prmt)등록 2008.07.21 16:37
87년엔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쳤지만
08년엔 청와대가 바리케이드를 쳤다.

87년엔 명동성당 너머로 여고생이 도시락을 던지더니
08년엔 청와대담 너머로 여중생이 해고장을 던진다.

87년엔 권력자가 주인인척 하다가 진짜주인에게 혼이 났고
08년엔 권력자가 머슴인척 하다가 원래주인에게 혼쭐이 난다.

87년엔 지랄탄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았지만
08년엔 촛불은하수가 밤거리를 수놓고 있다.

87년엔 애국청년과 선봉대가 전방을 지키더니
08년엔 촛불소녀와 유모차가 선두를 행진한다.

87년엔 동지로 만나서 연인이 되었지만
08년엔 연인으로 와서 동지가 된다.

87년엔 공무원아버지가 아들의 손을 잡고 말렸지만
08년엔 공무원노조에서 아들의 손에 촛불을 나눠준다.

87년엔 독재권력 언론통합이 민중의 눈과귀를 가로막더니
08년엔 독점권력 밀실운하가 국민의 불운하에 막혀버렸다.

87년엔 가짜권력 군화발이 조중동을 장악하더니
08년엔 거짓언론 조중동이 국민들을 장악하려 한다.

87년엔 삼청대 보안사로 군기를 잡더니
08년엔 고소영 강부자로 덜미를 잡히고 있다.

87년엔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더라’며 은폐하더니
08년엔 ‘책상에 죽치는 0교시 자율학습’으로 기만하고 있다.

87년엔 독재연장 물고문에 망해가더니
08년엔 독재연습 물대포로 망해간다.

21년의 시간은 같고도 다르건만
예나 지금이나 오로지 변하지 않는 것은
아스팔트 위의 6월은 여전히 뜨겁다는 것
민주주의가 결국에 승리한다는 사실이다.

거리의 숫자가 1만이든 100만이든
집에서 일터에서 함께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오늘도 외친다.
“어둠은 언젠가 빛에 의해 사라진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하여,
우리들은 아직도 6월을 보내지 아니하였다“
덧붙이는 글 보도물도 아니고 시라고 하기에도 어정쩡해서 그냥 '사는이야기'로 합니다.
(분류나 제목, 관련사진 등.. 편집진이 알아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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