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쓰나미에 한나라당 '망연자실'

6·4강동구청장 선거 결과 분석

검토 완료

강현숙(kang7891)등록 2008.06.11 18:14

투표함 6월 4일 치러진 재보궐선거 개표 현장에 줄선 투표함 ⓒ 강현숙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에 따른 성난 촛불민심이 이번 6·4 재보궐선거를 심판했다. 지난 6월 4일 치러진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낙제수준이었다. 경제를 살리겠다던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번 참패로 책임론과 함께 청와대 전면 개편을 포함한 대대적인 인적쇄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대선, 총선 연패의 늪에 빠져 있던 통합민주당은 최대 격전지 서울·수도권에서 승리함으로써 이를 발판으로 야권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6·4일 치러진 강동구청장 선거 및 서울시의원(제3선거구) 선거 모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선거 동별 득표 현황 분석을 통해 강동 지역 정치 풍향을 알아봤다.

투표 결과 6월 4일 강동구청장 및 서울시의원 선거 결과 ⓒ 강현숙


◇이해식 ‘4년전 패배 설욕’

20%대를 넘지 않는 낮은 투표율로 인해 결국 당대당 조직선거 대결 양상을 보였던 이번 강동구청장 선거는 한나라당 승리로 가볍게 끝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민주당측은 선거 초반부터 한나라당 구청장의 중도사퇴에 따른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맹공세를 가했다. 그런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장중웅 후보가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쇠고기 민심이 격양되면서 선거운동 후반으로 갈수록 강동구청장 선거는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안개 속을 걸었다.

이번 선거 뜨거운 감자였던 강동구청장은 선거 결과, 통합민주당 이해식 후보가 총 투표수 8만5256표 중 4만5239표(53.32%)를 얻어 3만3574표(39.57%)를 얻은 한나라당 박명현 후보를 가볍게 누르고 당선됐다. 예상외의 큰 표차였다. 이에 따른 한나라당의 충격도 크다. 강동구 갑·을 국회의원을 포함해 비례대표 2명, 시의원까지 한나라당 일색인 현재 강동구의 정치적 토양을 감안한다면 민주당 후보의 선전은 이변에 가까운 결과다.

선거 결과, 이해식 당선인은 강일동, 명일2동, 둔촌1동을 제외하고 모든 동에서 승리를 거뒀다. 부재자 투표에서 앞선 한나라당 박명현 후보는 개표가 시작되면서 가장 먼저 전통 한나라당 텃밭으로 알려진 명일1동에서 패배, 일찌감치 판세를 갈랐다. 이는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논란에 성난 민심이 반한나라당 표심으로 이어지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천호동 투표소의 경우 6시 이후 투표 마감시간인 8시까지 직장인 등 젊은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소를 찾았다고 한다. 게다가 한나라당 공천 탈락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장중웅 후보가 명일1동, 길2동에서 적잖은 표를 잠식하면서 민주당 이해식 후보의 당선을 도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1일 이마트 앞에서 발생한 김충환 국회의원 시민폭행 논란이 불거지면서 표류하고 있던 표심이 한나라당에 등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부영 전 민주당 의원 보좌관 출신인 이해식 당선인은 2004년 강동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의 고등학교 선배인 신동우 후보에게 패배, 4년만에 재기에 성공했다. 이로써 10여년만에 여야가 교체됐다.

◇뉴타운 천호1·3동의 파워

서울시의원 선거가 열린 강동구 제3선거구(천호1~4동)에서 통합민주당 양준욱 후보가 1만385표(55.19%)를 얻어 6977표를 얻는데 그친 한나라당 김흥구 후보를 예상외의 큰 표차로 압승을 거뒀다. 특히 민주당맨으로 알려진 양준욱 후보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배대열 전 시의원에게 패배해 지난 2년간 설욕을 다짐하면서 지역구 관리에 힘써 왔다. 부재자 투표에서는 한나라당 김흥구 후보가 앞섰지만 선거 결과, 양준욱 당선인은 천호1·2·3·4동 전 동에서 압승을 거뒀다. 지난 4·9총선에서 천호동 지역 지지도가 급락했던 민주당측은 1만표만 얻으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 총선 때 갈라진 민주당 내 조직을 재정비하는데 초점을 두고 선거운동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천호1·3동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또한 한나라당 배대열 전 시의원의 중도사퇴로 치러지는 선거인만큼 한나라당은 이에 따른 책임론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 선거 판세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 김흥구 후보는 지난달 27일 초등학교 동문회 임시총회에 참석한 가운데 강동선관위는 지난달 동문회 자리에 특정 후보자를 참석시키고 동문회 홈페이지에 후보자를 선전하는 문구를 게시한 것이 문제가 돼 동문회장을 비롯한 간부 4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동문회에 참석한 30명 전원에게 과태료를 부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서울동부신문(2008년 6월 11일 681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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