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토크쇼라더니, 온가족이 함께 봐?

석가탄신일 오후 1시 KBS 2TV '샴페인' 재방송

검토 완료

최연(mozzzzz)등록 2008.05.15 11:05
 

 석가탄신일인 월요일 점심 때 쯤 집에서 TV를 보고 있었다. 공휴일이고 해서 뭐 재미있는 것 없나하고 이리저리 채널을 돌렸다. 마침 KBS 2TV에서 처음 보는 오락프로그램 ‘샴페인’ 재방송을 하고 있었다. 연등회 중계방송만 나오던 차에 잘됐다싶었다. 그런데 두 번째 코너인 ‘샴페인토크’를 시청하고 있다가 뭔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샴페인토크’는 부부리얼 토크쇼라는 간판을 내걸고 부부 생활에 대해 기혼자들이 체험담을 이야기하는 코너이다. 샴페인의 원래 방송시간은 토요일 밤 11시 25분이다. MC인 신동엽은 시작할 때 ‘공중파 최초로 19금 토크지만 생각이 있는 아이들이 알아서 잘 조절해서 볼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토요일 밤 11시 정도라면 부부 리얼 토크를 해도 무리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류의 방송이 가족이 다 모인 공휴일 낮 시간 때에 그것도 공중파에서 해도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KBS 2TV 오락프로그램 '샴페인' 신동엽과 신봉선이 진행하는 오락물로 지상파의 수위성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 최연

 

 
 아래는 석가탄신일날 재방된 5월 10일 토요일 방송분 내용이다. 개그우먼 김지혜가 결혼하게 된 사연을 소개하면서 낯 뜨거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김지혜는 박준형과 차에서 키스를 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차에서 박준형이 키스 다음 단계(?)로 가려고 해서 자신이 거부하자 나중에는 팔꿈치로 무엇인가 시도하려고 했던 것을 몸으로 재현까지 했다. 충분히 성적으로 연상할 수 있는 적나라한 동작이었다.

 

 특히 정력제에 대한 내용이 5분간 계속 되면서 시청자들의 얼굴을 붉히게 했다. 김지혜가 배우자인 박준형에게 정력제를 권했더니 박준형이 미안하다고 하며 헬스장을 다녔더라는 식의 내용이었다. 또 거기에 개그맨 김수근은 와이프가 정력제를 챙겨주지는 않고 장인어른이 챙겨주더라고 하니 김지혜가 25살 밖에 안됬는데 아직 필요없다는 충고를 해주는 이야기가 이어졌다. 특정 정력제의 이름이 거론되는가 하면 정력제를 대신할 만한 섹시한 속옷, 스태미너 음식 등이 좋다, 테크닉보다는 배려, 매너가 우선이라며 성관계를 충분히 연상시킬 수 있을만한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공중파의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다. 하지만 시간대는 생각을 해서 프로그램을 편성해야 한다. 선정성 논란에 있는 프로그램을 낮 1시에, 그것도 공휴일에 재방송 한다는 것은 공영방송인 KBS가 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케이블의 수위가 높아진다고 해서 공중파의 수위가 도를 지나쳐서는 안된다. 온가족이 함께 보아도, 아이들끼리 보아도 낯 뜨거운 일이다. 

 

2008.05.14 10:40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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