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대게축제에 영덕대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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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현(doldosa111)등록 2008.04.30 15:08

 

“영덕대게축제에 영덕대게 없다?” 영덕대게축제장의 모습 ⓒ 정태현

 

최근 지역축제에서 판매되는 수산물 가운데 아예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거나 일부는 수입산을 국산으로 속여 팔고 있지만 관련기관은 축제 분위기를 흐린다며 눈감고 있어 공정한 거래질서로 어업인과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도입한 원산지표시제가 겉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4월 울진군과 영덕군은 대게와 물가자미 등 지역의 특산품인 수산물 홍보를 위한 축제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러한 행사로 지역 상권은 모처럼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다. 인근지역은 물론이고 멀리 대구, 부산에서도 대게를 맛보거나 구입하기 위해 몰려들어 주변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으며 행사장은 인산인해였다.

 

“영덕대게축제에 영덕대게 없다?” 영덕대게축제장에서 대게를 판매하고 있는 모습 ⓒ 정태현

하지만 이러한 축제에서 판매된 각종 수산물이 국산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관광객은 드물다. 지난 11일 영덕 강구면 삼사해상공원에서 열린 대게축제장에 원산지표시를 한 수족관은 겨우 한 곳에 불과했는데 이곳도 믿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원산지를 ‘영덕대게’라고 표시한 D수산 최 모 씨는 “이 많은 사람들에게 부족한 영덕대게로만 장사를 할 수 있느냐”며 이해를 구하고 영덕대게가 아님을 실토했다.

 

평소 대게 수급은 인근의 포항, 구룡포 등지에서 공수하지만 이것도 비싸다는 이유로 수요가 급증하는 축제기간에는 미리 값싼 러시아산을 대량 수입해 유통한다는 것이다. 또 일부상인들에 의하면 축제에 맞춰 미리 1백20톤이 들어왔다고 귀뜸했다.

 

“영덕대게축제에 영덕대게 없다?” 수족관에 원산지표시가 없다 ⓒ 정태현

문제는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고 국산인양 판매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관광객은 영덕대게인줄 알고 구입하는데 판매상은 물량부족으로 러시아산을 섞어 판매한다는 이야기다.

 

이로 인해 전국 최대 물량을 자랑하는 구룡포수협 위판장에 영덕상인들의 발길이 뚝 끊어졌고 위판가격도 오히려 하락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가격경쟁에서 수입산에 밀린 것이다.

그러나 직접 잡은 대게를 직접 판매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수연 회원들이 운영하는 수족관은 영덕대게임을 증명하는 딱지가 붙어 있는 대게들이 수족관에 우글거렸다.

 

하지만 지역 상인들이 판매하는 대부분의 수족관이나 진열장에는 국산, 또는 영덕대게라는 표식도 없지만 수입산이라는 표시도 없었다.

 

“영덕대게축제에 영덕대게 없다?” 유일하게 원산지표시를 한 수족관, 그러나 이마저도 취재결과 형식적 표시였다 ⓒ 정태현

해경 관계자는 “원산지 미표시, 국내산으로 허위표시 또는 수입산과 국산을 혼합해 전시하거나 보관함으로서 소비자들을 현혹 시키는 행위 등은 철저한 단속대상이지만 축제라는 행사로 묻혀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게 어업인 김 모 씨는 “수입 수산물의 국내산 둔갑 행위가 지역 수산물홍보를 하는 축제장에까지 나타나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해 어업인들도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파렴치한 행위”라며 관계당국의 강력한 단속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수산물품질관리원 포항지원 김 모 씨는 “해경과 자주 단속을 하고 있고 교육도 하고 있는데 축제라서 소홀히 했다”며 애써 궁색한 변명만 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글은 5월 2일자 한국수산경제신문에도 송고합니다

2008.04.30 15:02 ⓒ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글은 5월 2일자 한국수산경제신문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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