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눈 오산하, 눈물연기로 객석 장악

뮤지컬 ‘우리 동네’서 ‘선영’역할로 데뷔무대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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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석(bluedaniel)등록 2008.04.07 14:25

무명의 뮤지컬배우가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1938년 퓰리처상에 빛나는 손톤 와일더의 원작 ‘our town’을 한국적으로 각색한 뮤지컬 ‘우리 동네’에 여주인공 ‘선영’으로 출연중인 뮤지컬 신예 '오산하'다. 

 

그녀는 이번 공연을 통해 찾아낸 최고의 헤로인이었다. 지난 6일 저녁 오산하의 뮤지컬 데뷔무대, 하얀 소복을 입은 그녀가 극중에서 펑펑 울었다. 애를 낳다가 죽은 자신의 영혼이 가족 곁을 떠돌다가 복받쳐 쏟아진 눈물이었다. 감정에 몰입한지 불과 5초 남짓 흐른 시간, “엄마 나 좀 보라고요”라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흐느끼던 오산하의 눈물이 터져 객석을 삼켰다.

 

그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배우가 아니었다. 지난 2003년 1집 음반 ‘러블리 걸’로 가수 데뷔에 이어 ‘마법전사 미르가온’, ‘연어의 꿈’,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몇 가지 질문’ 등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연기력을 다져왔다.  

 

오산하는 무척 ‘슬픈 눈’을 가진 배우다. 울어달라고 주문하면 몇 초 만에 눈물을 쏟을 것처럼 보였다. 김성수 연출은 “감정이입이 빠르다. 천상 ‘선영’역할로 타고난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소속사를 거치지 않고 김 연출이 직접 작품 출연을 권고했다는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잘 운다. “우스개 소리로 한이 맺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듣는데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겉보기와 달리 연예인 생활이 절대 쉬운 게 아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

 

한편으론 이런 칭찬일색에 오산하는 마음이 무겁다. “역시 노래가 가장 힘들어요. 지르고 싶어도 실수할까봐 걱정돼요. 자꾸 예쁘게 부르려고 하는 것도 문제거든요. 공연이 끝날 쯤에는 정말로 ‘뮤지컬배우 다 됐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지난 2006년 시작해 현재 대학로 창조홀에서 여섯 번째 앵콜공연 중인  ‘우리 동네’가 장수 뮤지컬을 꿈꾸는 것처럼 오산하 또한 반짝이는 스타가 아닌 사람들의 가슴 속에 오랫동안 기억되는 배우가 되길 기대한다.  

 

한편 뮤지컬은 '우리동네'는 인간의 죽음을 통해 소소한 삶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가슴 따뜻한 작품으로, 강규영 작곡가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서정적인 곡들이 돋보인다.

덧붙이는 글 | 한의신문에도 게재됩니다

2008.04.07 14:29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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