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증가 어떻게 볼 것인가?

텔레비전 다큐멘터리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

검토 완료

이인우(occult)등록 2008.03.15 11:20
최근 신문지상에서 “인기연예인들의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도전”에 관한 기사를 자주 접하게 된다. 이전까지 전문 성우나 아나운서가 진행하던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을 일반 연예인들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이 최근의 두드러진 현상만은 아니다. 이전부터 가수 유열, 이문세, 배철수, 탤런트 최불암씨 등이 다양한 작품에서 내레이션을 맡아 신선한 느낌을 시청자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 시청자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과정에서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면서 “아! 신선하네~~~” 혹은 “똑같은 목소리보다 새롭다!” 등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요즈음의 경향을 보면 방송 이전에 보도되는 뉴스의 내용을 통해 내레이션으로 참여한 연예인의 소식을 전하면서 홍보를 동시에 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연예인을 내레이터로 기용하면서 프로그램의 내용과 가치보다는 오히려 내레이션을 담당한 연예인에 초점을 맞춘 방송 프로그램 홍보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방송은 내용과 그것이 가지는 본래의 목적이 잘 드러나야 하고 그것을 인지한 시청자가 시간을 기다려 시청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함에도 최근의 이 같은 연예인을 앞세운 다큐멘터리 홍보는 이쯤에서 재고되어야 할 사항인 듯하다.

최근의 가장 눈살을 찌푸리게 한 예로 지난 2월 20일 방송된 KBS 수요기획 '금메달을 향해 뛰어라-대륙의 올림픽 꿈나무들'에서 내레이션을 담당했던 영화배우 김정은의 사례를 들 수 있다. 그간 한 번도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담당해 보지 않은 김정은씨가 발탁(?)된 사연은 당시 한창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순간>의 주인공으로 출연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을 프로그램과 연관시켜 영화의 인기를 이용해 수요기획 프로그램의 홍보에도 이용해 보고자 하는 지극히 의도적인 제작진들의 짧은 생각이 안타깝기만 하다.

방송은 프로그램의 내용과 구성 그리고 그것이 가지는 가치에 있으며 제작자는 그것을 중심으로 시청자들에게 홍보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의 다큐멘터리 홍보형식의 한 형태가 되어 버린 듯한 “연예인 성우기용”이라는 측면은 다큐멘터리를 버라이어티 오락 프로그램으로 오인하게 하는 우를 범하고 있음에 다큐멘터리 제작자는 앞으로 더욱 신중한 내레이터의 기용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 연예인들의 다큐멘터리 내레이션 담당 사례

KBS 1TV : 600년의 비전(秘傳) 국새(國璽) - 탤런트 김영철
KBS 1TV : 6부작 차마고도(茶馬古道) - 탤런트 최불암
MBC : 창사특집 HD다큐 3부작 갠지스 - 개그맨 김용만
MBC : 창사특집 HD 자연 다큐멘터리 ‘탕가니카의 침팬지들’ - 탤런트 유준상
SBS : SBS스페셜 '용서...그 먼 길 끝에 당신이 있습니까?' - 영화배우 김혜수
MBC : MBC스페셜 :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 탤런트 노주현
EBS 자연다큐멘터리 : 흙 - 탤런트 최불암
KBS 1TV : '수요기획' '금메달을 향해 뛰어라-대륙의 올림픽 꿈나무들' - 영화배우 김정은
SBS 희망다큐 '무지개' - 최수종, 박수홍, 정은아, 최화정, 유열 (목소리 기부)  등
덧붙이는 글 필자가 운영하는 네이버 카페 "기록적인 삶 [다큐]"에 함께 게재 합니다.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