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엔 풍년 들겠다

위정자들께 부탁합니다

검토 완료

김옥자(ok0926)등록 2008.03.04 16:20
때 아닌 함박눈이 서울을 뒤덮었다.
아침 출근 시간까지만 해도 햇살이 조금 비치더니, 회색 하늘이 무겁게 내려 앉아 비가 오시려나싶더니만 보기에도 탐스런 춘설이 내린다.
긴 가뭄에 산불이 잦고 어디든 불씨만 닿으면 화마가 혀를 날름거리더니 듬뿍듬뿍 내리는 눈이 번거롭기는커녕 반갑기가 이를데없다.

시내 출장을 가느라 걸어가도 될 만 한 거린데 택시를 탔다. 그 짧은 거리를 가는 동안 택시 기사는 빽미러로 나를 힐끔 보더니 말을 걸어왔다.

“농사짓는 사람들은 이맘때 눈이 오면 해갈한다고 좋아라했는데, 서울사람들은 질척거린다고 싫어하니 차암.”
“운전하시는 분들도 차 더러워진다고 싫어하시던데요.”
“딴 사람은 그럴지 몰라도 저는 안 그렇습니다. 우리 아버지께서 농사를 지으시거든요.”
“예, 그럼 올해는 어르신께 밀농사를 지어보시라고 해 보시지요.”
“이미 상의를 해 봤지요, 그런데 그게 이론적으로는 그럴싸한데, 아버님이 늙으셔서 혼자서는 어렵고 농기계는 비싸고 사람을 사려면 인건비 때문에 오히려 적자지요. 나부터도 이렇게 나와 있으니 시골에 젊은이가 있어야 말이지요.”

사람들은 도회지로 떠나고, 시골 땅은 서울의 돈 많은 사람들이 잠식을 하고 있다. 그나마 잠식한 땅을 농사라도 지으면 좋으련만 멀쩡한 땅을 묵히고 있으니 돈 묶어 놓아 손해요  땅이 놀고 있으니 이 또한 손해인지라 오늘날 먹을거리 비상이 걸린 것은 우리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새 하늘이 열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기대에 차 있던 국민들, 새 정부가 들어선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공무원들의 뒷공론으로 인해 국민들의 어깨는 처지고 불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날로 치솟는 유류 값 인상이나 곡류 값 인상으로 서민들은 이러다가 정말로 밥 먹는 것을 걱정해야하는 것은 아닌지 극도로 불안해하고 있다.

국가가 잘 살지 못하면 국민이 고달프고 국민이 고달프면 사회가 불안정할 것이며 사회가 불안정하면 가정이 순탄치 못할 것이고 가정이 순탄치 못하면 나의 영광, 곧 개인의 영광도 없을 것이다.

새 정부의 일꾼으로 나설 사람들이나 그 사람들을 심의하는 사람들까지도 지금 갑론을박 할 때가 아니라, 내 개인의 자존심이나 욕심을 앞세울 때가 아니라, 우리를 생각해야한다. 진정 우리를 생각해 주길 서설이라고 일컬어지는 춘설을 바라보며 하늘에 빌어본다.

서설         시:김옥자

설 지나
우수도 지났건만
백설기 같은 흰눈을
후하게도 뿌리신다
설설 뿌리신다
춘설은 서설이라
무자년은
풍년지겠다

정해년 열두 번째
열아홉 설레는 마음으로
사람 인자 새겨진 인장
성심으로 눌렀으니
착하신 우리 백성
오만 근심 내려놓고
서설의 선한 덕으로
웃음 풍년지려나

이제사 대한민국 오천 만의 얼굴에
덧붙이는 글 물가 인상에 착잡한 심경을 국운을
비는 시 한 수와 함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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