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팀의 총선전략과 한반도대운하의 숨겨진 발톱

'꼭 해서는 안 될 일'을 억지로 추진하면 국가적 재앙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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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영(chogalma)등록 2008.02.16 16:46
이명박팀의 총선전략과 한반도대운하의 발톱
‘꼭 해서는 안 될 일’을 억지로 추진하면 국가적 재앙 초래

조길영
국회환경포럼 정책실장/울산대학교 생명화학공학부 겸임교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라 한다)의 ‘한반도대운하추진티에프팀(이하 “티에프팀”이라 한다)’은 지금 크게 당황하고 있을 것이다. 인수위 출범 전에 실시한 몇몇 국민 여론조사는 찬성과 반대가 거의 반반 수준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몇 여론조사에서는 반대가 찬성보다 적게는 10퍼센트에서 많게는 20퍼센트까지 높게 나왔다. 작금 상황은 티에프팀에게 갈수록 전세가 불리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이명박 당선인의 리더십으로 봐서 티에프팀을 크게 질책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작금에 티에프팀이 조용한 이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금에 티에프팀이 반대진영을 향해 적극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숨은 이유는 무엇일까? 인수위 출범 직전에 티에프팀은 ‘한반도대운하추진특별법’을 제정하여 1년 내에 착공하고, 4년 내에 준공까지 하겠다는 불타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그들의 기가 꺾인 것일까? 티에프팀은 이명박정부의 보이지 않는 ‘총선전략기획팀’이 내린 전략에 입각하여 ‘대운하발톱’을 숨긴 채 다양한 전술을 개발하고 있을 것이다. 머지않아 단계적으로 그 발톱의 실체가 드러날 것이다. 
 
그 실체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까? 4.9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압승을 거두면, 티에프팀은 ‘한반도대운하특별법’ 제정을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할 것이다. 5월30일 출범할 제18대 국회는 6월 임시회에 특별법 제정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할 것이다. 이때부터 원내외에서 찬성과 반대진영의 불꽃튀는 홍보전과 실력행사가 펼쳐질 것이다. 티에프팀은 ‘초반 기세 싸움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절박함을 잘 알고 있기에 일대회전을 앞두고 지금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총선 압승 위해 이이제이 전법 구사할 것

작금에 티에프팀은 자신들의 위상과 역할을 제고하기 위해 반대진영에 맞설 대대적인 홍보전과 조직대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티에프팀이 직접 나서기보다는 이명박 후보시절 외곽조직인 ‘한반도대운하연구회’기 주축이 되어 일종의 국민참여 운동방식을 이끌고갈 어용조직 결성을 서두르고 있다. 그 이유는 오는 4.9총선에서 과반의석 아니 개헌선에 가까운 200석 내외의 의석을 확보하려는 이명박정부가 반대진영의 직접적인 화살을 피하면서 선거전에서 이이제이(以夷制夷)를 위한 전국민적 세력 확대를 꾀할 수 있는 양수겸장의 전술이기 때문이다.

오는 2월 25일 이명박정부가 출범하면 대통령 직속의 티에프팀을 확대개편하고, 총선이 끝나면 대운하를 구체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관련부처 합동회의체’ 비슷한 것을 구성할 것이다. 국내외 투자자와 관련 회사들을 초청하여 각종 이벤트도 기획할 것이다. 대운하가 완공되면 국운이 융성하고 선진 강국으로 가는 기틀이 마련될 것이라는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칠 것이다. 그 강도는 지금까지 한 것보다 몇 십 배 강력할 것이다.

국회의원을 ‘대운하특별법’ 제정 거수기로 동원할 것

그래서 국민들은 누구 말이 맞는지 갈수록 헷갈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세가 역전되면 반대진영의 목소리는 ‘반대를 위한 반대’로 국민들에게 들릴 것이다. 바로 이때 여당 국회의원들을 기존 관련법을 묵살한 ‘한반도대운하특별법’ 제정을 위한 거수기로 동원하라는 명령이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전망은 지극히 불투명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지루한 공방전은 끝날 줄 모르고, 그 와중에 국력의 분산과 낭비, 나아가 심각한 국론 분열로 대한민국호는 타이타닉과 같은 무모한 항해를 계속할 수도 있다. 한나라당 정권이 망하는 것은 고사하고 대한민국의 운명 자체가 풍전등화의 나락으로 굴러떨러질 수도 있다.

국민이 갈구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큰 귀와 민주적 리더십 필요

이명박 당선인이 즐겨 읽었다는 제임스 번스 교수의 “역사를 바꾸는 리더십”에서 번스 교수가 독자들에게 역사를 그릇된 길이 아닌 올바른 길로 바꿀 수 있는 리더십의 본질을 정확히 인식하길 바란다. 이 책에서 번스 교수가 역설한 바와 같이, 올바른 리더는 ‘시대와 국민이 무엇을 갈망하고 있는가를 정확히 들을 수 있는 큰 귀와 민주적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추진력은 그 바탕 위에서 나와야 한다. 

이명박 당선인과 한나라당은 히틀러의 절대적 카리스마와 그를 맹목적으로 칭송한 나치 일당이 독일 국민을 어떻게 조작했으며, 그것이 낳은은 세계사적 대재앙이 무엇인가를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히틀러와 그 추종자들이 무오류의 도그마에 빠졌듯이, 이명박 당선인과 그 추종자들이 ‘이명박 사전에 실패는 없다’는 맹목적인 ‘이명박신화’의 포로가 된다면, 그의 나쁜 카리스마가 국가적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음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꼭 해야 될 일’과 ‘꼭 해서는 안 될 일’ 가질 줄 알아야 

지식정보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핵심적인 전략적 키워드는 ‘속도와 변화’이다. 생존전략의 핵심은 오류를 신속하게 인정하고 수정하는 유연성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하다. 현대 경영학의 태두인 피터 드래커는 ‘진화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것은 가장 강하고 거대한 생물이 아니라 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한 생물이었다’고 갈파했다. 이명박정부는 국민과의 거침없고 진솔한 교감을 통해 ‘꼭 해야 될 일’과 ‘꼭 해서는 안 될 일’을 정확히 인식하는 현명한 정부가 되길 기원한다. 국민은 ‘한반도대운하’ 공약을 그래서 더욱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끝)
덧붙이는 글 앞으로 티에프팀이 어떤 로드맵을 들고 나올지를 직시하면서 이 글을 씁니다.
신곡한 게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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