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9일은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오늘 밤은 대선 전야. 전국이 한껏 달아오를 것 같아, 1948년 <5․10선거> 이후 계속된 파란만장한 ‘대한민국 대통령선거사’ 떠올리며, 그러나 마음을 차분하게 가다듬어보자는 생각에서, 그리고 내일 아침 투표소에 가실 고향집 어머니도 그려보자는 뜻에서, 나의 졸시 ‘강 건너 외딴집 할머니의 콧노래’를 오마이뉴스 레티즌들에게 바친다. <2007대선 전야에 올리는 詩> 강 건너 외딴집 할머니의 콧노래 김준태(시인) 강 건너 외딴집에 누가 사나 뒷등 가려우면 몽당빗자루로나 긁어대고 슬픔 같은 게 찾아오면 콧노래로 가슴 달래는 그래, 강 건너 외딴집엔 할머니가 홀로 산다네 어두컴컴 밤이 찾아오면 석유 등잔불보다 동산을 넘어오는 달빛으로 방안 그득 밝히시는 올 한 해를 넘기면 팔순이 된다는 할머니 한 분 아아 우리들의 어머니, 그리운 그리운 옛사랑 할머니! “내사 까막눈이어도 대통령선거는 하고 죽어야지요. 대추나무집 리장님이 부르르릉 도라꾸*차 몰고오면 나도 그걸 타고 가서 나랏님을 뽑아야겠어라우...” 장롱 속에 고이 넣어둔 호박색 한복 자랑스레 꺼내놓고 “그러믄 누굴 찍어야 한다더라? 나 같은 못난 늙은이도 좌우지당간, 누군가를 찍어야 나라가 잘 된다고 하니?” 그렇게 홀로 묻고 대답하며 투표소 가는 아침 기다리네 아아 우리들의 어머니, 그리운 그리운 옛사랑 할머니! 낫 놓고 ㄱ자도 모르지만 세상 네상 다섯상도 모르지만 강 건너 외딴집 방 가운데 우두커니 앉아 콧노래를 하네 “못난 늙은이도 대통령선거를 허야 나라가 잘 된다!”면서 떨어진 솔방울보다 더 마른 손바닥 비비며 홀로 노래하네. *도라꾸 : 지금도 시골 노인들은 ‘트럭’을 ‘도라꾸’라고 발음한다. 덧붙이는 글 김준태 : 1948년 전남 해남 출생. 1969년 [시인]지로 나옴. 시집으로 [참깨를 털면서] [국밥과 희망] [불이냐 꽃이냐] [칼과 흙] [지평선에 서서] 외 다수. 세계문학기행집 [세계문학의 거장을 만나다] 등 다수가 있다. 현재 조선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첨부파일 8.나의 살던 고향은....jpg #2007대선 전야에 보내는 詩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