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들이여 기름이 퍼진들

검토 완료

박항주(ecoparkhj)등록 2007.12.24 11:18
태안반도 기름유출 현장에서 삽질하는 대선후보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증스럽다.
태안반도의 기름유출사고는 생태계를 파괴하고 어민들의 삶을 황폐화하는 대재앙이며, 국민들의 힘으로 함께 극복해야할 일이다. 그러나 재앙과 고통을 나누고자 하는 대선후보들의  모습이 진심으로 와 닿지 않고 우울한 것은, 그들이 '새만금'개발계획을 비롯해 국토를 파괴할 개발계획을 공약으로 발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동영 후보는 새만금개발을 추진한 장본인이었다.  이명박후보는 새만금에 세계경제자유기지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을 뿐만아니라, 한반도를 환경재앙으로 만들 경부운하건설공약을 약속했다. 그리고 문국현후보도 친환경이라는 수식어를 달았을 뿐 새만금 개발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
표가 되는 곳이면 지옥이라도 달려가는 것이 정치인이라지만,  대선후보들의 가증스러움은 미래를 어둡게 한다.  그들의 가증스러움을 박용주 시인 '목련이 진들'이라는 시를 차용해서 몇자 적는다.

대선후보들이여  기름이 퍼진들

기름이 퍼지는 것을 슬퍼하지 말자
퍼져 죽이는 것이 기름뿐이랴
시커멓게 퍼져 죽음으로 지는 것이
어디 기름뿐이랴
우리네 십이월에 기름보다
더 검고 깊은 어둠의 개발욕망이
공약으로 퍼졌던 것을

해마다 십이월은 다시 오고
가을내  풍성했던 이 땅에 겨울이 오면
소리없이 영원히 쓰러지는 새만금이
하얀 구름이 되어
우리네 가슴 속에 또 하나의
기름을 퍼지게 하는 것을

그것은
검은 띠 처럼 사람을 모우던
보이는 죽음이 아니요
십이월의 슬픈 함성으로
한닢 한닢 떨어져
우리들의 가슴에 죽음으로 새겨진
개발의 욕망인 것을
당선의 욕망인 것을

탐욕은 검은 빛으로 다시 피어
살아있는 생명을 서서히 죽게 하고
마냥 푸른 갯벌도 눈물짓는
우리들 생명의 꽃이
아직도 애처러운 눈빛을 하는데
20년 뒤 살아질
한낱 기름이 퍼진들
무에 그리 슬프랴
  • 이 기사는 생나무글입니다
  • 생나무글이란 시민기자가 송고한 글 중에서 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