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냄새 나는 영화가 왔습니다"

광주인권영화제 '필승 Ver 2.0 연영석'등 50여 작품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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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정(starcoco)등록 2007.12.11 11:31
서유정 기자는 조선대학교에 재학중입니다.

올해로 12회를 맞는 ‘광주인권영화제’가 6일부터 광주 풍암동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4일 동안 열렸다. 


 

제 12회 광주인권영화제 개막식 화려하지 않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개막식의 모습 ⓒ 서유정

 
이번 인권영화제는 ‘비정규직 필살기’라는 슬로건 아래 우리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는 한편 이 시대 인권상황의 현 주소를 보여준다.
 
영화제의 구성은 인권, 대략난감/ 다름으로 닮은/ 경계를 넘어/ 애니로 보는 세상/ 어제와 같은 오늘/ 호남인권별곡 등 6개의 부문으로 나누어지며 이 시대 핵심 사안인 비정규직문제를 중심으로 장애인, 이주노동자, 여성 등의 문제를 어둡고 무겁게 대하는 것이 아니라 밝고 건강하게 접근하고 있다.

 

2007 광주인권영화제 슬로건 '비정규직 필살기!' 이 영화제의 슬로건인 ‘비정규직 필살기!’에서 ‘필살기’는 중의적 표현으로 ‘ 첫째 비정규직을 탄압하는 자본가의 필살기, 비정규직을 없애기 위한 노동자의 필살기, 마지막으로 이들의 생생한 현장을 기록한다는 의미의 필살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 서유정

 
개막식에는 로케트 노조 대표, 시청비정규직 노동자 등이 참석했으며, 이번 개막작의 주인공 연영석씨의 문화공연에 이어 개막작 ‘필승 Ver 2.0 연영석’이 상영됐다.
영화제 관계자는 ‘필승 Ver 2.0 연영석’은 가수이면서 문화노동자로 활동하는 연영석씨를 주인공으로 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직접 노동 현장을 다니는 만큼 포스코, KTX, 이주노동자 문제, 등 우리 사회 주요 핵심 사안이 되는 문제들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어 개막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영화제는 광주시청에서 청소용역으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해고되기 전날부터 6월까지의 투쟁을 그린 ‘시청에서 쫓겨난 그 후’(민중언론 참세상)와 여성 장애인으로 비장애인과 결혼해 출산과 육아를 하면서 겪는 일들이 비 장애 여성들과 다르지 않음을 다룬 ‘진옥언니 학교가다’(감독 김진열), 등 국내외 인권영화 및 애니메이션 50여 편이 무료로 상영되고 있다.
 
또 영화제 기간 동안 인권카페와 청소년 인권부스, 버바 사진전등의 부대행사가 진행된다.
 

최진호 '버마 사진전' 영화 관람객이 부대행사로 전시중인 '버마사진전'을 보고 있는 모습 ⓒ 서유정

 

청소년 인권부스 왼쪽의 학생은 앞머리가 일자고 오른쪽의 학생은 불규칙적(?)인 머리스타일 ⓒ 서유정

 
청소년 인권부스를 지키고 있는 두 명의 학생들은 청소년의 인권을 위해 노력하는 ‘아수나로’라는 청소년인권운동 단체 활동가로 두발자유와 체벌을 반대하며 1인 시위 및 집회 등의 활동을 한다.
 
탈선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 두 명의 학생 중 한명은 학교에서 불량아(?)로 찍혀 일주일째 수업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체벌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 이유는 학교에서 정한 머리길이 보다 길기 때문. 언뜻 보기에 두 학생의 머리길이는 같아 보였으나 왼쪽의 학생은 머리를 자르려고 성의있는(?) 모습(앞머리를 일자로 자름)을 보였지만 오른쪽의 남학생은 노력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광주시내에서 두발 자유화가 된 곳은 없으며 특히 인문계, 사립학교는 두발제재가 더 심하다. 
 

버마사진전과 시청비정규노동자들이 전하는 메시지 버마 사진전 전시 작품 아래 시청 노동자들에 대해 광주시장의 복직 약속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 서유정

 
한해가 마무리되는 지금까지 10개월 동안 복직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는 시청 비정규직 노동자들. 시장은 민주노총 대표와의 대담에서 세차례나 복직을 약속한 바 있으나 전국체전이 끝나고 언론의 관심이 떠나자 ‘복직은 안된다’며 태도를 바꿨다.
 
시청에서 청소 용역으로 일했던 최경구씨는 “이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알았고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며 “월급은 조금 주고 정규직보다 더 많이 일 하는 다목적용 비정규직”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가 복직을 해야 구청이나 동사무소 등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이루어 질 것”이라며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현재 광주 시청을 비롯한 구청 등의 관공서에는 청소용역의 대부분을 비정규직 여성 근로자들로 충당하고 있다.  
 
이곳을 찾은 대학생 손광수씨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어떻게 회사와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넘어서서 어떤 법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근본적으로 해결 될 것 같다.” 며 국가적인 문제해결 필요성을 말했다. 또 얼마 전 국제인턴으로 네팔을 다녀왔다는 그는 “그 곳에서 조금 전 영화(필승ver2.0 연영석)에서 나온 검구릉이라는 사람처럼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이민을 가고 일하러 가는 사람들처럼 그곳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막연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는데 막상 한국에 오면 불합리한 근로환경에 고생하는 이주노동자들이 많은 것 같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오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며 관심을 보였다.
 
개막작 ‘필승ver2.0 연영석’에 나왔던 네팔출신의 검구릉씨는 이주노조의 간부로 활동하다 몇 달 전 출입국관리소의 단속으로 강제 추방되었다.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 동물적 본능에 충실해져 버린 사람들이 사람 냄새 풍기는 인간이 되는 곳. 이 세상에 차별과 억압이 사라지고 인권이 지켜지는 그날까지 낮은 곳을 향한 인권영화제의 시선은 계속 될 것이다.
 
영화 상영 시간표를 비롯한 자세한 영화제 안내는 인권영화제 홈페이지(www.gjhrff.com)에서 확인 할 수 있다.
 
2007.12.07 18:32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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