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神이 되기 위한 2가지 조건

끊임없는 동기부여와 자연적인 학습기술

검토 완료

서상훈(aircong)등록 2007.09.26 12:12
2007년 추석 연휴에 전 국민은 공부 열풍에 휩싸였다. MBC에서 추석특집으로 방영한 <공부의 신>이라는 프로그램이 그 진원지이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관련 신문 기사와 게시글이 쏟아져 나왔고, 연휴 내내 '공부의 신'이라는 검색어가 상위에 랭크되어 있었다. 방송에 대한 기대가 컸던만큼 내용에 대한 아쉬움도 더했다. 특히나 학습에 관한 핵심 키워드는 무시하고, 단편적인 스킬 위주로 소개가 되어서 오해의 소지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대로 된 지식과 정보를 찾는 사람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학습법은 크게 성품(내공, 마음가짐)과 역량(외공, 공부기술)으로 나눌 수 있다. 성품은 다시 성실성, 성숙성, 풍요의 심리, 자신감, 노력, 인내, 끈기 등으로 나눌 수 있고, 역량은 시스템적 요건(정신관리, 학습관리, 환경관리, 건강관리)과 생물학적 요건(집중력, 이해력, 암기력)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학습법 책을 쓴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들이다.

추석특집 <공부의 신>에서 Tip으로 제시한 방법들을 위의 요소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선생님을 출제위원이라 생각하기 : 학습관리 중에서 시험의 기술에 해당한다.
2. 교실 앞자리에 앉기 : 환경관리를 바탕으로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
3. 공부방에서 거울을 퇴출시키고, TV를 멀리하기 : 환경관리 중에서 물리적 환경관리에 해당한다.
4. 시험마다 목표를 설정해서 단계별로 성적 업그레이드 하기 : 학습관리 중에서 시험의 기술과 시간관리에 해당한다.
5. 수면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기 : 학습관리 중에서 시간관리에 해당한다.
6. 공부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목차 학습법 활용하기 : 학습관리 중에서 과목별 학습법에 해당한다.
7. 아는 문제는 실수하거나 틀리지 않기 : 학습관리 중에서 시험의 기술과 정리의 기술에 해당한다.

방송에서 소개된 Tip들은 학습법의 방대한 내용에 비하면 정말 보잘 것 없는 수준에 불과하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사실은 학습법의 14가지 요소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하는데, 방송에서는 그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었다. 방송 제목처럼 '공부의 신'이 되려면 우선 2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고 나서 다른 요소들을 공부에 활용해야만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조건은 '동기부여'이다. 동기부여(動機附輿/Motivation)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이론과 시스템을 바탕으로 이성(理性/左腦)을 자극하는 방법, 스토리와 동영상을 바탕으로 감성(感性/右腦)을 자극하는 방법, 도구와 게임을 바탕으로 재미(樂/全腦)를 느끼게 하는 방법이 있다. 탁월한 동기부여 프로그램은 위의 세 가지 요소가 적절히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다.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면 세 가지 요소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끊임없는 동기부여의 비결이다.

두 번째 조건은 '자연적인 학습기술'이다. 공부(工夫)는 학습(學習)으로 이루어지며, 학(學/배우기)을 잘 하려면 집중(集中)이 중요하고, 집중하려면 재미, 원리, 질문, show, 예습과 같은 것들이 필요하다. 습(習/익히기)을 잘 하려면 이해(理解)와 암기(暗記)가 중요하고, 이해와 암기는 연습(演習)과 훈련(訓練)을 통해 완성된다. 그리고 공부에 있어서 또 한 가지 중요한 요소가 시험(試驗/평가하기)인데, 시험을 잘 보려면 구분(區分/分類)과 반복(反復/累積復習)의 프로세스를 알아야 하고, 적절한 도구(道具)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적인 학습기술이란 우리가 뭔가를 배우고 익힐 때 원칙(시공을 초월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하는 보편타당한 진리)처럼 사용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누구나 악기와 운동 하나쯤은 배워보았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 클래식 기타와 스쿼시를 배웠었다. 그때 레슨을 어떻게 받았는지를 떠올려 보자. 스쿼시 레슨이 총 10시간으로 이루어진다면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로 진행되었을 것이다.

첫 번째 시간 : 준비 운동과 코트 돌기, 기본 자세
두 번째 시간 : 준비 운동과 코드 돌기, 기본 자세 + 포핸드 스트로크
세 번째 시간 : 준비 운동과 코드 돌기, 기본 자세 + 포핸드 스트로크 + 백핸드 스트로크
네 번째 시간 : 준비 운동과 코드 돌기, 기본 자세 + 포핸드 스트로크 + 백핸드 스트로크 + 크로스 스트로크
다섯 번째 시간 : 준비 운동과 코드 돌기, 기본 자세 + 포핸드 스트로크 + 백핸드 스트로크 + 크로스 스트로크 + 발리 스트로크...

이 프로세스를 보면서 뭔가 느껴지는 것이 없는가? 필자가 지난 몇 년간 학습법 분야를 연구하면서 깨달은 사실은 모든 성공한 학습자는 위와 같은 반복(누적복습) 프로세스를 철저히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프로세스는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음악이든, 스포츠든, 무용이든, 학문이든, 업무든 마찬가지다. 공부를 잘 하고 싶고, 시험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반복(누적복습) 프로세스를 적용하기만 하면 된다. 이것이 바로 공부의 신이라고 하는 공신(工神)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비결이다.

끝으로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부는 '머리'로 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지만, 살아온 경험과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공부는 '몸'으로 하는 것이다. 몸에 변화를 주려면 꾸준한 연습(演習)과 훈련(訓練)이 필요하다. 그리고 변화에는 필연적으로 고통이 따르며, 그 고통을 인내했을 때 변화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적은 시간과 노력으로 큰 성과를 거두려는 이기심과 욕심을 버리는 것이 공부에 임하는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다. 모쪼록 대한민국에 불어 닥친 공부 열풍이 온 국민의 학습 붐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사이버 학습법 도서관 = http://cafe.daum.net/kohstudy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mail : aircong@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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